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본부장 <팜스코>
우리 육가공 산업에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13년을 뒤로한 채 희망을 갖고 2014년 전망을 해본다. 2013년 돼지고기 공급량은 사육두수 및 도축두수 사상 최대치 기록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수입물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1.1%가 증가한 104만톤 규모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2012년에 비해 돈가가 크게 하락했다.
모돈감축운동 영향 국내산 돈육 공급 감소…돈가 상승 전망
수산물 대체효과·잇딴 국제대회로 부산물 시장 회복 움직임
국내 돈가 하락의 대책으로 한돈협회에서 시작한 자발적인 10% 모돈감축운동은 전반기에는 지지부진하는 분위기였다가 하반기 들어 그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2013년 말 기준 모돈수 89만5천두, 사육두수 965만두(추정)로 예년 수준으로 정착될 것으로 보이며, 그 영향에 따라 2014년에는 국내산 돈육의 공급량 감소가 예측되면서 전반적인 돈가는 올해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산 돈육 공급↓수입육 공급 불안
2013년 돈육 수입량은 12월 12일 현재 19만5천톤으로 추정된다.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이 정상화되고 현지 오퍼가 상승과 맞물려 전년대비 약 36% 감소한 것으로 국내산과의 공급비율이 FMD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83%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수입육의 오퍼 가격이 상당 수준 높게 형성되면서 수익성 약화가 전망되어 수입업체들이 신규 발주가 부진하여 수개월간 삼겹살 중심의 유럽 수입량이 정체 내지 감소될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의 공급 분위기는 일본 및 중국 인접국 수출 유지와 자체 수요가 견지되고, 동물 복지정책 등으로 생산량이 원활하지 못하여 공급물량이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의 승인이 완료된 스미스필드 푸드(’12년 기준 돼지 1천400만두 사육 및 2천800만두 도축, 미국 28%)를 중국 상후이그룹(’12년 기준 돼지 1천142만두 도축)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이듯이 중국의 급격한 수요증가의 영향이 국내 수입업체의 수익성과 큰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소비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년 돈육 수입량은 FMD 이전 상황으로 감소하여 올해 수준인 20만톤으로 예상된다.(농경연 예측 ’14년 4월까지 월평균 1만3천톤 예측)
소비측면에서는 긍적적인 전망을 내놓아 본다. 한국 경제가 경상 2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위축되었던 소비심리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한다.
삼겹살 소비 줄고 저지방 부위 소비↑
’13년 하반기 갑작스런 지육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본 원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대체효과가 두드러졌다. 농경연에 따르면 661명의 조사대상 소비자 중 77.5%가 수산물 섭취를 줄였다고 답했고, 대신 대체육류로써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를 늘렸다는 응답자가 40.1%에 달했다. 전체적인 대체 수요 증가율은 10.4%로 추정된다. 수산물 대체효과는 상당기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가정내 소비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산 돈육은 갈비·앞다리·뒷다리살의 소비가 증가함이 눈에 띈다. 건강과 웰빙을 지향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듯이, 그간 국내 돈육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삼겹살 중심의 구이문화에서 탈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저지방 부위가 시장 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반면, 국내산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수입산 돈육에서도 삼겹살 소비가 크게 위축되어 돈육시장의 흐름이 재편될 것을 예고한다. 따라서 육가공 업체들도 기존의 삼겹살 위주 판매전략을 넘어 저지방 부위의 판매를 고려한 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기존에 신선육 시장 내에서 강세를 보였던 정육점 채널이 ’12년 말 이후 슈퍼마켓의 영향력이 강세를 보이며 재역전되었고, 대형마트의 영향력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시행으로 인한 강제 휴무제 도입과 1~2인 가구의 증가와 고객니즈 다양화의 영향으로 보여 각 판매채널들의 다양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유통매장 성장세 주춤…타채널 확대
신선식품 시장에서도 이러한 소매업태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2013년 정육점에서의 간편조리허용으로 인해 정육점의 변신 또한 기대된다.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여 독일의 메쯔거라이형 정육점 등 기존의 매장의 틀에서 벗어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신규채널 판매확대에 주력하며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 보자.
상당수 육가공 업체를 파산으로 몰아넣거나 경영난을 초래했던 부산물 시장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동
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동시에 열리는 2014년을 맞아 장족 등의 부산물 수요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가격상승 움직임도 최근 감지되고 있다.
어려웠던 2013년 상황 속에서도 당사는 하이포크몰 도매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시장의 신규 유통채널 개척은 물론 신개념 정육점 프렌차이즈 사업인 ‘하이포크 우리동네 정육점’을 테스트 마케팅하면서 2014년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위기는 곧 기회로 이어진다고 한다. 올해 만큼이나 어려운 2014년이 예상되지만 어려움의 깊이만큼 더 높은 상승세로의 전환을 위한 원년으로 삼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