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축산운동본부는 올해부터 여름방학을 맞아 농촌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축산전공 대학생 봉사단을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학생회(회장 박희웅) 봉사단도 운동본부의 지원으로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충남 서천군 나궁리 고라마을에서 일손을 도왔다. 나궁리(이장 오세환)는 43가구가 생활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부추, 수박, 국화, 고추, 딸기가 주작목이다. 축산농가는 100두 이상 한우를 키우는 두 농가 외에도 2~3마리씩 번식하는 농가가 많다. 지난달 27일, 30℃를 넘어선 불볕더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일손을 보태고 있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학생회의 농활현장을 찾았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학생회 고라마을서 농활
운동본부 재원 지원…다양한 나눔 활동 동참
서천축협 지정목적사업으로 축산물 적극 지원
◆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나눔축산봉사단
오후 1시30분, 먼저 학생들이 점심식사 후 쉬고 있다는 고라마을회관을 찾았다. 더위 탓에 축 늘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학생들은 의외로 활기찬 모습이었다.
박희웅 회장(생명공학부 3년)과 김경민 부회장(환경생태공학부 3년)은 오전에는 오세환 이장이 지정한 현장을 찾아 잡초제거 작업과 콩심기, 가축분뇨 퇴비 비닐하우스 살포 등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고라마을에 내려온 학생회 봉사단 인원은 총 26명. 모두 자발적인 접수로 모은 인원이다. 2·3학년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새내기인 1학년으로 구성됐다.
박 회장은 “학생회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지난봄에는 중랑구 소재 사회복지시설에서 거북이마라톤대회 도우미 봉사를 했다. 나눔축산운동본부처럼 좋은 일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앞으로 불러만 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연탄봉사, 김장나눔 바자회, 해비타트 등 다양한 참여가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박 회장은 “평일은 사실 공부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토·일요일에는 봉사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학생회는 이번 농활에 소요되는 총 228만원의 예산 중 110만원을 나눔축산운동본부에서 지원받았다. 나머지 금액은 학생회 자부담으로 충당했다.
학생들은 일손돕기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농활을 짰다. 고라마을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한 것이 대표적인 예. 고라마을 학생들에게 공부방법과 진로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카운슬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마을 어르신을 위해 장기자랑을 보여주는 마을잔치도 마련했다. 마지막 날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염색과 팩 마사지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었다.
어느덧 점심 휴식시간이 끝나고 일손돕기 시간이 돌아오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오세환 이장이 지정해주는 현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중 일부는 오전에 하던 가축분뇨 퇴비를 비닐하우스에 살포하는 작업에 다시 투입됐다. 서천축협 김진섭 조합원(한우)의 우사에서 나온 퇴비를 딸기 하우스에 나르던 학생들은 냄새가 나지 않냐는 질문에 웃으며 별로 안 난다고, 덥지 않냐는 질문엔 덥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옆에 있던 나눔축산운동본부 유기엽 팀장과 방경철 차장도 손을 보탰다.
오세환 이장은 축산을 배우는 학생들이 나눔축산기금으로 일손을 돕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생명공학이라고 해서 축산전공인줄 몰랐다. 고마운 일이다. 고라마을은 축산악취로 인상 찌푸리는 일이 없다. 조금 냄새가 날 때도 서로 정으로, 얼굴보고 넘어간다. 김진섭씨도 축사에서 나온 퇴비를 전량 마을 주민들에게 살포해 주고 있다”고 반겼다. 오 이장은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주민들이 학생들을 더 보내달라고 아우성쳐 힘들 정도다”며 웃었다.
이날 고라마을을 찾은 서천축협 박근춘 조합장은 학생들에게 삼겹살 28인분을, 마을에는 삼계탕 50인분을 나눔축산 지정목적사업형태로 후원했다.
박 조합장은 학생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어르신들께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학생회는 오는 8월 정식으로 출정식을 갖는 나눔축산 대학생 농촌봉사단에 적극 참여해 다양한 나눔, 봉사활동으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 서천축협 나눔축산운동
서천축협은 지난해부터 매월 임직원 급여에서 1%씩 적립해 나눔재원으로 쓰고 있다. 지난해 656만원을 적립해 매월 지체장애인협회에 40만원 상당의 한우고기와 돼지고기를 기부했다. 축산물 나눔에서 그치지 않고 직원 18명이 매월 복지시설을 찾아 장애인들의 급식 도우미 봉사도 펼쳤다.
또 설과 추석 명절 때는 서천군 좋은친구 푸드뱅크를 통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에 300만원 상당의 한우고기 나눔을 했다.
올해도 급여 1% 나눔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