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축산농가, 에너지 생산농가로…정책적 뒷받침을

  • 등록 2015.10.14 10: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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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환 명예교수(건국대 과학기술대학)

 

우리나라에도 태양광 전지 이용시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축산농가에도 축사 위를 태양광 전지 시설로 덮은 곳이 눈에 띈다. 과연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양은 170x10GW에 달하며, 이중 30%는 대기권 밖으로 반사되고, 나머지 70%는 지구에 도달한다. (GW는 기가왓트를 의미하며 Giga는 10을 뜻한다) 이러한 태양에너지는 양이 무한하고 공해가 없으며 지구상의 어느 곳에나 고르게 분배되며 누구나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태양광은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가능하다. 첫째로 태양광을 직접 흡수하여 열로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태양열로 온수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로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전기가 강조되는 현대에는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전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 태양전지는 실리콘 등의 반도체 물질로 구성된 고체에 빛을 비추어 전지 내부에 전류가 흐르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신재생에너지 이용의 선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낙농가를 최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목장 소개에서 이전에는 착유우 두수, 착유량, 조사료포 면적 등이었는데, 이제는 두 가지가 추가되었다. 즉 바이오가스플랜트에서 생산하는 전기와 태양광전지에서 얻는 전기량이다. 빈터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옥수수사일리지는 주로 바이오가스플랜트용이다. 퍼내면서 가운데 있는 좋은 것은 사료로 쓴다. 축사 지붕 위를 덮고 있는 태양광 패널은 자리를 따로 차지하고 있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하니 제격이다. 목장주 왈 우유 팔아서는 리터당 몇 센트밖에 벌지 못하는데 전기를 팔아서 수익을 올린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이 목장은 착유우 170두 규모이며 태양광 발전으로 156kW, 바이오가스플랜트에서 834k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5% 수준인 태양광 등 신재생발전량을 2035년까지 15%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축산농가 등 경쟁력이 취약한 소규모 신재생산업자를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이 사업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전국 13개 대형 발전회사들이 신재생 설비로 생산한 전기를 의무 구입하고 가격은 매수자 경매 방식을 통해 결정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기 가격은 1kW 당 110-120원이지만 태양광으로 생산하면 1kW당 160-170원에 사주는 것이다. 이 가격은 3년 전에는 450원, 1년 전에는 300원이었다.
산업부는 30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축사지붕에 설치할 경우 연간 1억원의 전력판매 수입을 올릴 수 있으며 7-8년 정도면 투자비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기 판매를 위해 한전 배전선로 이용에 필요한 접속설비를 구비해야 하는데 지난 3월까지는 100kW 이상이면 특고압으로 분류돼 접속비용부담이 컸다. 하지만 올 4월부터는 제도개선으로 저압의 기준이 500kW 미만으로 완화됐다. 호주,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축산농가 지원대책의 하나로 축산농가가 많이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 한전선로 접속기준이 개정된 것이다. 이로 인해 100-500kW 규모의 전기생산을 원하는 축산농가의 부담이 크게 경감됐다.
태양광으로 농외소득을 올리는 축산농가의 예로 전남 광양에서 돼지 700마리를 사육하는 농가에서는 지난해 돈사지붕에 99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이 시설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한다. 돈사지붕 1650m(500평)에 태양광패널 320장 등 모든 설비를 갖추는데 3억원을 투자했다. 판매수익은 월 260만-300만원이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으로 농외소득을 올리는 축산농가가 늘고 있다. 유휴공간인 축사지붕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축사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일반토지 위에 설치하는 것 보다 1.5배의 가중치를 받는 점이 축산농가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현재 축산업에 종사하는 185농가가 태양광 발전으로 농외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설치비용은 100kW 기준으로 2억5천만원 전후로 지역별 시공업자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충북 충주에는 민간사업자가 육계사 지붕 위에 1M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데 26억원을 투자하였고 수익률은 연 14%를 보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축산농가의 태양광설비에 대해 사업용도일 경우 100억원의 융자금, 자가용도일 경우 50억원의 보조금을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융자금은 이자율 1.75%에 5년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기 때문에 경제성과 금리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1.75%의 저리융자를 받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중은행에서 일반대출을 받아야 한다. 실제 상당수 축산농가들이 4-6% 금리의 일반대출로 태양광 발전설비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축산농가들이 저리융자 정책자금 확대를 강력 요구하는 이유다. 전기 판매가격이 시기별 계절별로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면 장마철이나 겨울에는 적자이다. 기름값 등락에도 영향을 받아 기름값이 낮아지면 전기 판매가격도 낮아진다. 더불어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사업자가 늘면 전기 판매에 경쟁구도가 형성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정책골격을 유지하여 신재생에너지 생산업자가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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