전국축협 조합장들은 지난 4·5일 농협안성교육원에서 전진대회를 가졌다. 이날 대회는 1부 ‘농협중심의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 선포식’과 2부 ‘전국조합장 회의’ 순으로 진행됐다. 축협 조합장 전진대회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 선포
농가 전문화…협동조합형 패커 육성
산지·도시조합 연합…판매농협 구현
직거래 활성화·신 유통채널 구축 다짐
이동필 장관 “농가-농협 의지 중요”
전국축협 조합장들은 지난 4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남성우 농협축산경제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 중심의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을 선포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서응원 전국축협운영협의회장(남양주축협장)을 비롯한 조합장들은 결의문에서 축산물 유통단계 축소와 위생안전시스템 구축으로 축산농가는 제 값 받고 팔고 소비자는 고품질 안전 축산물을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선축협이 앞장을 서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조합 간 협력을 통해 농가 조직화와 전문화, 그리고 협동조합형 패커를 육성해 유통구조 개선에 앞장서기로 했다. 산지와 대도시 조합 간 연합사업도 적극 추진해 산지가격에 연동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는 판매농협 구현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축산물 유통비용 절감, 직거래 판매시설 확대, 새로운 유통채널 구축 등에도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유통혁신 의지를 다잡았다.
이동필 장관은 “새정부는 지속가능한 축산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가축분뇨 자원화로 환경부담 최소화, 사육관리 선진화, 산지와 유휴농지를 활용한 자급조사료 확대, 방역선진화, 유통구조선진화가 그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이 유통이다. 선진국은 생산-도축-가공-판매를 일괄적으로 하고 있다. 유통구조개선을 위해선 농가와 농협의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협동조합 원리가 제대로 작동돼야 패커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병 회장도 “유통혁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오늘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약속하는 자리다. 산지조직화, 직거래채널 확충, 패커 육성에 전력을 다해 효율적이고 선진화된 체계를 만들어 협동조합이 한국축산 경쟁력을 높여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이동필 장관과 최원병 회장, 남성우 대표, 그리고 조합장을 대표해 서응원 회장과 안명수 농협중앙회 이사(광주광역시축협장), 신관우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충북낙협장), 이영규 양돈조합장협의회장(도드람양돈조합장), 오정길 양계관련조합장협의회장(한국양계조합장)은 대붓 서예가 석천 우민정 선생이 쓴 ‘농협 중심의 축산물 유통혁신’ 붓글씨에 낙관 날인과,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깨버리는 박 깨기 퍼포먼스를 통해 비전선포의 의미를 강조했다.
농협축산유통부 조광훈 부장은 ‘축산물 유통혁신 방안’을 보고했다.
한편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은 이날 안심축산사업 활성화에 기여한 이병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과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는 이영민 서울시친환경센터장과 안태환 상무가 각각 대리 참석해 받았다.
또 농협축산경제가 우수조합원 중에서 선정한 농가에 대한 ‘축산경영대상’ 시상도 있었다. 한우부문 강덕규 대표(서귀포시축협·한마음농장) 이진영 대표(홍천축협·삼포농장), 낙농부문 채인석 대표(고창부안축협·상하한아름농장), 양돈부분 황남도 대표(부경양돈조합·청송농장), 양계부문 이상억 대표(대충양계조합·이레농장)에게 농협중앙회장상과 상금 50만원, 무이자자금 1억원이 주어졌다.
축산물 판매 선도조합에 대한 달성탑 시상도 이어졌다. 3천500억원 도드람양돈조합(조합장 이영규), 2천500억원 수원화성오산축협(조합장 우용식), 500억원 서울축협(조합장 박종래) 인천강화옹진축협(조합장 고동희) 안동봉화축협(조합장 권기수), 300억원 영주축협(조합장 서병국)에 각각 달성탑을 수상했다.
>>전국축협 조합장 회의
이동판매차량 활용·소포장 유통 등
조합장 유통혁신 아이디어 쏟아져
지역농협 축산경제사업 제한 필요
음성공판장 출하예약제 개선 제안도
비전 선포식에 이어 조합장들은 전국축협운영협의회(회장 서응원) 주관으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들은 유통혁신 아이디어를 비롯해 경제사업과 상호금융을 비롯해 축협이 당면하고 있는 사업현안에 대해 다양한 건의와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외준 포항축협장은 “정부가 사료특별구매자금을 지원하고 농협중앙회가 금리 1%를 부담하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농가 대부분이 이 자금을 쓸 수 없다는데 있다. 상위 10% 이내 농가도 혜택을 못 보는 상황이다. 지원자금이 있어도 못 쓰고 있는 농가를 위해 농신보 한도를 높이는 등 길을 터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남성우 농협축산경제대표는 “정부에 농신보 특례를 풀어달라고 계속 건의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나상옥 목포무안신안축협장은 “일선축협 경영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 화가 나는 것은 농협중앙회, 농협은행 때문에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조합이 해놓으면 시군지부에서 금리를 다운시켜 빼앗아 가는 실정이다. 중앙회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채 영천축협장은 “축협경제사업, 특히 사료나 소 출하예약제 등에서 계속 지역농협과 부딪치고 있다. 농협은 농업, 축협은 축산으로 각자 고유의 업무를 해야 한다고 수 차례 중앙회에 건의해도 시정이 안 된다. 중앙회가 지역농협 업적평가에서 축산사업을 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축산경제사업은 지역농협 실적에서 평가하지 않는 것을 반영토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수 평택축협장은 “패커는 중앙회와 조합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유통비용절감과 산지-소비지 가격연동인데 우리에겐 아주 좋은 직거래 채널이 있다. 축산물 이동판매차량이 그 것이다. 판매차량은 대도시에 축산물 판매장을 개설할 때 드는 고정투자 없이 직거래를 늘릴 수 있는 채널이다. 주부들과 주방 가까이 우리가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대도시 어디든 자유롭게 축산물 판매차량이 장터를 열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유통선진화 대책 안에 직거래도 포함돼 있다.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에 구별로 3~4개소만 장터를 열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강력하게 요청 중”이라고 답변했다.
박근춘 서천축협장은 “음성공판장에 소 출하예약제와 관련해 지난해엔 1주일 당 한 차를 배정받았는데 올해는 한 대도 못 받았다. 금요일 출하를 하지 않은 것이 이유라고 한다. 요즘은 우리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을 통해 음성에 출하한다. 어떤 조합은 배정물량이 남아 인근 조합의 조합원까지 받아주는 것이 현실이다. 불합리한 내용을 파악해 개선해 달라. 금요일 출하를 기피하는 이유인 월요일 경매 활성화 대책도 강구해 달라”고 건의했다. 조합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농협에 배정된 출하물량은 조합원 소가 아닌 상인 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남 대표는 “축협으로 하면 안 되고 농협으로 하면 출하가 예약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농협에서 나오는 소가 정말 조합원이 키운 소인지 면밀하게 확인해 아닐 경우 해당농협의 배정물량을 전량 축협으로 돌리겠다”고 답변했다.
권광열 무진장축협장은 “소비자 맞춤형 유통이 필요하다. 2~3인 가족은 주로 300~400g 등 g단위의 소량 구매다. 국거리엔 미역이나 무 등을, 구위용엔 쌈채와 마늘, 고추 등 넣어 패키지로 파는 것도 축산물 판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축협 조합장들은 다음 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스님의 ‘마음치유 콘서트’를 주제로 한 특강으로 전진대회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