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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보다 사람이 먼저 죽겠다 한숨

수해현장 스케치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8.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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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지난 9일부터 쏟아진 영남지역의 집중호우로 인해 10일부터 낙동강 하류지역의 많은 제방과 둑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범람, 김해시를 비롯한 낙동강 인근지역 축산농가들이 막대한 피해가 발생.
이 지역 협동조합인 김해축협(조합장 김득룡)과 부·경양돈조합(조합장 한영섭) 관계자들은 침수피해가 발생한이후에도 비가 계속되는 데다 낙동강의 느린 유속 때문에 침수지역의 물이 3일째 빠지지 않아 일단 침수 폐사를 면한 농가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전언.
이에따라 부경양돈축협은 고립된 지역의 경우 고무보트를 이용해 사료를 공급하거나 일부에서는 헬기나 목선 운송까지 추진해 눈길.
김해축협은 한림면을 물바다로 만든 화포천 범람으로 사료공장이 완전 침수되어 이를 복구하는라 전직원이 비상근무. 배명순전무는 “화포천제방이 붕괴되면서 삽시간에 공장이 침수되는 바람에 원료, 완제품, 지대가 모두 물에 잠긴데다 영업손실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20억여원이 넘는다”면서도 “대농가 사료공급은 계통사료공장에 의뢰,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
<사진2>○…김해시 상동면 감노리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허철(61)씨는 "당장 비에 노출돼 있던 송아지가 언제까지 버틸지 의문"이라며 "사료가 모두 유실되어 피해도 크지만 당장 사료공급이 어려운데다 예방약 접종도 하지 못해 큰일"이라며 한숨.
일부 양축가들은 "우선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행정력을 가축을 살리는데 까지 투입할 여력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선거때는 매일 보이던 사람들이 얼굴도 매밀지 않는다"며 분통.<사진3>
○…김해시 한림면 가동·진말·장방부락 등에서 한우 2백50두, 젖소 3백여두, 돼지 2천5백여두 등을 사육하고 있는 20여 양축가들은 낙동강의 범람으로 축사 침수가 시작되자 10일 오후부터 인근 봉화산으로 가축들을 끌어올려 집단폐사는 면했으나 도로와의 통행이 두절된 채 3일이상을 비속에서 고립.
그나마 상대적으로 산으로 이송이 어려웠던 돼지는 대부분 수장됐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장방부락 최모씨 소유의 2천두규모 양돈농장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 그러나 13일 오전까지도 연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다만 일부 살아남은 돼지들이 봉화산 중턱에 군데군데 모여있는 모습이 주민들에 의해 목격되기도.
한림면 일대 양축가들은 남자들의 경우 산으로 끌어올린 가축들을 지키기 위해 비속에서 밤을 세우거나 손착유를 하고 부녀자들은 이들에게 먹을 밥을 나르느라 분주. 그러나 길이 모두 침수돼 고무보트를 활용하거나 산길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대부분 지친 모습.
현장에서 이들을 돕고 있던 안하리의 낙농가 신복석씨(43)는 "가축보다 사람이 먼저 죽게 생겼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기도.<사진4>
○…11일 3시경 역류된 낙동강물로 농장이 완전 침수돼 모돈 2백두를 포함, 모두 1천6백두의 돼지 중 9백여두를 잃은 경남 김해시 생림면 도요리 성인농장의 신덕근씨(61)는 "빚얻어 힘들게 지은 모돈사가 지난 7월 준공허가를 받았는데 불과 한달만에 남은 것은 빚밖에 없다"고 망연자실. 특히 신씨는 인근 나환자촌 주민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는 등 선행을 베풀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경남지역을 강타한 폭우는 밀양시와 함안지역도 비켜가지 않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
밀양시의 경우 낙동강물이 범람하는 바람에 삼랑진읍 미전리 최영준씨(한우번식우) 축사가 물에 잠겼으며 하남읍 개명동과 명내리에서 낙농을 하는 유진도·김창식씨 농장도 착유기와 냉각기가 침수되기도. 12일 피해지역을 돌아보던 신용덕 밀양축협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건 사실이지만 낙동강범람에 대한 근본대책이 있어야 할것”이라고 호소.<사진5>
함안지역은 남강변 제방이 붕괴되면서 전업규모 양돈장이 많은 법수면 대부분이 물바다로 변한 모습. 이 바람에 내송리와 운현리의 유종호·노주호씨등의 양돈장이 완전 침수되어 폐사한 돼지만도 4천여두에 달할 것으로 추정. 직원들과 함께 복구작업을 지원하던 조근제 함안축협장은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사후보상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피해농가의 조속한 복구와 방역지원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
○…지난주에 내린 비는 강원과 충북지역에도 적지 않은 축산피해가 발생.
충북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 최창석씨 폭우로 흘러내린 토사에 9일령 병아리 5만수가 매몰됐으며 충주시 상모면 중산리 허만식씨의 사료포 6천여평이 유실.
강원도는 영월지역이 대표적 피해지역. 영월축협(조합장 최병휘)의 경우 남면 북쌍리 소재 생축장이 침수되어 1억여원의 피해가 발생. 특히 조합에서 한우를 위탁받아 기르는 조합원농가 세곳에서도 침수피해가 발생, 전직원이 피해복구에 구슬땀.<사진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