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농협중앙회·한국종축개량협회·젖소검정조합·검정회 관계자와 검정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젖소개량사업의 꽃격인 검정사업이 지난 십수년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을 거두었을 뿐 질적으로는 아직도 선진낙농국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관련전문가들로부터 그 문제점이 무엇이고 발전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주> ◇참석자◇ ▲김정식소장(천안축협 젖소검정소) ▲김형진소장(제주낙협 젖소검정소) ▲김형호소장(부산우유 젖소검정소) ▲남인식차장(농협중앙회 젖소개량부) ▲이정수회장(전국유우능력검정협의회) ▲차태효과장(서울우유 검정과) ▲최완식소장(평택축협 젖소검정소) ▲홍성호교수(삼육의명대 동물자원과) <가나다 순> ◇일시:2002년 9월 26일 오후 7시 ◇장소:안성 농협연수원 2층 회의실 ◇사회·기록·정리=조용환이사 ▲사회=공사 다망하심에도 불구 하시고 오늘 자리를 함께 해주신 참석자 모든 분들에게 우선 감사를 드린다. 국내 젖소검정사업은 양적으로는 성장했다하나 질적으로는 선진 낙농국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문제점과 해결책이 무엇인지 우선 이정수회장께서 밝혀달라. ▲이정수회장=정부는 올 봄부터 잉여되는 원유의 원인을 젖소검정사업 확대로 보고 올해 32억1천만원을 지원중인 검정사업 예산액을 내년에는 29억4천만원으로 축소한다고 한다. 이 지원액은 올해 계획두수 11만두중 90%에 대해 두당 3만1천원씩 지원하는 것을 내년에는 그 대상두수가 14만두에 달해 두당 지원액은 2만1천원으로 낮아져 계획목표두수 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현재 두당 지원되는 3만1천원으로도 검정요원들의 보수나 차량운행비등 경상비에도 부족하여 장비수선은 꿈도 못 꾸는 것으로 검정사업 지원액 축소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등록·심사사업이 야물게 추진된다 해도 젖소개량사업의 열매를 거두는 시기인 검정사업의 축소는 젖소개량사업 후퇴만을 가져온다. 검정사업은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첩경사업으로 지원확대는 필연적이다. ▲김형진소장=본 조합은 91년 젖소검정사업에 착수, 현재 제주지역 81 낙농가중 약78%인 63 낙농가를 대상으로 추진중이다. 젖소검정두수는 94%인 2천3백두에 달한다. 제주도등 지자체 등으로부터 연간 7천5백만원을 지원받아 본인은 이 사업에 4년간 몸담고 있다. 본조합 검정요원 5명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검정 축협은 1년반도 안되어 검정원의 보직을 순환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여 검정농가와의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정사업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업인 만큼 관련축협의 임원들은 앞으로 검정요원의 잦은 보직순환을 자제했으면 한다. ▲김정식소장=젖소검정사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정부가 올해 구제역이 재발하고 우유수급불균형이 심화되자 검정사업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당장 검정장비의 표준화가 시급하고 노후화된 검정장비는 교체하여 검정농가들로부터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예산 삭감이라는 것은 어불성설로 검정사업 예산은 확대되어야만 한다. 아울러 표류되어 있는 소 전산화 바코드사업을 부활하여 소개체 관리를 통해 농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과거에 실패한 제도라 할지라도 현재와 미래에 부합한 제도라면 도입하는 것이 옳다. 특히 현행 종축등록번호 부여우에 대해 지급하는 검정사업보조금 기준을 앞으로는 바코드를 장착한 개체우도 포함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현재 등록번호 이표가 장착된 송아지와 어미가 타농가로 판매시 등록증은 거의 이동되지 않고 있으며, 등록증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아 개량사업이 퇴보하는 느낌이다. 따라서 등록증을 잃어 버렸다해도 그 개체의 이름 등 모든 기록을 바로 알 수 있는 바코드 장착 젖소도 그 지원대상에 포함해야 옳다. ▲김형호소장=원유가 체화되자 낙농가들의 권익보호를 위한다는 단체의 회의석상에서 마저 능력이 높은 젖소를 마치 미운 오리새끼처럼 치부했다. 검정농가들은 원유잉여의 죄인인양 고개를 떨구고 있다. 농림부가 한쪽의 말만 듣고 검정사업비를 삭감하려는 것은 아주 무모한 정책이다. 본 조합은 밀양시로부터 두당 2천5백원씩과 울주군으로부터 1천5백원의 검정보조비를 지원 받아 사업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전국의 모든 검정조합들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초 사이 대당 5천∼6천만원을 주고 구입한 분석기로 농가 서비스를 하는 실정이다. 이 장비의 내용연수는 5년인데 이미 10년을 상회하고 단종이 되어 고장이 발생하면 A/S마저 받기가 힘들다. 이 장비의 소모품 보유기간도 올해까지이다. 만약 장비 구입비가 지원되지 않는다면 농가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지어 검정사업추진은 지난하다. 종축개량협회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5억4천만원을 받아 유성분은 물론 체세포수·MUN(요소태질소함량)까지 할 수 있는 최신 분석기를 구입, 검정농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농림부는 검정축협에게도 최신장비를 구입토록 지원을 해달라. ▲차태효과장=원유생산비 절감을 통한 낙농경영합리화의 첩경은 젖소검정사업이다. 그러나 그동안 관련단체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젖소검정우에 대한 시상은 거의 3백5일보정 등에 기준, 산유능력에 치우쳐 국내 경산우의 산차는 2.5산으로 10년전과 다를바가 없으며 선진국 3.8산에 비해 아주 낮다. 앞으로 관련 시상은 생애 산유량이 높은 개체에 비중을 두어야 경제적인 수명 연장을 위한 개량이 이뤄질 것이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정액을 선정시 TPI에 역점을 두었던 것을 앞으로 발굽·체형등에 주안점을 두어 선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정농가중 80%는 아직도 검정성적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중시, 앞으로는 관련농가들이 성적표를 제대로 활용토록 하는 교육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 검정사업의 개념은 개량을 하는 것 외에 수치화된 기록에 의한 자료를 토대로 목장경영 합리화를 도모하는데 있다. ▲최완식소장=원유체화가 되다보니 많은 검정농가가 8∼9개월 사이에서 조기 건유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개체가 지니고 있는 검정성적을 제대로 기록하는데 어려움을 낳는다. 본조합은 평택시로부터 두당 1천2백원의 검정비를 보조 받고 있으며 내년에는 젖소가 임신하는데 따른 두당 정액 3스트로 가격 4∼5만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보조대상은 검정농가 76농가 2천두중 능력이 우수한 개체에 한해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홍성호교수=정부와 관련단체등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젖소검정사업이 괄목할 만큼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아직도 일부 검정농가들은 남이 장에 가니까 거름을 지고 장에 따라가는 식으로 검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이들 농가들은 농협중앙회 젖소개량부에서 매월 인터넷을 통해 제공중인 좋은 검정자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검정을 하는 제자들과 검정농가를 방문할 때 목장주에게 이러이러한 자료가 있다고 일러주고, 목장주의 어느 개체에 대한 성적이 인터넷상에 뜨는 것을 보면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기록을 이용하여 목장경영개선을 해 나가야 했는데도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현재 검정농가에 대한 지도를 위한 전문교수와 컨설턴트는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농가가 검정자료를 제대로 활용토록 하는 방향으로 농가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검정요원들은 매달 한번씩 농장을 방문, 개체별 원유샘플만을 채취할 것이 아니라 농가가 검정성적을 제대로 활용토록 지도했으면 한다. 1일 20kg의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 60두를 사육하는 것보다 30kg의 능력을 지닌 40두 사육이 목장경영에 도움이 되고 환경문제에도 좋음을 피부에 와 닿도록 지도해야 한다. ▲남인식차장=소는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십수년간 젖소검정업무를 관장하면서 올 4월처럼 이 업무에 대해 재미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 원유가 잉여되자 검정사업이 마치 그 원흉인양 위아래로부터 두들겨 맞았기 때문이다. 검정사업은 89년부터 추진되어 내년이면 4반세기라는 긴 역사를 갖게되었다. 전국의 젖소검정두수는 7월말 현재 14만6천두, 검정농가는 4천2백농가로 양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10년전에 비해 무려 1천9백30kg이나 향상되어 목장경영에 이바지했으며 대외경쟁력도 제고시켰다. ICAR(국제가축기록위원회)에서 지난 3월 발표한 2000년 12월말 기준 한국의 젖소검정의 산유능력검정 유량은 이스라엘·캐나다·일본·스페인에 이어 5위에 등재되어 국제적으로 위상도 드높였다. 물론 검정농가들의 젖소사양관리 기술도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했다. 젖소검정사업은 한국 낙농산업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숨은 공로사업이다. 낙농진흥회보 9월호에 어느 축주가 밝힌 내용을 인용하면 현재 젖소검정율이 45%이나 95%가 된다면 원유수급자료까지 나올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개량사업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재원이 뒤따른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근간산업만은 기본적으로 흔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본 젖소개량부는 매월 농장별로 검정우 개체가 지닌 유량에서부터 유단백·초산월령등 낙농정보 상황을 목장에서도 손쉽게 인터넷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이용을 바란다. 개체식별제도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일본은 지난해 광우병이 터지면서 지난해 11월부터 독립행정기관인 가축개량센터에서 주관하여 이표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식품의 안전성과도 직접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월 2일 중장기 가축개량종합대책을 고시와 시책까지 문서로 발표한바 있다. 2005년까지 검정사업 보급율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의 애로사항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이 같은 분위기라면 검정사업은 시책과 예산이 따로 놀아날 우려 마저 없지 않다. 목장경영 쇄신과 대외경쟁력제고 차원에서 검정사업은 대폭 확대 지원되어야만 한다. ▲사회=현재 추진중인 젖소검정사업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열띤 토론에 응해주신 참석자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