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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기고> 젖소 한 마리의 수익, 무엇이 결정하는가?

김 일 화 명예교수 

충북대학교/웜벳동물병원 원장

 

▲산유량과 신체점수, 번식이 함께 만드는 목장 수익

낙농 경영에서 “어떤 소가 목장 수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가?”는 오래된 질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려면 산유량만 보아서는 충분치가 않다. 소 한 마리의 수익은 얼마나 많은 우유를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지, 얼마나 빨리 다시 임신하는지, 얼마나 오래 축군에 남아 있는지가 함께 결정한다. 그러나 실제 목장에서는 이 요소들을 함께 분석한 사례가 많지 않다.

필자는 최근 국내 젖소 목장 세 곳의 장기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하였다. 개체별 산유 성적과 유성분, 분만 전후 신체점수(BCS) 변화, 분만 후 질병, 번식 기록, 그리고 사료비와 번식 관리 비용을 함께 놓고 분석한 결과다. 목장 규모와 관리 방식이 다소 달랐음에도 핵심 관계는 세 목장 모두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정 목장의 사정이 아니라 젖소라는 동물에게서 공통으로 관찰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산유량이 지배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예상대로였다. 개체 간 수익 차이의 약 절반이 산유량으로 설명되었다. 산차가 높은 소가 수익성이 높은 것도, 결국 그 소가 우유를 더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었다. 산유량을 감안하고 나면 산차 자체의 영향은 거의 사라졌다.

여기서 주의할 대목이 있다. 이 결과를 두고 "질병 관리는 수익과 별 상관이 없다"라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대사성 질병이 걸린 소는 산유량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그 산유량 감소가 곧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질병의 경제적 피해가 산유량이라는 통로를 거쳐 나타나는 것이다. 산유량을 기준으로 놓고 비교하면 질병의 영향이 작아 보일 뿐, 실제 피해는 산유량 감소를 통해 이미 반영되어 있다.

목장 차원에서 보면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세 목장의 산유 성적은 비슷했으나 수익에는 차이가 있었고, 그 차이는 산유량이 아니라 비용 구조의 차이에서 왔다. 사료비와 번식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목장마다 달랐다. 중요한 것은 비용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어떤 비용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지느냐였다.

 

▲분만 후 신체점수 감소, 이득인가 대가인가?

이번 분석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분만 직후 신체점수 변화였다. 분만 후 한 달 사이 신체점수가 많이 감소한 소일수록 산유량이 높았고 일당 수익도 높았다. 몸에 저장된 지방을 분해하여 우유를 만든 셈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들에게서 대가가 함께 나타났다. 신체점수가 많이 감소한 소는 대사성 질병에 걸릴 위험이 뚜렷하게 높았다. 그리고 번식 성적도 나빠졌다. 첫 수정을 받기까지 일수가 길어졌고, 수정 후 임신이 잘 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수태당 수정 횟수가 늘었다. 번식이 모든 단계에서 나빠진 것이다.

대가의 크기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신체점수가 한 단계(0.25점) 더 감소한 소는 일당 수익이 750원가량 높았지만, 그중 300원가량이 대사성 질병과 수태 지연으로 손실되었다. 이득의 5분의 2가 건강과 번식으로 상쇄된 셈이다. 그래도 남는 몫이 있으니 신체점수 감소 자체가 곧 손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대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체점수 감소가 산유량을 증가시킨 것인지, 아니면 원래 산유 능력이 높은 소가 생리적으로 신체점수를 더 많이 잃는 것인지는 이 분석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두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높은 산유 능력을 추구할 때에는 대사 건강과 번식효율 저하라는 대가가 따라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유단백율, 가장 손쉬운 경고 신호

검정 성적표에서 흔히 지나치는 항목이 유단백율이다. 그런데 이번 분석에서 유단백율은 상당히 유용한 신호였다.

유단백율이 낮은 소는 임신이 늦었고 축군에서 일찍 도태되었다. 특히 유단백율이 뚜렷하게 낮은 소들에서는 도태 비율이 다른 소의 두 배를 넘었다. 이런 소는 우연히 성적이 나쁜 것이 아니라,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주목할 점은 유단백율이 신체점수 변화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신체점수 감소는 분만 직후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대사성 질병과 연결된다. 반면 유단백율은 장기간의 에너지 상태를 반영하며 이후의 번식과 도태 위험을 시사한다. 둘 다 에너지와 관련되지만 서로 다른 창을 통해 소를 들여다보는 셈이다.

유단백율의 장점은 별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미 검정 성적으로 받아 보고 있는 자료다. 다만 개체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진단하는 지표라기보다, 관리가 필요한 소를 골라내는 선별 도구로 쓰는 것이 적절하다. 유단백율이 눈에 띄게 낮은 소가 보이면 사양 상태를 점검하고 번식 검진을 앞당겨 볼 만하다.

 

▲질병의 대가는 청구서가 아니라 유량계에

후산정체는 분만 후유증 중 흔한 문제이다. 이번 분석에서 후산정체 자체가 산유량이나 번식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후산정체가 있었던 소는 자궁염 등 자궁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러한 자궁 질환은 임신을 확실하게 늦추었다.

즉 후산정체는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연쇄의 출발점이다. 후산정체 그 자체를 처치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후 자궁 상태를 확인하고 회복을 챙기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적으로 짚어 둘 관찰도 있었다. 후산정체를 비롯한 질병의 손실은 대부분 산유량 감소로 나타났고, 번식 처치 비용으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대사성 질병 한 건의 손실은 우유 600킬로그램어치를 넘었다. 통상적인 치료 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큰 손실이다. 그런데 이 손실은 진료 현장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청구서가 아니라 유량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발병을 줄이고 일찍 알아채는 일의 값어치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공태 기간, 하루하루가 쌓인다

번식 성적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우유는 매일 나오고 통장에 찍히지만, 임신이 늦어지는 것은 당장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 결과, 공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당 수익은 확실하게 낮아졌다. 산유 능력이 비슷한 소끼리 비교했을 때 그렇다. 공태가 하루 길어지면 다음 분만도 그만큼 늦어지고, 다음 비유가 시작되는 시점도 그만큼 뒤로 밀린다. 그 결과 산유량이 감소하는 비유 후기가 길어지면서 일당 수익이 점차 희석된다.

분석에서 그 크기는 하루 15원가량이었다. 공태가 목표보다 한 달 길어진 소는 일당 수익이 450원, 두 달 길어진 소는 900원 낮았다. 이를 400일의 비유기간 전체로 환산하면 약 36만원의 수익 차이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추가로 드는 정액값과 수정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실제 부담은 이보다 크다. 하루로 따지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수태가 될 때까지 매일 누적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다. 산유량이 많은 소일수록 임신이 늦는 경향이 있어, 목장 전체 평균만 보면 공태 손실이 산유량 이득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산유 능력이 비슷한 소끼리 비교해야 공태 지연의 비용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성적이 좋은 소라고 번식을 소홀히 하면 손실이 조용히 쌓인다는 뜻이다.

목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연구는 관찰에 기반한 것이어서 "이렇게 하면 이만큼 좋아진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떤 소를 눈여겨봐야 하는지와 무엇을 함께 점검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보여준다.

첫째, 분만 전후 신체점수를 기록하자. 분만 시와 분만 한 달 후 신체점수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무리하게 체지방을 동원하는 소를 미리 알아볼 수 있다. 이런 소는 대사 질병과 번식 지연을 함께 겪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검정 성적의 유단백율을 활용하자. 이미 제공받고 있는 자료이다. 유단백율이 낮은 소는 사양 상태와 번식을 우선 점검할 대상이다.

셋째, 후산정체 이후를 챙기자. 처치로 끝내지 말고 자궁 회복을 확인하는 일이 뒤따라야 한다.

넷째, 공태 기간을 비용으로 인식하자. 임신이 늦어지는 것은 눈에 안 보이지만 매일 쌓이는 손실이다. 특히 산유 성적이 좋은 소일수록 번식 관리를 놓치기 쉽다.

다섯째, 비용 구조를 들여다보자. 산유량이 비슷해도 사료비와 번식 관리 비용의 배분에 따라 수익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비용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일이다.

마치며

젖소 한 마리의 수익은 여러 요소가 얽혀 만들어진다. 산유량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산유량 뒤에는 신체점수와 에너지 상태, 분만 후 건강, 번식 성적이 함께 움직인다. 산유 능력을 끌어올리는 일과 소를 건강하게 오래 두는 일은 서로 어긋날 수 있다. 이 둘의 균형을 어디서 잡을지가 결국 목장의 판단이다.

목장마다 여건이 다르고 정답도 하나가 아니다. 다만 개체별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그 기록에서 신호를 읽어내는 습관은 어느 목장에서나 도움이 된다. 이미 목장에 쌓여 있는 검정 성적과 번식 기록에는 어떤 소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상당 부분 들어 있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자료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쌓여 있는 기록에서 의미 있는 신호를 읽어내는 일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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