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1∼2년간 버틸 자신이 없는 기업이라면 지금이라도 손터는 게 사는 길이라고들 합니다." 한 때 안정국면을 되찾을 것 만 같았던 육계가격이 얼마되지 않아 다시 폭락세로 돌아서자 한계열화업체 경영자는 이같은 말로 향후 전망을 대신했다. 지난 6일 현재 관련단체들이 조사한 산지육계가격은 kg당 6백∼7백원선, 그러나 그 며칠전서부터는 지역에 따라 최하 4백원까지 거래되는 등 끝이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육계업계 사상 최악의 불황 도래'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계열화업체에서 비축에 돌입, 산지가격이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는 있으나 이를 그다지 비중있게 받아들이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차피 비축도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이들 물량은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시중에 풀릴 것이 분명한만큼 장기불황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육계계열화업계의 닭고기 비축량은 지난 7일 현재 부분육을 포함해 최고 1천만수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계육협회가 지난 11월말경 회원사를 상대로 조사한 물량이 7백만수를 넘어선 만큼, 조사에 응하지 않은 업체 물량을 포함시키고 여기에 폭락세를 보여온 며칠간 산지육계가격을 감안하면 결코 황당한 수치는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전년동기와 대비해 거의 4배에 가까운 물량이다. 반면 닭고기 소비는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 침체와 최근에 연이어진 각종 악재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의 한전문가는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업체로 매년 매출증가를 보여왔던 롯데리아가 올해 15%이상의 매출 감소를 나타냈다는 것은 그만큼 닭고기 외식부문도 부진을 보이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년 10% 수준의 소비신장을 보여오며 IMF 당시에도 줄지 않았다던 닭고기소비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생산측면만을 놓고 볼 때 예년의 소비수준을 유지했다면 이달초까진 적어도 생산비 이상의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지난달 1천3백원까지 올랐던 육계가격이 10일을 넘기지 못한채 무너진 것이 바로 그 증거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본지 12월6일자 6면 참조> 따라서 지난해 수준정도의 생산량을 유지한다고 해도 육계가격이 생산비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이달중순부터 육계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종계입식량은 생산잠재력의 절반수준을 다소 상회하며 대폭 감소했지만 올들어 10월까지 종계입식량이 모두 4백23만6천7백52수로 전년동기 대비 16.6%가 늘어났다. 내년 하반기는 차지하고라도 6월까지는 전혀 가격 안정국면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닭고기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육계생산성도 그 어느 때 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질병 확산에 따른 수급조절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불황의 장기화로 육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계열화업체들 그 어느 때 보다 경영에 심각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한 계열화업체의 경영자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지금까지는 지난해 벌어들인 돈가지고 버텼다지만 이제는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 생산비이하의 가격은 곧바로 회사경영을 압박하는 누적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올들어 kg당 5백원이하로 떨어지는 불황에도 불구 의외로 계열화업체들의 경영난이 표면화 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종계업계도 편안할 리 없다. 일부에서는 내년초에는 공짜 병아리가 속출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과잉체계 탈피를 위한 업계 공동의 대응책을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들다. 원종계부터가 하림과 삼화원종 한국원종 3개 업체들의 첨예한 이해차이로로 공동 감축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난 6일 종계·종란의 수급조절위원회에서 이들은 당초 계획한데로의 원종계수입입장을 고수, 생산과잉체계의 확실한 정착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얼마전 실시됐던 종계조기도태를 통한 종계감축 사업의 상시사업화도 양계수급안정위원회의 예산현실을 감안할 때 기대하기 힘들뿐더러 장기간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 닭고기 수매비축은 더더욱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현실을 감안한 종계 청정화 사업을 통해 인위적인 종계감축을 추진, 생산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찬반논란 가운데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와함께 자조금 사업과 연계한 소비홍보 확대와 함께 새로운 닭고기 제품 개발로 위축돼 있는 닭고기 시장활성화와 새로운 시장개척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