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낙농산업발전위원회’의 진행 상황을 보면 마주 달리는 열차를 보는 듯 하다. 그동안 낙농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변화하면서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낙농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이해당사간 총론에서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늘 제자리였다.이렇게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직접 나서 이를 통해 낙농제도를 뜯어 고쳐보겠다며 수술대에 올렸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지난 8월 ‘낙농산업발전위원회’ 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연말까지 낙농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하지만 농식품부는 연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만 몰두한 나머지 밀어붙이기식 낙농제도 개선 강행에 나서면서 생산자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그도 그럴것이 ‘낙발위’ 인원 구성부터 논의과제, 운영계획까지 참여 주체들의 의견수렴 없이 농식품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1차 회의 때부터 생산자측 참여 주체들은 불만을 표출했다.2차 회의에선 참여 주체들이 회의자료를 당일에 받게 되면서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정관개정(안)과 원유의 생산 및 공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한국닭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맛없다”고 해 대한양계협회를 비롯한 닭고기 업계가 발칵 뒤집어 졌다. 치킨 값이 비싼 것을 지적하려면 그것만 지적하면 되는데 굳이 객관적이지도 않은 ‘작고 맛없다’는 도발적인 표현을 사용,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말았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1.5㎏의 작은 육계로 치킨을 튀기기 때문에 맛이 없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황 씨의 주장. 황교익 씨는 육계 계열화업체들이 수익이 좋은 사이즈의 닭만 생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작고 맛없고 비싸기만 한 치킨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하며, 이에 대한 근거로 농촌진흥청이 발행한 ‘육계경영관리’에 큰 닭이 맛있고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는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이라는 미명으로 포장해 대중에게 전달하지 마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양계 종사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도 ‘한국이 소형 닭을 소비하는 이유’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황 씨의 주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하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하던 지난해 초.전국의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이나 대형 스포츠행사에서나 볼 법한 긴 줄이 들어섰다.다름 아닌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었다.당시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던 터라 마스크는 나를 지켜줄 유일한 생명줄이었고 마스크 품귀현상에 마스크는 곧 ‘귀한 몸’이 됐다.수요의 증가는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마스크 가격은 평상시 대비 10배가 되었지만 없어서 못사는 귀중품이 되었다.마스크 대란이 지나간지 1년. 이번에는 요소수 대란이 일었다.호주와 중국의 ‘석탄 분쟁’이 시발점이 되어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했고 요소 수입을 중국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피해를 떠안았다.2015년 국내 배기가스 배출 규제인 ‘유로6’이 적용된 이후 등록된 경유차는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SCR)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하고 SCR에 들어가는 필수품이 요소수인 만큼 일각에서는 요소수 부족에 따른 경유차 운행 중단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요소수 부족 소식에 구입을 서두르려는 화물차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이 포착되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꿀샘식물(밀원수)이 없는 양봉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꿀벌에게는 먹이 공급원인 꽃은 꼭 필요한 존재다. 이와 반대로 꿀벌의 먹이원이 부족하다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까? 한마디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거나 교란될 수 있을 것이다. 꿀벌의 역할은 단순히 양봉산물 생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설재배 농가와 과수농가의 화분 수정 매개체로서 공익적인 가치와 자연생태계 유지·보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꿀벌이 꽃에서 갖고 온 꽃꿀을 벌집에 옮겨 수분은 증발하고, 여기에 꿀벌의 효소와 산을 첨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우리가 알고 있는 천연꿀이 만들어지게 된다. 어쩌면 단순한 과정일지 모르지만, 꿀벌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다. 그 작은 체구로 1g의 꽃꿀을 모으기 위해 대략 8천 송이의 꽃을 찾아다녀야만 비로소 적은 양의 꽃꿀을 얻을 수 있다. 꿀벌이 꿀을 생산하는 원천이 되는 꿀샘식물의 경우 3h이상 집단화된 면적은 2010년 2만9천278ha(3천741개소)에서 2018년 2만2천967ha(4천949개소)로, 무려 8년 만에 6천311ha가 감소했다. 특히 대표적인 꿀샘식물 중 하나인 아까시나무는 1970년대 치산녹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최근 알게 된 조사료 관련 사건은 개인적으로 큰 충격이었다.조사료를 생산하는 경영체나 생산자가 따로 있고, 생산된 조사료를 축산농가, TMR공장 등 수요처와 연결하는 유통업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도 최근에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유통업자 중 한명이 최소 피해액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사료 사건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인터넷 카페 소풍한우의 부운영자이면서 조사료장터 밴드의 운영자였던 장민상씨는 조사료 생산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유통업자의 역할을 해왔다. 몇 년간은 결제나 납품에 있어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면서 높은 신뢰를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카페와 밴드 등에 그와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여기저기에서 피해자라고 밝힌 사람들의 투고가 이어졌고, 카페에서는 관련 글을 삭제하고, 기고자를 강퇴 시키는 방법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장민상 씨는 사태가 커지면서 카페 부운영자를 내려놓고, 9월 이후로는 잠적한 상태이다.피해를 입는 농가들은 10월에 물건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선입금으로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입금했으며, 조사료 경영체 중에는 물건을 납품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요새 식당 테이블마다 시끌벅적하다. 누구를 뽑을 지, 왜 뽑는지 등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한다.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있다며, 현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이도 있다.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표자를 뽑는다. 선거다. 선거는 이렇게 국민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민주주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선거결과는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우리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하지만 결과만 중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선거가 주는 선물은 그 과정에 있다. 선거 때만큼 정치인들이 국민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인 적이 있는가. 만나준 적이 있는가. 악수를 청한 적이 있는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선거는 소통 창구다. 최근 국회의원 두명이 동물복지 등 여러 수의현안을 논의하려고 대한수의사회를 다녀갔다. 평상 시에는 잘 못보던 모습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이날 그간 참아왔던, 억울하게 당해왔던 애로사항, 예를 들어 동물진료비가 비쌀 수 없는 까닭 등을 모두 내뱉았다. 그리고 진료비 부가가치세 폐지, 동물병원 입지변경 등 대안을 제시했다. 국회의원은 “그랬군요” 끄덕이며 메모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군 급식 부실 문제가 결과적으로 장병 식탁에 수입산 재료를 올리는 쪽으로 정리됐다. 국방부가 발표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에 따르면 51년간 협동조합을 통해 식재료를 조달해온 군은 앞으로 매년 단계적으로 계약 물량을 줄여나가 2025년부터는 완전 경쟁입찰로 전환하게 된다.국방부는 1970년 1월부터 ‘군 급식 품목 계획생산 및 조달에 관한 협정’에 따라 장병 급식에 사용되는 농수축산물을 51년 동안 협동조합과 맺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조달해왔다. 축산물의 경우 계획생산품목과 비계획생산품을 구분하고 여러 가지 합의된 방식을 통해 산정된 가격을 놓고 협상으로 정한 품목별 단가를 1년 동안 유지하는 방식이다. 한 번 가격이 정해지면 시중 가격이 올라도 축산농가는 손해를 무릅쓰고 1년 내내 같은 계약 단가에 납품하기도 했다.군이 50년 넘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농수축산물을 공급받은 배경에는 유사시 안정적인 조달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그런 만큼 이번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축산물 군납농가들은 부실 급식 문제에 대한 책임을 경쟁입찰로 풀겠다는 접근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국방부는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통해 장병 중심의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대한한돈협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이 선출됐다. 아직은 당선자 신분이지만 전국의 양돈인들을 대표하는 새로운 지도자가 출현한 것이다.작금의 국내 양돈산업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난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변화를 희망하는 양돈인들이 새로운 지도자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다행히 한돈협회 당선자가 이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 상당기간 지도자로서 역할을 준비해 왔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대목에서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산업이 처한 현실과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기대를 익히 인지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입장을 바꿔 새로운 지도자가 양돈인들에게 기대하는 바람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필자라면 당분간은 믿음을 갖고 기다려 달라는 당부를 최우선으로 꼽을 듯 하다. 사실 산업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 지도자들이 자신에 대한 해당산업 종사자 또는 회원들의 평가에 가장 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하물며 중앙무대의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딛는 상황이라면 그 압박의 수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다. 이에 심적 부담을 넘어 지도자로서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초창기의 이미지가 굳혀지며 그 꼬리표가 임기말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이제 치즈는 단순히 간식의 개념을 넘어 우리 식탁에 주요 식재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낙농선진국에 비해 최대 3배 가까이 비싼 원유가격 탓에 외산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는 국산치즈의 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국산 자연치즈 수입량은 13만2천978톤인 반면, 국산 원유를 사용한 자연치즈 생산량은 3천516톤에 불과했다.이는 가공치즈용 원료로 사용된 자연치즈량(8천697톤)과도 2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국내서 생산되는 가공치즈 마저 상당부분 외산에 기대고 있는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이 같은 현실에 우리나라 낙농업계는 생산기반 위축이라는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67만7천456톤에 불과했던 치즈수입량(원유환산기준)은 지난해 164만4천462톤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국내 유제품 공급량은 208만8천786톤으로 매년 소폭의 증감만을 반복하며 현상유지에 그쳤고 결국 2010년 65%였던 우유자급률은 지난해 48.1%까지 하락했다. 앞으로도 늘어나는 소비의 대부분을 지금과 같이 수입에 의존한다면, 모든 유제품의 수입의 전면개방으로 관세가 대부분 철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지난 겨울 국내에 AI 발생으로 살처분을 실시해 피해를 입었던 산란계농가들이 대부분 재입식을 통해 생산을 재개, 계란 생산기반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농가들은 또 다른 고통에 직면했다. 계란 공급량이 정상화 되자 곧바로 계란 가격 하락이 시작된 것이다.지난 7월 한 때 6천100원대 까지 치솟았던 계란 산지시세(축산물품질평가원, 특란 30구 기준)는 같은 달 중순을 기점으로 약보합세를 띠더니 지난 1일에는 4천924원을 기록하며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계란 수입 정책에다 살처분 피해를 입었던 농가들이 지난 4월부터 재입식에 들어가 이들 계군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가담한 시기와 맞물려 공급량이 평년 수준에 가깝게 올라왔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러자 살처분 피해를 입었던 농가들은 울상이다. 살처분으로 인해 재입식 시기가 일시에 몰리며 병아리 품귀 현상이 발생, 평상시 보다 높은 금액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병아리를 구매해 사육을 재개 했지만, 계란 생산을 시작하자마자 계란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은커녕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까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버린 것이다.문제는 또 있다. 어찌어찌 간신히 재기한 농가들이 올 겨울 또다시
[축산신문] 축산미래 위협하는 각종 도전, 날로 거세져 친환경·건강 이미지 담아낸 ‘K축산’ 구현을 가을은 자연의 모든 기운과 사람들의 땀이 응축된 열매를 세상에 내놓는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며 풍요의 계절이다. 푸르디푸른 청명한 하늘과 속이 꽉 찬 논밭의 곡식들은 작열하던 태양이 내뿜던 열기와 폭풍우 몰아치던 지난여름의 고단함을 싹 가시게 해준다. 축산신문은 이렇게 좋은 계절에 창간했다. 어설프고도 미숙한 솜씨로 첫 호를 낸 지 올해로 36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창간기념일을 맞는 이 수확의 계절에 우리는 축산인과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마치 긴 여름과도 같았던 그 서른여섯 해를 되짚어 보게 된다. 돌이켜 보면 그 세월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반복이었으며 인고(忍苦)의 세월이기도 했다. 1980년대의 소 값 파동에서부터 쇠고기 수입 재개와 연이은 개방조치, 구제역을 비롯한 각종 전염병 발생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숨이 넘어갈 것 같던 그 위기를 우리는 용케도 극복했다. 긴 여름을 견디어 낸 농부가 가을의 수확 낟가리 앞에서 환히 웃듯이 우리 축산도 오늘의 모습을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UR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소개해보고자 한다.당시 미국은 국민들의 지나친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 사태가 빈번히 발생했고 가정폭력 사태의 피해자였던 일부 기혼여성들을 중심으로 ‘음주를 법으로 금지해달라’는 목소리가 퍼져나갔다.금주법 제정이 처음엔 불가능이라 여겨졌지만 이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며 결국 미국내 주류의 판매와 수입이 금지, 제도가 현실화됐다. 금주법은 취지대로 가정폭력을 막고 건전한 사회분위기 형성에 기여했을까.결과적으로 살펴보면 이 법은 실패했다.주류의 판매와 수입을 국가에서 금지하자 음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술과 유사한 성분의 다른 음료를 섭취하다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했고, 술을 구입하기 위한 웃돈 거래 성행과 함께 유통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불법조직들이 양산됐다. 결국 금주법은 약 13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소수의 목소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법 개정까지 이어졌던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러한 금주법이 만들어지던 분위기가 축산업계에도 포착되고 있다.바로 채식주의자들인 ‘비건’들이 축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아직은 소규모라고 볼 수 있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