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장관급협상이 지난 26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개시됐다. 이번 협상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가 한미 양국 대표로 만났다. 그동안 협상을 지휘했던 김종훈 한국측 협상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협상 수석대표도 이들과 동석했다. 농업분야 협상도 같은 장소에서 열리게 된다. 외통부 통상교섭본부는 협상 하루전날인 지난 25일 “한미FTA의 타결을 위한 최종적인 고위급 협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번 협상은 협상 종료(타결)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 협상단이 정해놓은 협상 마감시한은 미국 쪽 사정에 맞춰 30일 오후 6시, 한국 시각으로는 31일 오전 7시다. 한미FTA 체결을 위한 최종 고위급 협상 이틀째인 27일 쌀과 쇠고기 등 농산물 초민감 품목의 처리 방향을 놓고 양국 협상단이 첨예하게 맞섰다. 농업 분야 협상 결과는 빠르면 29일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시점에서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안갯속"을 걷고 있다. 분유, 치즈 등 낙농품은 미국산 제품에 일정한 쿼터를 부여, 해당 물량에 낮은 관세를 적용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을 적용하되 쿼터 이외의 물량은 높은 관세를 물리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낙농품의 경우 쿼터량, 과일은 계절관세 적용기간이나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둘러싸고 의견차가 있지만 원칙만 정해지면 품목별 양허안을 만드는 작업은 빨리 진행할 수 있다"며 “최대한 의견차를 좁혀 최종 장관급 협상에는 2~3개 품목만 올리는 것을 목표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쌀이나 쇠고기 등 핵심 민감품목을 둘러싸고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방향도 못 잡고 있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이 쌀을 요구하면 협상을 깰 수 있다는 명확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쇠고기 검역문제는 FTA의 의제는 아니지만 장관급에서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쇠고기 검역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5월말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가 미국에 대한 광우병 위험 등급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현행 미국산 쇠고기 위생조건의 개정 내용이나 일정 등을 미리 약속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