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관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농장 생산정보 표준화·기록 전산화
기본에 충실한 사양 관리 전제 요건
지난 20~30년간 우리나라 양돈산업은 참으로 빠르게 변화해 왔다. 자본과 전문 인력이 집약적으로 투입되는 등 규모화와 전문화를 이룬 양돈장 수도 늘었다.
그러나 양돈선진국 또한 이에 못지않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우리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개방화라는 거센 파고를 넘어 우리 양돈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기본에 충실한 ‘지능형 관리’가 요구된다.
양돈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려면 기록 등 기본적인 것부터 충실해야한다. 농장의 기록은 자료 분석을 통한 경영합리화, 현장의 문제점 발견, 기간별 체계적인 생산 및 실적 평가 등 농장관리와 경영에 많은 이점을 준다.
기록은 현장 및 사무실의 생산기록, 수입과 지출에 대한 경영기록, 농장의 목표와 성과에 대한 분석기록으로 나뉜다. 과거 장부에 수기로 관리하던 것이 전산의 발전과 더불어 오늘날에는 체계적인 전산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했다.
양돈산업의 전산화는 농장의 다양한 경영분석을 통하여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
하지만 아직도 기록관리를 하는 양돈농가의 수가 많지 않아 전산가입 농가는 40%를 조금 넘는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양돈전산 프로그램은 피그플랜, 피그매니저, 라보, 돈컴 등 여러 프로그램이 활용돼 왔다.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활용을 통해 산업발전을 이뤘지만 문제는 각각의 용어와 계산식이 다르다보니 농가끼리 서로 비교하거나 자료를 호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만율’에 대해서 살펴보면 어떤 프로그램은 조회기간 중 ‘분만예정 두수’에 비해 ‘실제 분만한 두수’를 구하는 반면, 일정기간 ‘120일전의 1차교배두수에 대한 분만복수’를 구하거나 ‘분만예정임신사고’, ‘임신돈의 전출 및 판매두수에 대한 분만복수’, ‘임돈의 전출 및 판매 비율’을 구하는 등 프로그램 마다 계산식과 용어가 서로 달라 비교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대한한돈협회는 한돈자조금사업의 일환으로 한돈팜스를 개발하여 자료의 호환성을 높이고자 하였고, 또한 많은 정책사업과 연계를 꾀하고 있다. 이제 양돈용어 및 프로그램의 표준화를 통해 생산성과 기술 향상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한다.
선진국의 경우 축산농가는 매일 많은 기록에 대해 농가 스스로 전산입력을 한다. 다양한 생산정보를 활용하여 매 주마다 농장에서 수행해야 될 작업을 확인하고 그 결과에 대한 농가 자체분석 또는 농가 간 비교를 통한 선진경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양돈의 경우 생산기록의 전산입력을 조합 또는 사료회사 등이 대행해주는 등 농가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전산기록 상위농가는 PSY가 25두를 넘어가 평균 성적의 농가에 비해 2.2두 높고 모돈 회전율, 분만율 등도 높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기록은 농가의 현장 및 경영의 합리화를 도모할 수 있고 기술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제 양돈산업의 지속가능한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생산정보의 표준화와 양돈농가 전체의 전산화를 통한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