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배합사료산업은 한마디로 '우수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왜냐면 10월말까지 배합사료 총 생산량이 1천2백16만2천톤으로 전년같은 기간대비 6% 증가한데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금년 배합사료 총 생산량은 1천5백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 그러니까 10월말 현재 생산량을 보면 양돈용이 8.1% 증가했고, 양계용 또한 5.4%. 그리고 기타용도 34.8%로 큰 폭 증가한 반면 낙농용 사료와 비육우용 사료가 0.9%, 1.3% 각각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양돈과 양계의 사육마리수의 증가에 기인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올해의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안전성'. 그도 그럴것이 7월 1일 PL법(제조물책임법) 시행에 따른 품질과 안전성을 등한시할 수 없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대기업군 배합사료업체들 대부분이 HACCP 시행에 들어갔다. 물론 PL법 시행과 무관하게 이미 HACCP를 도입한 선두업체도 있지만 올 들어 이같은 이유로 부쩍 HACCP를 시행하는 업체가 늘어난 것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더욱이 일본의 광우병 파동과 국내에서의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발생 등 악성가축질병으로 인해 국내 축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자 정부는 만의 하나에 대비한 사료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하는 작업도 있었다. 특히 광우병의 원인이 육골분일 수 있다는 역학조사에 따라 우리도 육골분을 초식가축 사료에는 전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대책도 마련했다. 그리고 환율하락과 국제곡물가의 안정에 힘입어 상반기에 두 차례에 걸쳐 6% 내외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으나 아쉽게도 하반기들어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는데다 환율마저 상승곡선을 그림에 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처럼 국제곡물가 불안정과 환율 변동에 따라 국내 배합사료업계가 울고 웃어야 하는 상황에서 몇 년전부터 배합사료업계의 숙원 사항으로 꼽히고 있는 사료원료 무관세를 이루지 못하고 또 한해를 넘겨야 하는 아픔을 안게 됐다. 사실 배합사료 가격을 안정시키고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료원료에 대해 일본과 같이 무관세를 운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세수 확보니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매년마다 할당관세를 운용하고 있는데 할당관세라도 적용 품목을 확대하는 탄력적인 운용을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정책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배합사료와 축산물의 국제경쟁력은 그만큼 외국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게 돼 갈수록 외국 축산물에 우리의 축산물 시장을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니까 올 한해의 배합사료업계는 '사료도 식품처럼'이라는 컨셉으로 품질과 안전성에 만전을 기한 한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사료원료 무관세를 이뤄내지 못한 점은 내년에 해결해야 할 과제로 또 다시 남게 됐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