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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막바지 방역현장을 가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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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안성시청,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방역관들이 구제역 현장에서 차량에 대한 통제와 함께 이동하는 차량에 대한 소독, 가축사육장소에 대한 방역소독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능국리에 설치된 51번 차량통제 초소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정연구 주사를 비롯해 안성시청 기획감사실 김재은씨와 민원봉사과 양승일씨, 파견나온 전경들이 차량통제 및 소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곳은 1분당 10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이천시 설성면으로 통하는 도로다. 특히 마을 안쪽에 공원묘지가 있어 휴일이면 성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에 이곳을 지키는 방역관들은 폭염에도 불구하고 차량에 대한 소독을 게을리 할 수 없는 곳이다.
이미 이천으로 통하는 지방도로는 불도저를 이용해 흙으로 폐쇄된 상태.
따라서 방역관들과 파견나온 전투경찰들은 일일이 차량의 행선지를 묻고 이천방향으로 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장호원 방향으로 강제 우회시키고 있다. 차량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이곳은 이미 안성시 임규백 부시장이 초소 근무자들의 근무상태를 점검하고 독려하기 위해 다녀간 상태다.
임규백 부시장은 매일 1회 이상 각 초소를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는 것이 초소 근무자들의 설명이다.
초소 근무자 김재은씨는 "구제역이 발생할 당시에는 소독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홍보가 제대로 안돼 차량에 소독을 할 경우 화를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홍보가 된 탓인지 차량소독에 적극 협조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근무지원을 나온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연구씨는 벌써 3일째 이곳에서 밤을 새우고 있다.

오전 11시. 51번초소에서 차량으로 5분거리에 위치한 안성시 일죽면 청천리 거운말을 입구 48번초소. 이곳 역시 일죽GP농장과 1.2km까 떨어진 곳으로 구제역바이러스 차단을 위해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지점이다.
안성시청 세무과 소속 남선우씨를 비롯한 공무원과 파견 나온 전투경찰이 차량에 대해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더구나 이곳은 일죽면 고은리로 통하는 길로서 마을 안쪽에 우성공원묘원이 있어 2분에 한 대꼴로 차량이 다니는 등 성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미 일죽면 고은리로 통하는 길은 이천방향으로 통하는 길과 마찬가지로 흙을 산더미처럼 쌓아 도로를 폐쇄했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가정주부이기도 한 남선우씨는 구제역 발생이후 집에조차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채 땀흘리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 방역을 위해서는 담당부서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방역활동에 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특히 차량 외부에 대한 소독과 함께 탑승자를 모두 내리게 한다음 차량 내부에까지 철저하게 소독을 하고 있다.
구제역 발생장소인 일죽 GP농장이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11시 30분. 일죽에서 이천시 설성면으로 통하는 도로는 흙을 산더미처럼 쌓아 차량 등의 출입을 막고 있다.
고개정상 절개지를 가로막은 이곳은 이미 도로폐쇄가 오래된 듯 지난 장마비에 고인물로 작은 연못을 이르고 있다. 물조차 흐르지 못해 고여있는 모습에서 철저한 차단 방역의 현장을 실감나게 한다.
같은 시간 능국리 일대에는 우종태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방역과장과 임병규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 남부지소장 남부지소 변재웅 축산물검사계장, 심항섭 방역계장, 임휘재, 김용봉, 이상각, 전해창씨 등은 이 소독차량을 이용해 마을 곳곳을 다니며 소독을 실시하고 있었다.
특히 우종태 방역과장은 이 지역에서 반경 5백미터를 벗어나 살처분을 하지 않은 8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점검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바람조차 제대로 통하지 않는 일회용 방역복을 입고 있어 폭염과 열기 속에서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하지만 혹시 잔존해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를 살멸해 구제역을 완전 박멸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오후 2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안수환 질병연구부장과 김종만 세균과장이 현장상황 파악과 근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
안부장은 각 초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근무자들을 독려하고 초소근무실태 점검과 함께 방역상황을 확인했다. 특히 우종태 방역과장을 만나 혈청검사 진행실태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는 등 구제역의 조기 박멸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차량통제 초소 근무자들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것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모기다. 천막 하나에 비는 피하고 있지만 한밤중까지 계속되는 더위에는 속수무책이다. 특히 아스팔트로부터 올라오는 열기에는 숨이 막힐 정도라고 초소 근무자들은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밤이면 옷을 뚫고 물 정도로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단다.
지난 5월 3일부터 지금까지 속옷조차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채 밤을 새워 고생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위해서는 잠시라도 결코 방심할 수 없다며 잡고 있는 고압분무용 소독기에 힘을 준다. 그들의 표정에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가 역력했다.<신상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