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3 (목)

  • 맑음동두천 20.6℃
  • 구름많음강릉 22.1℃
  • 맑음서울 21.4℃
  • 박무대전 22.5℃
  • 흐림대구 24.4℃
  • 구름많음울산 24.6℃
  • 흐림광주 24.4℃
  • 구름많음부산 26.6℃
  • 흐림고창 23.1℃
  • 맑음제주 27.0℃
  • 맑음강화 20.1℃
  • 흐림보은 20.8℃
  • 흐림금산 22.0℃
  • 구름많음강진군 24.3℃
  • 흐림경주시 24.4℃
  • 구름많음거제 24.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연재

철저한 이력 관리에서 시작하는 정밀 육종

  • 등록 2026.08.12 10:16:43

[축산신문]

 

장 구 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지난 두 편의 기고에서 첫 번째로 전통적 개량의 한계를 넘어 유전체 분석과 AI를 활용한 정밀 육종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두 번째 PRRS, AI 등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가축을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추세와 질병 저항성 동물의 중요성을 살펴봤습니다. 세 번째로는 가장 중요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질문이며, 처음에 이야기했던 정밀 육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언급하고자 합니다. 바로 “정밀 육종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정밀 육종은 기록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너무나 당연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유전자 분석 기술과 AI 알고리즘을 갖춰도,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가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하다면 모든 것이 무의미합니다. 정밀 육종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개체 개개의 이력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추적하는 것입니다.
한우 산업에서 개량의 성공은 다음과 같은 여러 요소들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정액을 사용했는가? 태어난 송아지의 부모는 누구인가? 송아지의 출생 시 체중은? 성장 과정에서 어떤 질병을 겪었는가? 어떤 사료를 급여했는가? 등 많은 정보가 체계적으로 기록되고 관리되어야만, 우리는 각 개체의 유전적 잠재력을 정확히 평가하고, 향후 우수한 혈통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가가 기본적인 기록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 기록을 하긴 하지만, 이를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기록 관리되는 시스템이 없고, 개발된 시스템도 너무 복잡해서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입니다.
특히 번식 관리에 있어서 인공수정의 경우 정액 번호를 정확히 기록해서 상대적으로 쉽게 추적이 가능하지만, 개량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수정란 이식의 경우는 기록이 조금 복잡합니다. 현재 수정란 이식은 개량을 위한 글로벌이 대세이며, 이를 위해 축산 선진국의 일부 대형 목장의 경우는 인공수정보다 수정란 이식을 선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수정란 이식의 경우는 인공수정보다 기록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은데, 그 예로서 다음과 같은 정보가 통합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합니다. 수란우(엄마) 개체 번호, 정액(아빠) 번호, 배양 시스템의 종류, 수정란의 발달 단계, 발정 후 이식 시점 및 분만 추적 등 이 모든 정보가 통합적으로 관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산발적으로 기록되거나 드물게 기록을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정밀한 의료 진단을 위해 환자의 건강 기록 일부를 남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슈퍼이력제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기록 관리를 넘어, 수정란을 생산하는 사람과 이식하는 사람 및 농가의 번거로운 업무를 최소화하면서도 완벽한 이력 추적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수정란 이식의 모든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며, QR 코드 기반 추적 - 각 개체와 수정란의 정보를 QR 코드로 실시간 확인 가능하며, 이런 데이터는 향후 AI와 연계되면 개체별 맞춤형 선별 기준을 제시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농가는 수정란 이식으로 태어난 개체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우 개량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뼈에 금이 갔을 때 X-ray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처럼, 한우의 혈통과 형질도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실행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정밀 육종으로의 전환은 다음과 같은 모든 단계에서의 철저한 협력이 요구됩니다. 개별 농가는 번거롭더라도 기록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인공 수정사 및 수의사는 시술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기록 관리하고, 관련 기관은 데이터 관리 체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정부 및 관련 기관은 이력 추적 시스템 도입을 위한 제도 지원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좋은 한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 축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나하나 기록하는 데이터는 내일의 우수한 후대를 만들고, 질병으로부터 강한 품종을 개발하며, 국제 시장에서의 품종 주권을 확보하고, 결국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지속가능한 산업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축산 강국들이 데이터로 무장하여 품종의 다양성과 권리를 확보해 나가는 지금, 우리 한우 산업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각 농가가 철저한 이력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에 따라 ‘슈퍼이력제 추적 시스템’ 같은 최신 도구를 적극 활용한다면, 한우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밀 육종의 시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거대한 기술이 아닙니다. 오늘의 정확한 ‘기록’입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