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규 수의학박사 (도드람양돈농협)
농장 성적이 좋지 않아서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앞날이 불안해 상담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이런 경우에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는 ‘농장을 경영하는 방침이나 목표가 글자로 크게 쓰여 져서 농장의 모든 식구들과 공유하고 있는지’이다.
농장의 문제도, 미래도 모두가 동의하고 공유하는, 보이는 경영이 실천될 때 해결되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보이는 경영은 경영주 혼자 머리 속에만 방침이나 목표를 세워두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합리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모든 구성원이 알 수 있도록 사무실에 크게 써두면 매일 목표를 생각하기 때문에 훨씬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농장에서는 몇 가지 선결조건이 있다. 모두가 목표를 공유하면 책임감도 높아지고, 결국은 경영 성과로 이어진다.
머리속에서 맴도는 경영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가는 보이는 경영을 해보자. 첫째, 농장의 방침과 목표를 경영주가 합리적이고 확고하게 정해서 사무실에 크게 써보자. 농장의 경영방침이나 목표가 확실하게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글자로 크게 써서 모두가 매일 볼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사실상 목표가 없는 것이다. 혼자 머리 속에 있는 방침이나 목표는 수시로 변하기 쉽고, 공유하지 않는 정보는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매달 목표 달성 정도를 분석하고, 모두가 이를 쉽게 알도록 도표화해서 잘 보이는 곳에 두자. 농장에서 컨설팅을 의뢰받고 방문해보면 농장 대표와 팀장, 관리자가 알고 있는 상황이나 대책이 각각 다른 경우를 쉽게 본다. 현재 농장의 상태가 수치화되고, 그 수치가 매월 목표치 대비 달성 정도로 표시돼 모두가 공유한다면 농장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고 문제 해결에 쉽게 갈 수 있다. 셋째, 내 농장의 장점과 단점을 토론하고 적어보자. 각자가 알고 있는 문제점과 장점이 있을 것이다. 이를 다 모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제3자인 컨설턴트가 이런 작업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문제가 있는 농장일수록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컨설턴트의 도움이 중요하다.
향후 10년 후에도 양돈을 계속할 수 있는 농장을 꼽아보라면 몇 가지 조건 속에 내 농장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곳이라는 말은 빠뜨릴 수 없다. 그만큼 중요하다. 일반 회사 같으면 자기 조직의 장점과 단점, 제품별 장점과 단점이 정확히 분석돼 문서화 되는 것이 기본이다.
지금 우리 농장에서도 그렇게 되고 있는지 확인하자. 아이디어가 경영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글자로 쓰여 지고, 이를 조직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것이 보이는 경영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