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산물, 저장온도·보관방법 따라 신선도 변수 많아

  • 등록 2013.07.10 09: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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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산물 유통기한 설정시 알아야할 점(上)

 

김성호 차장 (축산물품질평가원)

 

“쇠고기는 유통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1년이나 지난 사골이 들어왔어요. 괜찮나요?” “도대체 축산물 유통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이런저런 질문도 많고 궁금하신 분들이 꽤나 많습니다. 특히나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답답한 마음이 그렇게 표출되고 있는 듯하군요. 정해져야 일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인지 축산물 유통기간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되묻고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유통기간을 속여 팔아 부당이익을 봤거나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를 한 기사가 눈에 띄게 많아질 때면 이런 질문이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마치 몰아세우는 듯 합니다. 없는 것을 탓하는 것처럼. 마치 있어야만 하는데 없기 때문에 잘못이라는 것처럼.
유통기간은 품질보증기간, 소비기간과는 다릅니다. 이미 용어에서 다 나와 있듯이 유통기간은 유통하기 까지 허용된 기간을 말하고, 품질보증기간이란 해당 식품의 품질이 인정받은 그 품질을 보장하기 까지의 기간을 말하며, 소비기간은 소비자가 먹기까기 소비가 허용된 기간을 말합니다.
소비기간은 아무 생각없이 소비할 때 가장 편리하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 때까지만 먹으면 되니까 하겠죠. 하지만 우리는 알지 않나요! 우리가 사와서 곧바로 먹지 않고 다시 냉장고나 심지어 냉동고로 저장한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다시 물어볼 것입니다.
“소비기간이 몇 일 전까지 였는데 저는 사올 때부터 냉장을 잘 했어요. 먹어도 되나요?”
소비기간은 저장방법과 온도, 취급상 여러 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 조건을 명시해 주고 그 조건이 지켜졌을 때 소비기간이라고 정해줄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비자가 그 조건을, 그 요건들을 모두 충족시키고 그것을 생각하면서 먹을까요?
이처럼 어렵고 어려운 일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일입니다. 결코, 과학적인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태도와 그 태도에 따른 소비자의 건강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축산물의 유통기간을 굳이 정하려면 가장 최악의 소비자를 모델로 그 식품이 안전하게 소비될 수 있는 가설을 정해 법에서 정해주어야 하겠죠.  우리에겐 이미 유통기간이 있다고 가정하죠. 쇠고기 유통기간이 1달이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쇠고기는 1달 안에 모두 유통되어야 합니다. 이미 발달된 저장온도와 보관방법 등을 감안하더라도 말입니다. 1달이 넘어서면 (소비자가 모두 그렇게 인식했다고 가정할 때) 모두 쇠고기를 내다버릴 것입니다.
수치(유통기간)를 정하자는 것은 그 수치를 통해 적정성과 소비자 판단을 돕기 위함일 텐데 오히려 먹는 것에 유통기간을 정하면서 정하는 과정에서의 논란이야 제쳐두더라도 정한 후에도 끊임없이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더구나 저장온도와 보관방법, 그리고 어떤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그 유통기간에 대해 반복됩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마다 유통업자마다 그 요구하는 수준과 정도가 모두 다르니 이렇게 날(유통기간)을 잡기가 힘듭니다. 또, 사람마다 바라는 점이 다릅니다. 학자와 소비자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유통기간을 정했다고 합시다. 그 기간에 정말 익숙하게 믿고 따를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요? 그나마 단속하는 곳이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답을 줄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이 정말 먹어도 되는 기간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유통기간을 말해줄 수는 있지만 정할 수 없는, 마치 한여름에 계란은 1주일 분량 만큼만 구입하여 소비하세요 하고, 한겨울에는 2달까지도 괜찮아요 한다면 그 변수는 더 커집니다.

김성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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