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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특성 무시한 구조개선 축협만 피해

농협 조합구조개선 합병만이 최선인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1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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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경영이 부실한 일선축협에 대해 부실의 원인이나 내용측면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회계상 부실조합’이란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댄채 합병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농협의 부실조합 구조개선은 재고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구조개선법에 따라 회원조합 통폐합과 재무구조개선을 추진하면서 일선축협 관계자들은 현재 단행되고 있는 획일적 구조조정이 양축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축산업과 나아가 협동조합발전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여론은 회원축협 관계자들 사이에서 단위농협과의 형평성이나 합병기준의 모호성이 지적되고 일부 합병조합에서 역기능이 나타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합병추진 실태
농협중앙회는 기금관리위원회를 통해 조합구조개선을 추진한 결과, 지난 11일 현재까지 10개 회원축협이 합병등기를 완료하고 새간판을 달았다. 이들 조합외에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합병을 의결한 회원축협도 6개에 달한다.
또 현재 합병추진중인 조합은 모두 25개로 이중 6개는 기본협정을 체결했으며 2개는 가계약 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정지 조합은 1개이며 합병유예 조합은 25개이다. 이들 합병대상 조합은 12월10일까지, 유예조합들은 12월말까지 합병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재무구조개선 조합을 대상으로 한 경영개선이행약정(MOU)은 해당조합중 2개 조합을 제외한 83개 조합이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기준에 대한 여론
조합 구조개선을 보는 일선축협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일할 의욕을 잃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저변에는 축협의 특성상 할 수밖에 없는 경제사업에 대해 사업기반 구축을 비롯 제대로된 평가없이 부실조합으로 지정된 사례가 많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한마디로 부실조합으로 판정한 기준에 대해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실(우려)조합들은 기금관리위원회 구조개선자금지원규정에 따른 ‘회계상부실’조합들이다. 이들 조합은 전산입력된 대차대조표에 의한 획일적 기준에 의해 정해졌으며 여기에 중앙회가 매년 실시하는 경영평가등급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보니 실제로 조합원 실익을 위해 어렵게 추진해온 경제사업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경제사업 부실의 경우 사업 특성상 정책부실인지, 조합의 과도한 고정투자등 방만한 경영에 따른 부실인지 또는 외부환경등에 의한 일시적인 부실인지에 대한 정확하고도 입체적인 평가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획일적 기준에 따르다 보니 제대로된 평가조차 못받아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단 부실조합으로 낙인찍히면 축산업과 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기 힘든 여건에 직면하기 때문에 이같은 불만은 쉽게 흘려버릴 소리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이같은 기준에 의한 부실(우려)조합들 역시 거의 비슷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신용사업 의존도가 높은 도시형조합보다 농촌형조합들이 많다는 점이다. 양축조합원들을 위한 경제사업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지닌 농촌형조합들이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는 대목이다.
일부 중앙회 관계자들도 ‘회계상부실’만을 부실조합의 기준으로 적용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중앙회 인력과 예산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경영실사에 따른 부실조합 선정이 어렵다며 전산입력된 사항만으로 부실조합을 판정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조합원들은 위한다면 정확한 기준과 현장평가를 토대로 누구나 인정하거나 수긍할 수 있는 구조개선이 추진돼야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구조개선조합 지원문제
구조개선 대상조합들은 중앙회의 지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사실 전국 회원축협장들은 지난 5월 중앙회에 대해 구조개선 조합에 대한 선자금지원에 따른 자체경영개선후 구조개선을 요구한바 있다.
이같은 주장은 지금 당장은 부실하더라도 약간의 도움만 있으면 강력한 자체개혁을 통해 제위치를 찾을 수 있는 조합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더욱이 통합 이전부터 농협중앙회가 일부 회원농협에 조합당 몇백억씩 지원했고 그 지원이 통합후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회원축협 관계자들은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주장해왔다. 회원농협에는 준비기간과 지원이 충분했던 반면에 회원축협에는 군사작전형태의 일사천리식 구조개선을 강행하고 있다는 불만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미 합병한 조합들도 자금지원에 상당히 목말라 하고 있는 실정이다. 2개 이상의 조합이 서로 합병해 기존 조합의 본소와 지사무소등 부동산을 매각처분하는 과정에서 몇차례 유찰되는 현상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가격 하락등 오히려 손실이 커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합병자금은 쉽게 내려가지 않으면서도 고정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만 조합이 떠안는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조합원 의결까지 거쳐 합병한 조합이 합병후 오히려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면 구조개선의 의미가 없는 만큼 합병조합에 대해선 최우선적인 자금지원이 추진돼야 마땅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전문성은 지켜지는가
조합 구조개선에서 양축농가와 축협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전문성 상실이다. 현재 진행중인 구조개선은 업종·지역조합 구분없이 획일적 기준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구조개선이 마무리되면 권역별로 업종조합 하나없는 현상이 나타나 전문성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조합원과 조합의 경제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최소한 권역별로 전문조합이 자리하고 제역할을 다해야 하는데 획일적 구조개선에서는 축종과 전문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는 양계조합 6개를 1개 조합으로 묶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협동조합 관계자들은 전국에 하나의 조합이 존재한다면 해당 조합원들이 조합을 전이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구조개선을 명분으로 최소한의 전문성마저 갖지 못하도록 강제합병할 경우 순발력 있게 제대로된 사업하나 못 펼치고 도태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양봉조합, 양돈조합에서도 일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통합후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회원축협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지역축협이나 업종축협이나 사업을 하면 축산업의 특성상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신용사업으로 연명할수도 없는 것이고 보면 축협은 날로 규모화되고 있는 축산경영인들과 괴리현상이 깊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신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