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고생산비·시설투자 부담에 고령화까지 겹쳐 사육 포기 확산
수출 확대 이면 농가 기반 약화…경영 안정화 선제대책 시급
국내 육계농가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닭고기산업의 생산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K-치킨을 비롯한 닭고기 가공식품의 해외시장 진출은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닭을 생산하는 농가가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육계 사육마릿수 감소세도 뚜렷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 기준 육계 사육마릿수는 7천543만2천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95만7천마리 감소했다. 육계산업은 계열화가 일반화돼 있어 대다수 농가가 사육수수료를 통해 소득을 얻고 있지만, 사료비와 전기료, 인건비 등 생산비가 상승하고 시설투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경영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부담이 누적되면서 일부 농가의 사육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등 가축질병에 대응하기 위한 방역시설을 비롯해 환기·냉방시설, 환경관리시설 등에 대한 투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반면 농가의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아 기존 농가의 사육 지속은 물론 신규 농가의 진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가 고령화와 후계농 부족도 감소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령 농가의 은퇴가 이어지고 있지만 높은 시설투자비와 불확실한 수익성으로 이를 대체할 신규 농가가 부족하다. 기존 농가가 사육을 중단한 뒤 신규 진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육계 생산기반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육계농가 감소가 단순히 농가 숫자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안정적인 농가 기반이 유지돼야 계열업체의 병아리 공급과 출하계획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가 감소가 지속될 경우 사육 공백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닭고기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육계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농가가 생산비 상승과 시설투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과 시설 지원을 확대해 안정적인 사육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육계업계 관계자는 “육계농가는 닭고기산업을 유지하는 핵심 생산기반”이라며 “농가 규모화가 진행되면서 농가 수 감소가 곧바로 사육마릿수 급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농가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자연스러운 산업 구조조정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육계협회(회장 문정진) 관계자는 “소비 확대와 수출시장 개척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닭을 키우는 농가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육계농가 감소를 단순한 자연 감소가 아닌 생산기반 약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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