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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값 폭락 어떻게 할 것인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10.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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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최근 몇 년간 반복되고 있는 돼지값 연중 사이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농협조사결과에 의하면 9월 30일 현재 산지 성돈가격(1백kg기준)이 평균 12만6천원까지 하락했으며 지역별로 강원도가 11만9천원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9월 평균은 13만6천원이다.
이는 지난 6월 18일 최고 22만6천원(6월 평균 21만7천원)을 기록한 이후 불과 3개여월만에 절반에 가까운 10만원이나 떨어진 것으로 매년 가장 많이 떨어지는 10월에 얼마나 하락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중 국내 돼지값은 매년 6월에 가장 높게 올랐다가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해 10월들어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0년 구제역 발생으로 대일 수출이 중단되면서부터 특히 심해졌으며 올해도 역시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사진1>
지난 3년간의 돼지값을 살펴보면 우선 99년에는 대일 수출이 가장 활발히 이뤄졌던 시기로 년평균 가격이 19만9천원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월별로는 가장 높은 시기인 6월에 평균 22만원이었고 11월에 최저로 내려갔을때도 17만5천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가격을 보였다.
그러나 2000년 4월 구제역 발생으로 대일 수출이 중단됨에 따라 10월에 최저 10만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며 연평균은 16만6천원이었고 최고인 6월에 20만7천원, 최저인 10월에 11만5천원 이었다.
2001년에는 연평균 17만4천원이었으며 최고 6월 평균 20만8천원, 최저인 10월에는 14만2천원을 기록했었다.
금년도에도 역시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 지난 6월 평균 21만7천원으로 대일수출이 활발히 진행되던 99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올랐으나 불과 3개월만인 9월 평균 13만9천원으로 99년 9월 21만원, 2000년 9월 14만1천원, 2001년 9월 14만2천원이었던것과 비교할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양돈업계에서는 지난 2000년 10월 10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당시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10월에 얼마큼 떨어질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매년 계절에 따라 돼지값이 변동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 나라의 계절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여기에 삼겹살, 목심 위주로 구워먹는 식문화에서 기인된다.
이같이 반복되고 있는 연중 돼지값 사이클 때문에 정부나 양돈업계에서는 매년 하반기에 돼지값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을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사진3>
그동안 돼지값 하락시 정부나 양돈업계에서 대책을 살펴보면 몇가지 사항은 공통적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중 가장 적극적인 대책으로 일정기간 경영비 이하로 하락시 수매를 실시하고 있다. 또 비선호부위를 대량으로 소진할 수 있는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여기에 국내 비선호부위 소비확대를 위한 요리개발, 모돈자육감축운동, TV광고 등을 실시해 왔다.
2000년 10월 10만원대까지 하락하자 돼지값 안정을 위한 대책으로는 우선 업계 스스로가 모돈 10% 자율감축 운동을 펼쳤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정부에서 2000년 10월 5일부터 민간육가공업체에 3백35억원을 지원 수매를 실시해 11월부터 돼지값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역시 10월 돼지값이 하락함에 따라 양돈업계는 스스로 자조금을 모아 돼지고기 비선호부위 소비확대를 위한 TV광고를 실시했으며 비선호부위의 소진을 위해 러시아, 필리핀 등지에 4만2천톤을 수출했으며 역시 3백40억원을 민간육가공업체 지원, 돼지고기 수매를 실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업계 스스로가 TV광고 실시 등의 노력에 힘입어 2000년도보다 하락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상황과 올해를 비교할 때 돼지값의 흐름은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약간의 차이가 나고 있다.
우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사육두수면에서 사상최대인 9백만두를 넘어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났다는데 있다.
사육두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구제역 청정국의 지위를 획득하면서 농가들은 돼지고기 대일 수출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육두수를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돼지콜레라, 구제역 발생으로 대일수출 재개가 이뤄지지 않았고 여기에 지난해 비선호부위의 상당부분을 소진하던 러시아, 필리핀 등지로의 수출 실적도 미미한 수준으로 부위별 수급불균형 해소에 기여해온 돼지고기 수출길이 막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돼지고기 수출은 지난 99년도에 8만톤, 2000년도는 2만8천톤, 2001년 4만2천톤을 러시아, 필리핀 등에 수출, 비선호부위의 소진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되고 있다.<사진2>
여기에 금년도 상반기에 고돈가를 유지하면서 중소육가공체의 경연난 악화로 인해 원료돈 구매가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이다.
이처럼 사육두수 증가와 비선호부위 수출 중단으로 인해 10월에 돼지값이 상당히 큰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또 그동안 돼지값 안정을 위해 추진하던 각종 대책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강구되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양돈농가 입장에서는 돼지값 안정과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서 몇 년간 돼지값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춘 농장경영 기법 도입이 절실하다.
매년 반복되는 돼지값 사이클 때문에 양돈농가 입장에서는 연중 3분의 1가량을 적자 경영을 해야하는 입장이지만 이 기간동안 연중 출하물량이 집중되는 만큼 이 기간동안 얼만큼 긴축 경영과 생산성 향상에 얼마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연중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관련업계나 정부에서는 부위별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매년 돼지값 안정 대책으로 빠지지 않고 있는 비선호부위 소비촉진을 추진하고 있으나 삼겹살, 목심 위주의 구이 문화 변화시키는데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는 여론이다. 또한 돼지 산지가격의 하락만큼 소비자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것이 돼지고기 소비 촉진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인 축산자조금을 차질없이 진행시켜 돼지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계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년도에도 정부에서는 민간육가공업체를 통한 수매를 실시할 계획이며 양돈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TV광고 실시하고 있다.
양돈관계자들은 특히 올해는 구제역 발생 등 특별한 변수가 많아 돼지값이 3개월만에 급락한 사례가 보기 드물다고 우려하면서 정부나 협동조합중앙회, 관련업계의 적절하고도 시급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