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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성웅.서정목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09.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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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드높은 하늘, 따사로운 햇살은 계절이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고개를 숙인채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 경기도 용인시의 가을들판은 그저 평화롭기만 했다.
그러나 이곳은 불과 몇 달전만 하더라도 구제역이 화마처럼 번저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속에서 자식처럼 키워온 돼지들을 살처분 해야 했던곳. 무정한 세월은 그때의 아픔을 가슴에 간직한채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고안리 산 10번지 성웅농장(대표 황상하·58세)
이곳은 지난 5월 12일 구제역 임상증상을 보여 살처분을 해야 했던 곳이다.
인근의 안성시 삼죽면 율곡농장과 농장으로부터 시작된 구제역은 5백미터 정도 떨어진 옥산단지로까지 번졌고 그냥 지나가기를 바라던 황사장의 바램과는 달리 어김없이 성웅농장에도 찾아왔다.
5월 12일 오후 2시, 구제역을 막아보겠다는 일념으로 돈사 소독을 하던중 첫돈사에서 1마리, 가운데 돈사에서 돼지 2마리의 거동이 불편한 것이 눈에띄자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일단 이들을 격리시켜놓고 자세히 관찰하니 잘 일어서지를 못하는데다가 앞, 뒷발에서 피가나는 것이 목격됐다는 것이 당시를 회고하는 황사장의 설명이다.
일단 용인시청에 구제역 유사환축 발생 신고를 한후 방역관들이 도착하기까지 1시간만에 입술주변에 수포병변을 보이는 등 빠른 속도도 진행이 되더란다.
구제역이 아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결국 용인시청으로부터 살처분 명령을 받고 12일 저녁 군인들과 공무원들에 의해 포도알처럼 알알이 익어가던 그의 꿈들을 땅속 깊숙이 묻어야만 했다.
"자식처럼 키워온 돼지들인데 1천8백두 모두를 하루아침에 땅속에 묻어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20년동안 영위해온 양돈업인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망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매몰광경을 차마 내눈으로 볼 수 없어 자리를 떴다가도 다시 와보고.... 그렇게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때를 회상하는 그의 눈엔 어느덧 이슬이 맺힌다. 이를 감추려는 듯 말을 멈추며 먼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당시의 아픔이 어떠했던가를 짐작케 할 뿐이다.
2곳에 있던 돈사를 정리해 새롭게 최신식 돈사로 신축한지가 불과 1년전, 새로운 희망을 꿈꾸던 황사장에게 구제역은 이만저만한 아픔이 아니었다.
구제역 발생전 1회 출하를 한 것이 그의 올해 수입의 전부다. 올해 군에서 제대해 내년이면 복학할 아들의 학자금과 큰딸의 혼사비용이 걱정된단다.
구제역만 아니었어도 알토란처럼 소중한 돼지들과 함께 영글어갔을 그의 꿈들이 구제역으로 물거품이 된 것이다.
하지만 황사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20년동안 영위해온 업이기에 구제역의 아픔을 딛고 재기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뿐만아니라 내년에 복학하는 축산학을 전공하는 아들이 졸업하면 가업으로 물려주기 위해 내실있는 농장경영 기반을 다지고 있다. 비록 지금은 텅빈 돈사지만 앞으로 채워나갈 꿈을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준비의 첫 번째는 철저한 소독과 시험사육이다.
돈분을 모두 제거하고 하루에 3-4번씩 소독을 하는 바람에 이웃농가로부터 "왜 그렇게 소독을 하느냐"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현재는 모두 3동, 5백20평 규모의 돈사에 각 돈사마다 돼지 두 마리를 입식해 구제역 바이러스 잔존여부에 대한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구제역 임상증상을 보인 돈사에는 염소 3마리도 함께 넣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농장을 드나들며 돼지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입술과 발굽, 유두 순서로 돼지의 상태도 몇 번씩 살펴보는 것이 재기를 위한 그의 일과중 중요한 몫이 됐다.
사료도 사료조에 주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뿌려 돼지들이 바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