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달 29일 1차산업 가운데 비교적 국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양돈산업을 개척하고 이끌어온 양돈업계 원로들로부터 아낌없는 조언과 정책 방향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농림부 서성배 축산국장과 김건태 대한양돈협회장을 비롯해 임원진도 함께 참석, 원로들의 경륜에 의한 충고를 듣고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합심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가 됐다.(편집자 주) ▲김건태 회장=축산업, 특히 양돈업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축산국의 조직 개편을 계기로 양돈산업이 보다 발전의 기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한양돈협회는 생산자 단체로는 양계협회 다음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현재의 양돈협회를 만들고 이끌어 오신 원로 양돈인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양돈은 여러 농산물 중에서도 국제 경쟁력에 근접한 품목으로 협회는 양돈산업의 발전을 위해 생산자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상백 명예회장(풍진농축산)=2000년에 이어 올해도 구제역이 발생이 발생했다는 것은 우리 나라도 더 이상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발생원인이 무엇인지 반드시 밝혀내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구제역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 중 중국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최근 국내 양돈업계의 중국진출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종돈장에서는 종돈 수출도 하고 있어 점점 교류가 많아질 것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명복 전 부회장(명주농장)=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축산업 대기업 참여 규제 폐지는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양돈업은 수출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많은 지원을 해왔다. 그 결과 사육두수 증가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돼지값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자칫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이 사육두수 증가로 이어져 일반 농가는 물론 산업전반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조옥봉 전 부회장(김천농장)=현재 2∼3만두 규모의 양돈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1백억 정도 소요된다고 본다. 그런면에 대기업이 축산업에 참여하다면 대규모 자금의 유입으로 농민이 할 일이 줄어든 다는 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재 전국도매시장 평균 단가는 위축돈까지 포함된 것으로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도매시장 출하자는 큰 영향이 없다 하더라도 육가공업체에 출하하는 농가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도매시장 평균가에서 위축돈을 제외시키는 등 합리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한백용 고문(2000GGP)=향후 양돈업을 지속키 위해서는 분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인데 정부의 분뇨 자원화에 대한 정책의 의지가 약하다. 분뇨처리는 사료비 다음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항목으로 축산폐수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는 한 자원화는 어렵기 때문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한가지 양돈산업은 농업중 규모화가 가장 빨리 진행된 산업으로 이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데 더욱이 3D업종인 축산인력을 구하기는 더욱 어려운 현실에서 인력 지원 방안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 문제는 경제의 글로벌시대에 대처하는 처방이있어야 한다. 물론 기존 농민의 보호는 절대적이지만 가령 미국의 경우 1백만두를 사육하는 기업의 돼지고기는 수입이 개방됐는데 국내에서 대규모 양돈을 규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국종돈업경영인회는 중국이라는 무한한 시장을 개척키 위해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지원할 계획이며 중국 시장의 진출로 국내 양돈산업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신태식 대표(고려축산)=그 동안 양돈산업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있었으며 돼지고기 수출위주로 양돈정책이 이뤄졌다. 하지만 질병발생 등으로 수출이 중단, 비선호 부위 소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내수기반을 튼튼하게 하며 이를 위해서는 비선호부위에 대한 소비시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비선호 부위의 소비확대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시행될 자조금을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산·학·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김상호 대표(아라농장)=제주도 얘기를 좀 한다면 감귤값이 하락하면서 감귤농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이들 감귤농장에서의 축분비료 사용이 줄어들어 분뇨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최근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인해 축산업에 종사할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제주도 양축농가들의 인력난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치현 조합장(서울경기양돈조합)=분뇨처리 비용은 사료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학비료의 과다 사용으로 농토가 산성화되가고 있는 지금 토양을 살리고 축산농가의 생산비도 절감시킬 수 있는 축분 자원화 방안이 적극 추진되야 한다. 또 국내 풍토에 맞는 돼지 육성이 필요하며 여기에 사료도 국내 현실에 맞게 개발, 생산성 향상은 물론 노하우를 축적하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헌윤 고문(성산농장)=대기업의 축산업 진출은 정부당국에서 주도면밀하게 검토 후 시행되야 할 것이다. 또 기준이 되고 있는 양돈시세는 위축돈이나 모돈 등을 제외시키고 현실에 맞게 규격돈 시세를 농가들에게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김인식 대표(장호농장, 천안지부장)=대기업의 축산업 참여는 전부터 시도해 왔으나 양돈농가들이 적극적으로 막아왔으며 앞으로도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은 막아야 된다. 축산분뇨 처리 문제는 양돈산업의 사활이 걸린 것으로 분뇨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양돈산업을 지속하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유기농법 등을 정부에서 적극으로 육성해야 한다. ▲백동제 대표(성림축산)=분뇨처리 문제를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경종농가들과의 협조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축분비료의 유통실태를 보면 중간마진이 너무 높다. 경종농가와 축산농가의 유기적이 협조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현재 분뇨처리 시설을 30% 보조해 주는 것을 50%로 높혀 농가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윤주성 대표(정말농장)=앞으로 원로 양돈인들의 풍부한 경험을 듣고 아낌없는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대화의 자리를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 ▲이범권 대표이사(선진)=지난 30여년간 양돈업을 지속하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앞으로는 위생적이고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키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다. ▲전동용 전 회장(동화농산)=양돈협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 대기업 축산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막아왔으며 현재도 이 규제를 풀 이유는 전혀 없다. 이는 대규모 양돈단지들의 운영 실태를 볼 때 상당수 부실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대규모 농장이 경쟁력을 갖췄다고는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동안 자조금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자조금제도의 입법은 바람직한 일이다. 돈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자칫 문제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소비홍보에만 사용처를 국한 시켜야 할 것이다. 또 현재 서울 도매시장 평균시세를 기준시세로 하는 것은 모순이 많다. 과거에는 서울 도축두수가 전국의 70%를 차지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현재는 서울 도축물량이 전국의 10%정도로 기준시세로 하는 것은 문제가 많기 때문에 보완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구제역이나 돼지콜레라 등 법정전염병에 대한 방역은 국가차원에서 해야 한다. 민간주도의 방역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방역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서성배 축산국장=여러 양돈 원로님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선 구제역 사태가 마무리됨에 따라 방역체계를 상시체제로 전환하고 농가들의 방역의식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수출위주의 양돈정책이 아닌 수출은 부가적인것이며 근본적으로 내수기반을 다진 상태에서 재고부위에 대한 수출을 추진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여러 원로들이 지적한 기준양돈시세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개선토록 할 것이다. 특히 축산분뇨와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축분자원화 사업의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더 많은 투자를 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내년부터 시행될 자조금과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다. ▲김동환 부회장=양돈업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원로 양돈인분들게 감사드리며 현 집행부가 더욱 활발한 활동을 통해 노력할 것이다. ▲이병모 부회장=최근 구제역,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양돈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축공제제도 등을 활성화 시켜 유사시에도 양돈농가들에게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황금영 부회장=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국가 검역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구제역 발생은 양돈관련 종사자들 간의 긴밀한 정보 교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으며 이에 대한 교육 등이 필요한 시기이다. <사진 김길호> <정리 이희영> <사회 본지 윤봉중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