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해도 마지막 한달을 남기고 있다. 축산업계는 지난 한해동안 무엇을 했는가 조용히 돌아볼 시간이다. 이는 2003년을 맞이할 준비의 시간이기도 하다. 2002년 한해를 결산하며, 축산인 개개인이 보낸 한해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축종별 산업별로 2002년 한해를 되돌아 본다. <편집자> 한우인들에게 2002년 한해는 어느해 못지 않게 한우를 지키기 위해 고군 분투했던 한해로 평가된다. 그야말로 한우가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던히 몸부림쳤던 한해로 기록될 것 같다. 올해의 한우 업계를 장식한 '키워드'는 역시 '수입 생우'였다. 지난해 수입 생우 저지에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한우업계는 연초부터 또 다시 거론되는 생우 수입에 촉각을 곤두 세우기 시작했다. 수입생우협회가 결성되면서 생우 수입이 더욱 조직적으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그렇지 않아도 한우사육기반 붕괴위기에 있던 한우 업계는 불안심리에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한우협회는 '만만운동'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한우인 만명이 한 사람당 1만원씩 1억원을 모아 한우산업을 지키는 일에 보탬이 되고자한 이 운동은 돈을 얼마 모은다는 의미 그 이상의 가치를 발휘했다. 한우인들의 한우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이 운동을 통해 확인하고 또 그 의지를 결집시켰다는 것은 한우인들의 한우 산업 지키기 역사에 길이 남을 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1백일간 추진키로했던 이 운동은 그러나 결코 순조롭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운동 중간에 구제역 발생으로 멈칫하자 이 운동의 목표기간을 9월까지 연장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룩한 성과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를 자축할 틈도 없이 호주산 생우 5백63두가 인천공항을 통해 수입되자 한우 업계는 또 한 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우인들은 수입 생우의 농가 입식 저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농가 입식 저지 실패'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한우인들은 하지만 수입 생우에 사료를 공급한 업체에 불매 운동에 나섬으로써 생우 수입 업체와 수입 생우 입식 관계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우 사육 현장에서는 한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급화를 통한 품질 차별화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것은 '브랜드육 경매'라는 실체로 나타났다. 지난 7월 홍천 '늘푸름한우'가 국내 최초로 브랜드육 경매를 시작한지 1주년을 맞이했는가 하면 '합천황토한우'와 고흥 '유자골한우'가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에서 브랜드 경매에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늘푸름한우'는 2001년 7월 11일부터 올 6월 11일까지 1년여 동안 브랜드 경매을 실시한 결과 총 5백16두를 출하해 이중 3백38두인 65.4%가 1등급 이상을 받았으며 평균 출하체중은 6백12kg에 지육 평균이 3백57kg의 성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쇠고기 수출국들의 국내 쇠고기 시장 공략은 더욱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져 그동안 시식회 등 마케팅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이제는 '미국산' '호주산' 등의 브랜드로 동네 정육점 단계의 전문 직영 매장이 하나둘 문을 여는등 한우인들이 수입 생우 문제에 매달린 사이 생우가 아닌 고기에 의해 안방을 조금씩 빼앗겼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