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 영 수 회장(자연순환농업협회·에코바이오 대표)
지속가능한 축산은 사육기술 발전 및 시설개선과 함께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매일 막대한 양으로 배출되는 가축분뇨의 처리 문제다. 가축분뇨 처리는 배출되는 가축분뇨를 신속히 수거해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큰 가치가 숨어있다. 그 가치는 가축분뇨의 자원화다. 지금은 ‘투입 비용 및 가스 감축(저탄소 사양) → 자원화 다각화 → 냄새방지 및 지역사회 상생’으로 이어지는 자원화 및 탄소중립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으며 이것이 가축분뇨 자원화산업의 미래 지향점이 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가축분뇨 처리 지원사업’은 2000년대 후반 런던협약에 의한 가축분뇨의 해양 투기 금지 조치에 따라 가축분뇨의 자원화 필요성에 의해 추진됐다.
과거 가축분뇨는 농경지 살포 용도로도 전량 처리가 가능했었다. 그러나 축산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농경지에 살포되는 양을 제외하고도 초과 잉여가 발생하게 되었으며 이 잉여량은 해양 투기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 지구적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환경회의인 런던협약에 의해 2012년부터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금지됐다.
따라서 해양투기를 대체할 가축분뇨 처리 방안을 찾아야 했지만 당시 중·소규모 축산농가는 재정적인 이유로 자체 분뇨처리 설비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분뇨 무단 배출, 미부숙 퇴비 이용 등으로 야기된 악취 민원과 수질 오염에 대해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정부가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내 놓은 정책이 ‘가축분뇨처리 지원사업’이었다. 그 중심에는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이하 공동자원화시설)이 있다. 이러한 지원사업에 따라 전국에서 공동자원화시설이 속속 설립되었고 이 시설을 통해 개별 농가의 가축분뇨를 신속히 수거, 통합 처리해 퇴·액비를 생산하고 이 퇴·액비를 유통전문조직을 통해 경종농가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경축순환농업의 시작이다.
미생물에 의한 발효 공법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자원화시설은 미생물과 미네랄이 풍부한 퇴·액비를 생산함으로써 화학비료 위주의 농법에서 유기질 비료에 의한 농법으로 전환되는 ‘경축순환농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가축분뇨 자원화 정책은 2004년 관계부처 합동의 ‘가축분뇨의 관리·이용 대책’ 수립을 시작으로 2006년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 해양배출 감축 로드맵을 확정하는 등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가축분뇨 처리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축협, 영농조합법인 등이 사업 주체로 참여하는 공동자원화시설이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했다. 사업 초기 퇴·액비 중심의 공동자원화시설이 설립됨과 동시에 바이오가스 생산 목적의 에너지화 시설 5개소도 시범사업으로 병행 추진함으로써 현재 에너지화시설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2010년 바이오가스(메탄)을 활용,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화시설도 정식 지원사업 대상으로 확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공동자원화시설은 가축분뇨 자원화의 핵심 축으로서의 확실한 위치를 굳히고 있으며 고품질 퇴액비 생산을 기반으로 바이오가스, 고체연료, 바이오차 등 다양한 분야로의 가축분뇨 자원화를 실현해 가고 있다. 이는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농경지 감소 등으로 인한 액비 수요 감소 추세와 탄소중립 어젠다 등 변화하는 국내외 환경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이제는 한단계 더 나아가 지역내 에너지 자립을 위한 통합바이오에너지시설에 의한 저탄소·에너지자립 사업으로의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이처럼 가축분뇨 자원화의 핵심 시설로 자리잡은 공동자원화시설은 그러나 최근 퇴액비 살포비 예산 삭감과 신규 시설 설치 부진 등으로 정부 지원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원사업의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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