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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기자재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최광재 농업기계화연구소 연구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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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나라의 축산기계는 기술수준으로 볼 때 선진국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재래식 사육시설에서 인력으로 가축을 사육해왔으나 "90년대 들어서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인 자금지원 정책을 추진하였고 이에 대해 농가에서는 축산기계 및 시설에 과감하게 투자하므로서 축산업과 축산기계산업이 모두 크게 발전하여 이제는 축산업과 축산기계 생산분야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0여년간 축산기계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90년대 초기에 철공소 수준의 축산기계생산회사가 단기간 내에 우리나라의 중견 축산기계생산회사로 부상하였으며 이들 회사들은 오대양 육대주를 뛰어다니며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도입하고 생산기술을 축적하여 오늘의 축산한국을 뒷받침해오고 있다.
얼마 전부터 트레일러, 쟁기, 로타리 등 후판을 가공하여 일반 농작업기를 제조하던 여러 생산업체에서 축산기계를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생산하게 되어 이제는 더 많은 축산기계 생산자 가족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우리나라 축산기계회사들의 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어두운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어떤 회사는 직원을 감축하여 구조 조정하는 회사가 있으며, 제1, 제2 공장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을 공장 한곳으로 통합하는 경우도 있고, 생산제품을 밭작물 등 타 분야 농기계 생산으로 다각화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농기계생산 자금압박으로 아예 축산기계생산공장을 처분하는 회사도 있다.
<사진1>왜 농기계 회사가 이렇게 어려운가에 대한 이유는 국내 축산기계의 수요가 줄어 판매량이 감소되기 때문인데, 기종에 따라서는 이미 대부분의 시설이나 축산기계를 축산농가가 모두 구입했기 때문에 신규 수요가 별로 없고 아직 대체 수요시기 까지는 더 기다려야하는 기종을 생산하는 업종이 있고, 또 다른 이유는 전부터 사료로 사용해오던 볏짚을 아예 외국산 수입 목초를 구입하는 농가가 크게 증가하여 볏짚을 처리하는 기종의 수요가 감소하여 어려움을 겪고있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농축산물 수입개방이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쇠고기 수입이 완전 개방되어 한·육우 비육두수가 "97년 290만두에서 현재 절반인 140만두 수준으로 감소되었다. 한·육우 사육농가수와 사육두수가 감소되니 자연 시장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현재 사육농가에서 조차 사업전망이 불투명하여 신규 기계구입을 꺼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축산기계산업은 앞으로 수요가 적어지고 침체되어 발전하기 어려운가 ? 결론은 그렇지는 않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정면돌파 해 나가야 한다.
어떤 회사는 우리나라 축산기계의 시장이 포화상태이니 아예 중국이나 동남아로 싸들고 가서 사업하겠다는 회사도 있지만 밖으로만 나간다고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잃은 회사가 해외에 나가서 성공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므로,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국내에서부터 세계 굴지의 생산업체 제품과 한판 겨를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 축산기반은 튼튼하다. 현재 주요 가축의 사육규모를 지난 "85년과 비교하면 산란계는 37백만수 에서 50백만수로 1.4배, 육계는 17백만수에서 72백만수로 약 4.2배, 젖소는 39만두에서 54만두로 1.4배, 돼지는 3백만두에서 9.6백만두로 약 3배 증가하였다. 비록 한·육우의 경우는 쇠고기 수입개방에 따라 26백만두에서 15백만두로 57%정도 감소되긴 하였으나 이와 같이 전반적인 가축사육두수의 증가 추세는 바로 축산기계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단기간에 이처럼 축산업과 축산기계산업의 규모가 급격히 팽창한 나라가 어디에 또 있는가 ? 이와 같이 축산물의 소비량이 증가하게 된 원인은 기성세대에 비해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한 "80년대 이후부터 자라온 젊은 세대가 육류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며 어릴 때 길들여온 우유, 계란, 햄버거, 소세지 등 육류를 많이 섭취하던 식생활은 세월이 가도 변화되지 않으므로 우리나라 국민의 축산물소비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다.
가축의 종류에 따라 국제경쟁력에 차이는 있겠으나 농후사료로 사육하는 돼지와 닭은 어느 나라든지 공급가격이 가장 저렴한 미국산 곡물을 수입하여 가축을 사양할 것이므로 축산물 생산 원자재인 가축의 사료비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제경쟁력은 사육시설의 현대화, 질병관리의 과학화를 통하여 국민의 식생활 습관에 맞는 축산물 생산, 위생적인 안전축산물 생산 및 축산물의 품질 고급화, 특히 생산시설의 자동화 기술개발을 통하여 해외수입이 더 개방되어도 축산업은 신축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고 본다.
그러면 앞으로 축산기계 발전방향은 어디다 두어야 하는가 ? 현재 축산기계산업이 모두들 어렵다고 하지만 더러는 아주 잘 나가는 회사들도 있다. 이들 회사는 주로 해외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회사이다. 그러므로 회사의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항상 수출산업으로 유지해나간다면 국내적으로 경제위기상황이 오든, 축산업의 불황이 오든, 전세계라는 거대시장을 항상 곁에 두고 있으면 축산기계 생산업은 지속 발전할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의 축산기계를 복제생산하기 위해 미주와 유럽의 전시회를 열심히 찾아다니던 해외정보수집 역량을 전시회 참관차 출국하는 길에, 그리고 귀국 길에 동남아나 중동에 거쳐온다든지 하여 해외시장개척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는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본다. 해외 시장개척은 아무래도 닭고기를 좋아하는 동남아, 아프리카에,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중국 등에 꽤 수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축산기계공업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 중동, 오세아니아, 캐나다, 중국 등이 모두 우리나라 축산기계의 수출대상국 이다. 연초에 인도네시아에서 출장중 지나치는 길에 산란계농장을 들어가 본 일이 있는데 쟝글속에 십여동의 무창계사가 일렬로 들어선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개도국이라고 해서 구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우습게 볼일이 아니다.
<사진2>최근 일본의 축산기계는 생산비가 높아서 해외에 수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 기계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기종이라면 일본에도 진출이 가능할 것이므로 적극적으로 일본시장을 개척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특히 한·일간 산업협력차원에서 국내에서 OEM으로 생산하여 수출할 수가 있다.
또한 앞으로 축산기계의 발전목표는 양적인 향상 보다 질적인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되며, 현재 세계적인 굴지의 생산업체를 능가할 새로운 지식기반을 갖추고 고부가가치 기술을 창출해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주 새롭고 성능이 썩 좋은 기계를 적절한 가격에 공급한다면 어느 나라의 소비자가 이를 외면하겠는가. 국내에서도 이와 같이 축산기계가 가장 발달한 유럽과 미주에 진출해서 좋은 성과를 얻고있는 회사가 하나둘이 아니다. 축산기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나라가 크고 가축의 사육두수가 많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등은 유럽에서도 국토와 인구가 작은 나라이며 스웨덴의 경우도 인구가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 이들 모두 세계 굴지의 축산기계 전문생산회사가 많이 육성되어 있다.
근년에는 농림부의 신기술농기계로 선정될 수 있는 가능성과 절차에 대해 농기계생산회사로부터 많은 문의전화가 걸려온다. 이 신기술농기계는 우리나라에 보급되고 있지 않은 농기계로서 농기계생산업체가 개발하여 선정되면 정부는 농가보급 촉진을 위해 2년간 농기계구입자금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개발기종이 신기술농기계로 선정되려면 유사한 농기계가 국내에 개발되어 있지 않아야 하고 기계의 구조, 소재, 시스템 구성이 기술적으로 정교하고 실용성과 국내 파급효과가 커야한다. 한마디로 누가 보아도 깜짝 놀랄만한 농기계라야 한다. 축산기계생산회사에서는 이와 같은 신기술농기계 이상의 최신농기계를 지속적으로 많이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나라는 축사가 마을의 민가와 한 지역에 섞여 있어서 악취, 파리, 오폐수 등을 풍기고 방출하여 인근 주민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웃사촌이라서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얼마나 축산업을 그만두길 바라고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는 마을 인근에 있는 축산농가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서 악취, 폐수를 방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점차 축산공해 관련 정부의 법적 규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며, 공해문제의 해결 없이는 축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도 없으므로 모든 축산기계회사에서는 축산공해처리 관련 기계 및 시설의 기술을 개발하여 1업체 1품목의 축산공해처리 기계생산 품목을 갖고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축산공해 처리분야는 획기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사업에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지만, 축산공해 처리분야는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농가에게 기계 및 시설의 구입자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축산물의 소비증가로 인하여 우리 나라 쌀의 재고량이 너무 많이 누적되어 정부에서는 앞으로 우리나라 논의 일부 면적에 벼농사 대신에 콩, 잡곡 등의 밭작물 재배의 확대를 권장해 나갈 전망이다. 논에 사료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되면 논토양에 적합한 옥수수, 맥류, 수단그라스 등의 밭 사료작물 재배 기계화 기술발전이 필요하며, 논 토양의 특성상 아무래도 기존 사료작물 재배용 농작업기에 비해 보다 작업이 편리한 농작업기가 새로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사료작물 재배기계생산회사에서는 이에 대비한 기계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