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4 (일)

  • 흐림동두천 23.1℃
  • 구름많음강릉 26.0℃
  • 흐림서울 23.9℃
  • 소나기대전 27.1℃
  • 맑음대구 30.9℃
  • 맑음울산 25.9℃
  • 맑음광주 29.4℃
  • 맑음부산 26.0℃
  • 구름많음고창 27.1℃
  • 구름많음제주 27.6℃
  • 맑음강화 25.5℃
  • 구름많음보은 26.7℃
  • 흐림금산 24.2℃
  • 맑음강진군 27.5℃
  • 맑음경주시 28.2℃
  • 맑음거제 27.1℃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우유 1리터의 경제학, 낙농 생산비 어디서 줄일 것인가

서 성 원 교수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 등록 2026.05.20 16:31:36

[축산신문] 

를 이어가려 한다. 여기서 생산비란 목장에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을 목장에서 생산한 유량으로 나눈 값, 즉 우유 1리터당 생산비를 말한다. 필자가 지금부터 얼마간 이어갈 이야기는 우유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우리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들에 관한 것이며, 그 대상은 절감 노력의 실효성이 나타날 만큼 유의한 비목, 즉 우유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이상인 비목에 한정한다. 이는 사료비, 자가노동비, 가축상각비, 농구비이며, 최근 발표된 202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우유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5.8%, 11.6%, 7.9%, 6.4%이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먼저 양해를 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필자의 전공이 경제학은 아니기에 부족한 지식으로 인해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본의 아니게 오류를 범했다면 부디 다음 기고에서라도 정정할 수 있도록 지적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자가노동비
이번에 살펴볼 것은 자가노동비이다. 자가노동이란 사람을 따로 고용하지 않고 농민 혼자 또는 가족이 우유 생산을 위해 투입한 노동을 말하며, 자가노동시간에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의 시간당 평균임금을 곱하여 자가노동비를 산정한다. 2025년 생산비 조사에 이용된 임금 단가는 시간당 2만3천995원으로, 1일 1톤의 원유를 생산하는 국내 평균 농가의 자가노동비는 11만7천390원으로 계산되었다. 즉, 낙농가가 혼자서 낙농 일을 한다고 할 때 하루 일당이 12만 원에 조금 못 미친다는 말이다.

 

자가노동비를 현저히 줄일 수 있을까?
당연히 줄일 수 있다. 사람을 고용하면 된다. 2025년 조사에 따르면 1일 1톤 농가의 고용노동비는 1일 3만520원이다. 최저임금으로 환산해도 하루 세 시간 남짓의 임금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낙농가는 고용 인원을 최소화한 채 자신의 노동력으로 우유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해야 할 일의 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자가노동비를 줄이려면 사람을 고용해야 하고 사람을 고용하면 그만큼 고용노동비가 증가한다. 그런데 하루 중 일부 시간만을 최저임금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더군다나 도시도 아닌, 일할 사람이 없는 지방에서 말이다. 아마 제대로 된 월급을 지급해야 할 것이고, 노동의 선호도를 고려할 때 그 금액이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결국 자가노동비를 줄이기 위해 고용 노동을 늘리는 것은 고용노동비를 늘리는 풍선효과를 일으킬 것이며, 오히려 총비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자가노동비는 원유가격 산정에 포함되어선 안되는가?
이야기가 잠시 샛길로 빠지지만, 생산비와 연동되는 원유 기본가격에 자가노동비가 포함되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 듯하여 짧게 언급하고자 한다. 제조업에서 제품가격에 인건비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 예를 들어 반도체 가격에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노동자의 임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원유 생산비의 자가노동비는 서비스 대가나 경영 수당이 아니다. 우유라는 식품이 생산되기 위해 투입되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

 

스마트 장비는 자가노동비 절감의 해법이 될 수 있는가?
자가노동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정보통신 장비 등 스마트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다. 센서를 이용해 발정·분만·건강을 모니터링하고 로봇착유기, TMR 급여 로봇 등을 활용하면 낙농가가 목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장비를 구입해야 하며, 이는 결국 농구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앞서 살펴본 고용노동의 증가와 마찬가지로 실효성 없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장비의 도입은 농가의 수고를 덜어주고 환경 개선과 동물복지 증진 효과는 얻을 수 있지만, 생산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스마트 장비 도입 시 정부 지원이 있기는 하나 농가의 자부담이 필요한데, 지금 한국 낙농의 상황에서 낙농가에게 그러한 목돈을 투자할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덧붙여, 낙농 스마트 장비 도입과 관련해 오해가 있는 듯하다. 낙농가들이 자동화 기기의 도입을 마냥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동화 기기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들었다고 가정하자. 그렇게 해서 얻은 시간 동안 낙농가는 무엇을 할까? 만약 그 시간을 생산량 또는 소득의 증가에 쓸 수 있다면 좋겠으나, 쿼터에 의한 생산량의 한계, 목장 확장의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스마트 장비의 도입으로 절약한 시간은 휴식이나 여가에 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오래전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평생의 소득이 보장되더라도 80%의 노동자가 일을 계속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노동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자아실현과 의미 추구의 통로이다. 젖소를 키우고 우유를 짜기 위해 힘든 노동을 하면서 낙농가는 삶의 기쁨을 얻기도 한다. 낙농 스마트팜의 도입을 모든 낙농가가 바란다고 단정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맺으며
정리하면, 우유 생산비의 11.6%나 차지하는 자가노동비는 고용노동비, 농구비와 함께 통섭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며, 고용노동비 또는 스마트 장비의 비용이 현저히 떨어지는 날(그럴리는 없겠지만)이 오지 않는 한 그 비용을 줄일 여지는 거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살아 있는, 따뜻한 체온을 가진 동물을 길러 맛있고 신선한 우유를 소비자가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하려면 최소한의 노동력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자가노동비 또는 농구비의 절감을 통해 우유 생산비를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결론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