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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없는' 농기계 박람회

박윤만 기자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1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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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서울국제농업기계박람회가 지난 8일 개관하여 5박 6일간의 전람 일정을 마치고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농림부가 주최하고 코엑스와 농기계조합 주관하에 개최된 이번 박람회는 올해로 6번째로 치루어지는 행사인만큼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개선, 성황리에 개최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박람회가 개막되자 참여한 전시업체로부터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무엇보다 박람회장을 찾는 관람객이 많아야 하는데 하루종일 있어봐야 관람객은 불과 몇 명에 불과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전시 참여 직원들간 잡담으로 시간을 죽이다가 하루가 지나면 주변 숙소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오죽했으면 전시 홍보용으로 제작한 팜플렛이 6일간 1천부도 나가지 않아 다시 들고가야 했을까. 그렇지 않아도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박람회를 통해 혹시나 기대효과라도 있을까 싶어 적지 않은 부스 비용과 전시 비용을 부담하면서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보기에도 딱했다.
한업체는 그동안 거래해오던 농장에 전화를 걸어 "전시에 참가하고 있으니 한번 방문해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정작 그 농가는 박람회 개최 사실조차 모르고 있더라며 박람회를 주관한 관계자들에게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또 "차라리 전시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부스료와 인건비라도 부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람회 개최 관계자들을 거듭 원망했다.
전시 참여업체들은 이밖에도 이번 박람회가 몇몇업체의 부스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볼만한 전시관이 없어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한데다, 멀리 지방에서 온 관람객에게 잠시 다리를 펴고 쉴곳조차 제대로 없었으며, 동시에 주차비의 부담과 단체 관람객의 관람시간 부족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전시기간중 16개국에서 323개업체가 참여하고, 이를 계기로 3천5백만불이상의 수출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국제전시회 인증기관인 UFI(국제전시회협회)에서 인증을 받아 국제수준의 무역전시회가 될 것"이라는 행사 주관 관계자들의 말이 무색하게 썰렁한 전시회에 결국 전시 참여업체만 골탕을 먹게된 셈이다.
물론 이번 박람회가 썰렁한데 대해서는 행사 관계자들도 나름대로 할말이 있다. 이를테면 KBS 방송을 통한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적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썰렁한 박람회가 됐다는데 대해서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저 박람회 자리만 깔아 놓으면 전시 업체들이 알아서 참여하고 관람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겠지'하는 타성에 젖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과연 성공적인 박람회를 위하여 관람객, 특히 농기계나 축산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실수요자인 농민을 박람회에 찾아 오게 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박람회를 이것으로 끝내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면 이번 박람회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반성할 일은 반성하고 고칠일은 고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할 것임을 강조해두고 싶다. <박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