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매년 반복되는 돼지값 싸이클 대책은 없나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7.24 10:43:16

기사프린트

상반기 국내 돼지값은 예년에 비해 비교적 높게 유지돼 왔다. 그러나 올해도 최근 몇 년간 보여왔던 년중 돼지값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어 하반기 돼지값이 얼마나 하락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금년도에는 돼지고기 대일 수출 재개를 비롯해 월드컵, 선거 등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사상 최대두수에도 불구하고 양돈업계는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몇가지 요인에 의해 이같은 전망이 불투명하게 되자 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월 2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일본으로 선적됐던 제주산 돼지고기가 반송되고 대일 수출 재개가 연내에는 불투명하게 되자 돼지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발생이후에도 꾸준히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6월 평균 산지가격이 21만7천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을 비교해도 높은 가격을 유지했으나 7월로 접어들면서 22일 17만6천원까지 하락하는 등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돼지값 하락에 관심이 쏠리면서 최근 몇 년간 반복해 오던 연중 돼지값 사이클 중 최저 가격을 나타내는 10월의 돼지값이 관심을 끌고 있다.

■ 년중 돼지값 사이클 발생의 원인
년중 돼지값 사이클을 보이는 요인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을 들 수 있다.
계절적 요인에 의해 생산 및 소비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년 6월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며 10월 가장 낮은 가격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 2000년에는 6월 평균 20만7천원으로 최고 높았던 반면 10월 평균 11만5천원으로 최저를 기록, 9만2천원의 차이를 보였으며 지난해 역시 6월 평균 20만8천원, 10월 평균 14만2천원 등 6만6천원의 차이를 보였다. 올해 6월의 평균가격은 21만7천원을 기록했다.
이같이 계절별로 돼지값이 큰 폭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생산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돼지의 생리적 특성과 계절적 요인에 의해 여름철 생산성이 저하로 생산량은 줄어드나 이때 생산된 돼지들이 이듬해 6월까지의 출하물량으로 이 시기에 출하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겨울철 설사병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해 폐사 두수가 늘어나는 것도 상반기 출하량 감소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측면에서도 봄철 본격적인 행락철로 접어들면서 소비량이 증가하는 반면 여름철에는 상대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는데다 중·고등학교의 방학에 들어가는 시기로 단체 급식이 중단되는 요인에 의해 소비가 줄어드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하반기에는 여름철 줄어들었던 소비가 추석을 앞두고 소폭의 증가를 보이나 추석 이후에 소비가 감소한 것이 10월 이후 서서히 회복되기 때문에 돼지값 역시 이시기에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 2002년도 현상
올해 역시 최근 몇 년간 반복되는 년중 돼지값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다른 몇가지 특수한 요인이 있어 하반기 가격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해 많은 전문가들은 대일 돼지고기 수출재개, 월드컵 특수 등 의 돼지값 상승의 호재가 많아 예년에 비해 높은 돼지값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러한 전망은 지난 4월 30일 제주산 돼지고기가 일본으로 선적될때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5월 2일 경기도 안성에서 구제역이 발생됨에 따라 수출 돼지고기가 반송되고 오면 연내 대일 수출을 불투명하게 됐다.
구제역 발생과 대일 수출 재개의 실패로 인해 돼지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였으나 의외로 출하물량이 부족하면서 구제역 발생에도 불구하고 6월까지 높은 돈가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들면서 17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자 하반기 돼지값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금년도 하반기 돼지값 하락요인으로 사육두수가 사상 최고두수인 8백79만두를 기록하고 있어 하반기 공급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또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지역 중에 하나인 경기도 안성과 용인, 이천 지역이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묶여 있으며 상당량의 수매 물량이 시중에 풀릴 경우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매년 반복되는 돼지값 사이클 대책은 없나?
국내 양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년중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양돈농가들이나 육가공 업체들에게 모두 바람직 하다는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그러나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지적하고 다만 몇가지 방안을 마련 돼지값의 등락폭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양돈산업의 안정 발전을 위해 정부는 민간 대책기구인 "양돈수급안정위원회"를 설치, 양돈산업의 안정을 꾀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대한양돈협회에서 돼지고기 비선호부위 소비촉진을 위한 TV광고를 실시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편중된 소비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는 하반기 생산비 이하로 하락할 경우 민간업체에 수매를 위탁, 돼지값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대한양돈협회 안기홍 전무는 “계절적인 요인을 농가에서 대처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농가에서 하절기 생산성 저하를 대비해 후보돈을 확보하는 동시 돈사 환경을 개선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 시키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성동현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하반기에 돼지값이 하락하는 것은 출하량이 증가하는데 있다”며 “하반기 출하량을 조절을 방법으로 모돈 도태 등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재개될 것으로 보이던 대일 돼지고기 수출이 내년도에는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다만 금년도에 발생한 구제역이 향후 또 발생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대일 돼지고기 수출은 분명이 국내 양돈산업 안정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이지만 구제역 등 질병이란 변수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기반 안정이 전제되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