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신년특집 동행365-기업과 함께
사람이 약없이 살 수 있나. 다쳤거나 아팠을 때 약을 쓰지 않고서는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 가축도 마찬가지다. 동물약품은 질병을 막고, 빠르게 치료한다. 성장을 촉진하기도, 분뇨냄새를 없애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축산과 동물약품은 서로 발전을 위해 끌어주고 밀어주는 상생관계다. 동물약품 업체 씨티씨바이오가 경기 용인 백암면에 있는 양돈농가 태양옥산농장(대표 김기용)을 찾았다. 씨티씨바이오 정성우 상무와 태양옥산농장 김기용 대표의 대화를 통해 축산과 동물약품 역할, 그리고 각각 산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정성우 상무=농장 소개를 부탁합니다.
▲김기용 대표=모돈 215두 규모입니다. 육성, 비육을 함께하는 일괄사육 농장입니다. 총 사육두수는 2천400두 됩니다. 20여년 사료영업을 하다가 지난 2001년 농장을 차렸습니다. 2002년과 2011년 FMD가 발생,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산자수, MSY 등 생산성이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리모델링을 했지만, 여전히 재래식 농장구조입니다. 지난 2012년 비육사를 새로 만들어 정비했습니다.
▲정성우 상무=최근 질병상황은 어떤가요.
▲김기용 대표=PED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인근 농장에는 PED가 발생했습니다. 소독, 백신접종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은 많이 됩니다. PRRS 역시 고민거리입니다. 예전에 큰 피해를 봐서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채혈검사 결과 유럽형 PRRS 양성이라고 합니다. 지난 3월 이후 후보돈을 들이지 않는 폐쇄돈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럽형 백신이 빨리 나왔으면 합니다.
▲정성우 상무=PED의 경우 포유자돈 폐사가 워낙 커서 미리 막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히 분뇨가 전파원인이라고 합니다. 차단방역도 중요하지만, 내부직원들이 철저하게 소독하고, 장화를 갈아신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분뇨관리도 매우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PRRS는 백신선택이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씨티씨바이오가 판매를 맡는 히프라사 PRRS 백신이 이달 초에 공급됩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김기용 대표=유럽형이라고 해도 북미형도 함께 막았으면 합니다. 혼재상황일 수도 있으니까요. 유럽형, 북미형 PRRS 백신을 따로 써야 하나요.
▲정성우 상무=PRRS 바이러스는 변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차방어라는 말이 나오는 거구요. 씨티씨바이오가 판매하는 히프라사 PRRS 백신의 경우 실험결과 유럽형 뿐 아니라 북미형, 그리고 혼재형 PRRS도 충분히 방어해 냈습니다. 하나만 써도 됩니다. 요새는 유럽형 PRRS 빈도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유럽형과 북미형 PRRS 혼재농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기용 대표=그동안 PRRS 관리체계가 미흡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PRRS가 퍼진 것 아니겠습니까. 폐쇄돈군, 백신접종 등 말은 많았지만, 중구난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PRRS 검사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김기용 대표
양돈농가 PED에 긴장·변이많은 PRRS도 고민
분뇨 속 구리·아연 검출 문제 감안 제품 개발 시급
동약, 비용대비 효과 보고 선택…비용절감이 관건
정성우 상무
정확한 동약 프로그램 구축…질병 효과방어 심혈
채혈검사비·사양관리 무상지원 등 컨설팅 최선
국내 기술력 해외서도 인정…국산제품 애용을
▲정성우 상무=유럽형 PRRS에 대한 대응이 조금 늦은 편입니다. 좋게 생각하면 좀더 정확한 백신프로그램을 짜려는 의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모돈부터 하나씩 시작해 음성농장을 만들어가면 됩니다. 씨티씨바이오에서는 농장 채혈검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만 1억원 정도 썼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씨티씨바이오에 문의한번 해보세요.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씨티씨바이오는 환기, 질병, 사양 등 다양한 관리 서비스를 무상제공하고 있습니다. HACCP도 봐줍니다. 수의사는 필드팀 8명을 포함해 총 13명에 이르며, 정기적으로 농장을 방문해 컨설팅을 해줍니다.
▲김기용 대표=결국, 돈문제로 귀결될 때가 많습니다. 좋은 시설과 비싼 약을 쓰면 아무래도 질병이 감소하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야만 하는 것입니다. 싸고 효과좋은 약을 공급해주면, 농장입장에서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축산농장이라고 하면 당연히 질병없이 가축을 키웠으면 합니다. 생산성이라든가 수익성 이런 것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가족같이 키우고 있는 가축들이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정성우 상무=그렇다면, 대표님께서 동물약품 회사 경영자라면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겠습니까.
▲김기용 대표=우선 농장상황을 열심히 관찰하고, 현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내놓는 것입니다. 물론 업체입장에서는 돈이 안되니까 투자를 못하는 것이겠지만,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0~2011년 FMD 소독제라든가, 지금의 PED백신을 들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리, 아연 등이 들어있지 않은 성장촉진제제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최근 분뇨 처리과정에서 구리, 아연 때문에 위탁업체가 분뇨를 가져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우리농장의 경우 이웃과 80미터 가량 떨어져있습니다. 멀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비를 들여서 미생물을 사오고, 그걸 배양해 폭기, 순환합니다. 미생물제제 덕으로 민원 발생은 거의 없습니다. 이 정도면 대박제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이 월 미생물값 100만원, 전기료 70만~80만원 정도 됩니다. 하지만 냄새는 축산이미지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투자합니다. 축사인근에 있는 벼논을 좀더 비싸게 임대해 쓰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성우 상무=사후관리면에서는요.
▲김기용 대표=처음에는 좋다가 나중에는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종종 봅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품질관리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니터링 등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노력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품질만 좋다면 사실 모니터링은 없어도 괜찮습니다.
▲정성우 상무=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외산 동물약품을 선호하는 농장인식이 개선됐으면 합니다. 국내 동물약품 기술력이 상당히 올라와 있거든요. 씨티씨바이오의 경우 강원 홍천에 많은 돈을 들여 주사제 등 공장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수출에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다고 할까요. 농장이 국산 제품을 더 애용해줬으면 하는 바람 큽니다.
▲김기용 대표=외산선호는 당연히 없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를 보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써코백신의 경우 이것저것 써봤는데 결국 외국제품이 제일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씁니다. 효과가 말해줍니다. 그러니까 효과있는 제품을 싼 가격에 내면 그 제품을 쓰게 됩니다. 생산비 중 동물약품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 큽니다. 기본적으로 써야 하는 백신 종류가 너무 많아요. 써코, PRRS, 흉막, 열병, FMD 등등. 농장에서는 어떻게든 비용을 줄이는게 과제입니다. 농장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정성우 상무=농장도 기본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딴 곳 안보고 제갈길 가면 최고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돼지는 주인 발소리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잖아요. 손길 한번 더가고, 신경쓰면 이것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아울러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는 경영태도가 요구됩니다.
▲김기용 대표=농장도 자본논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4~5년 전만해도 백암면에 22~23개 모돈 농장이 있었어요. 지금은 14개 농장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양돈장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양돈장을 포기하거나 위탁사육농장으로 전락했습니다. 계열사를 꼬집고 싶어요. 새끼를 내도 팔 곳이 없습니다. 계열사끼리 주고 받으니 우리 것을 찾지 않죠. 위탁농장은 머슴살이일 뿐입니다. 모돈 감축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실질적으로 계열사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모돈 215두 있는데 줄여봤자 얼마나 줄이겠습니까. 계열사들은 오히려 이때 더 늘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자본논리로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정성우 상무=축산업이 농촌경제 버팀목입니다. 잘 살려야 합니다. 다만 분뇨냄새 등 민원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웃들과 함께 가야 지속 축산이 가능합니다. 축산이미지 제고도 절실합니다. 혐오산업으로 인식되면 안됩니다. 국민들은 우리 축산물을 믿고 먹습니다. 이러한 신뢰에 우리 축산인들이 보답해야 합니다. 더욱 분발해 축산업이 사랑받는 산업으로 쑥쑥 커갔으면 합니다.
▲김기용 대표=수입쇠고기 가격이 크게 올라잖아요. 바로 중국에서 쇠고기 수입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축산을 포기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수입쇠고기 가격이 크게 오를 거예요. 식량산업은 1+1이 2라는 공산품 개념이 아닙니다. 3도, 4도 될 수 있지만 마이너스도 될 수 있는 게 식량산업입니다. 지켜야 합니다. 경제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