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5~2026년 겨울 HP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살처분된 산란계만 1134만 마리. 2020~2021년 시즌 이후 최대 규모다. 방역은 마무리됐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계란값 충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을 만난 건 그 한가운데였다.
그는 "방역이 끝났다고 수급이 바로 회복되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병아리가 알을 낳기까지 최소 6개월입니다. 그 공백이 지금 가격에 그대로 찍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에도 수입란 카드를 꺼냈다. 미국산·태국산 계란이 잇따라 들어왔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정 조합장은 "통관에 시간이 걸리고, 들어오는 물량도 국내 수요를 채우기엔 부족하다. 무엇보다 위기 때마다 수입부터 찾으면 국내 농가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어렵다고 반복해서 수입에 기댄다면, 그게 산업을 지키는 길이 아니다." 그가 문제로 보는 지점은 분명했다. 수입은 결국 시간을 버는 것일 뿐, 피해 농가가 다시 생산을 재개하기까지의 공백을 메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조합장은 중추농장의 체계적 활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추농장은 초생추를 들여와 일정 시기까지 육성한 뒤 산란 농가에 공급하는 시설이다. 피해 농가가 초생추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생산 재개 시점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 중추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미리 갖춰져 있어야 한다. 위기가 터진 뒤에 수입 물량부터 찾을 게 아니라, 농가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구조를 평소에 만들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조합이 협력해 HPAI 발생 즉시 중추 공급이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용 문제가 아니라 산업 존속의 문제"라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대화가 조합 이야기로 흘렀을 때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최근 치러진 한국양계농협 대의원 선거에서 전체 선거구 모두 경선 없이 무투표로 마무리됐다. 조합원들이 조용하지만 뚜렷한 방식으로 신임을 표한 것이다.
"경선이 한 곳도 없었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지금 방향을 믿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그 믿음에 결과로 보답하려 한다." 한국양계농협은 `23,`24년 농협중앙회 종합업적평가 최우수조합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