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란 기자] 대한민국 축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생산성과 규모 확대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축산업이 이제 지속가능성과 국민 신뢰, 미래세대까지 고려하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생산비 상승과 시장 개방, 가축질병, 환경과 탄소중립,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동시에 커지면서 기존의 생산 중심 방식만으로는 축산업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세우고 국민과 함께하는 축산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한국 축산업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으로 ‘K-축산’이 주목받고 있다. K-축산은 단순히 우리 축산물의 수출 확대를 의미하는 개념을 넘어선다.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기반을 갖추면서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농촌과 지역경제를 지키며,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길의 출발점은 명확한 비전을 세우는 데 있다. 스마트축산과 인공지능, 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생산 현장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사료·종축·동물약품·기자재·가공·유통 등 전후방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 산업 전체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축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이 생산했는가에서 얼마나 높은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그 중심에 가치가 있다. 축산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국가 식량안보를 뒷받침하고 농촌경제와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다. 수많은 전후방 산업과 연계돼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가치도 크다.
이와 함께 환경과 동물복지, 식품안전 등 사회적 요구에 적극 대응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축산업이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다.
특히 탄소중립과 환경문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과제가 됐다. 가축분뇨 자원화, 에너지화와 환경 부담을 줄이는 생산기술 개발 등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비전과 가치가 있어도 이를 실천할 사람이 없다면 K-축산은 현실이 될 수 없다.
축산 현장의 농업인과 전문인력, 연구자, 기업, 정책 담당자 등 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미래를 이끌 청년 축산인의 육성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한국 축산업은 지금까지 수많은 변화와 위기를 넘어 성장해왔다. 이제 또 한 번의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변화를 따라가는 축산이 아니라 변화를 이끄는 축산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전은 축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가치는 그 길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세운다. 그리고 사람은 그 길을 현실로 만든다.
축산신문 창간 41주년을 맞아 ‘K-축산의 길: 비전·가치·사람’을 화두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축산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 길을 어떤 비전으로 그리고, 어떤 가치로 지키며, 어떤 사람과 함께 걸어갈 것인지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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