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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진산농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1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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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아무나 키우는 것이 아니고, 돼지 키워서 아무나 돈 버는 것이 아닙니다"
경북 경산시 자인면 남신리 1백54번지에서 돼지 2천여두를 사육하고 있는 진산농장 정병규(60세) 사장의 첫 말문을 이렇게 연다.
언 듯 유행가 가사처럼 들리는 얘기같지만 오랜 양돈경험에서 우러나온 깊은 철학이 담겨있는 말이다.
그만큼 돼지키우는 것에 열과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농장 구석구석 정사장의 비질 흔적이 남아있고, 농장 한켠에 드릴 등 작업공구와 농기구들이 일사분란하게 정리되어 있다. 농장 구석구석에 티끌하나 없을 정도다.
정사장이 양돈에 몸을 담은 것은 지난 1980년대 초.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20년 노하우 덕분인지 그의 농장을 둘러보면 군데군데 그만의 비결이 눈에 띈다.
우선 시설을 보면 물탱크의 경우 보온을 해 하절기에는 시원하게, 동절기에는 따뜻하게 급수를 하고 있다.
또 환기를 위해 지붕의 용마루를 모두 뜯어내고 벽밑에 환기휀을 설치하는 한편, 암모니아 가스 제거를 위해 밑부분의 공기를 밀어내주고 있다. 또 비육돈사의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에 의해 윈치커튼이 자동으로 개폐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주)한동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다폰F'를 이용해 돈사내에는 전혀 암모니아 가스냄새를 맡아보기 어렵다.
뿐만아니다. 직접 양돈관련 서적과 양돈선지자를 찾아 공부해 직접 설계한 자돈사는 같은 돈사안에서도 각 돈방이 모두 밀폐 격리되어 있다. 마치 중간에 복도를 두고 양쪽에 사무실이 늘어선 오피스텔을 연상하게 한다. 이를 통해 질병관리는 물론 보온관리 등 여러 가지 점에서 유리하다. 설계를 직접하고 개별로 발주해 시공을 직접 감리하다보니 시설비도 절반인 2억수준에서 끝냈다.
이를 통해 철저한 올인-올아웃이 가능하단다.
정사장의 돈방은 각 돈방당 80-1백두 정도가 사육되고 있다. 이렇게 하다보니 각 돈방당 20여두를 사육할때보다 층아리가 없이 골고루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방역관리도 남다르다. 안개분무소독을 2일간격으로 실시하고 매주 수요일 육성돈사를, 토요일은 분만사를 직접 실시하는 것은 남과 같다. 또 예방접종프로그램에 따라 철저하게 예방접을 실시하는 것도 남과 다르지 않지만 다만 자가백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국내 모 백신제조사에 의뢰해 글래서씨병은 물론 파스튜렐라폐렴, 흉막폐렴, 등 8가지를 3차레에 걸쳐 접종하고 있다.
자가백신을 사용하기 전에는 수입산 백신을 사용했지만 2년전부터 자가백신을 도입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철저한 백신접종과 함께 항생제를 이용한 클리닝을 하고 있다. 클리닝 비용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폐사로 인한 손실을 대비해 보면 클리닝 비용이 더싸고 생산성이 더 올라간다는 것이 정사장의 지론이다.
물론 아픔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가을 백신과 관련한 말못할 사정이 생겨 글래서씨병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하루에 5-6두의 돼지가 죽어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동안은 폐사된 돼지가 없어 '개먹이 줄 것'도 없었을 정도였으니 걱정이 여간 큰 것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폐사된 돼지에 대한 부검결과 '글래서씨병'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주)한동에서 판매하고 있는 '플로피그'를 급여하고부터 이런 문제를 깨끗이 해결했다. '플로피그'를 급여한지 1주일만에 폐사율이 줄어들더니 믿을수 없는 만큼 글래서씨병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정사장의 '플로피그' 급여방식은 사료톤당 2kg을 골고루 섞어 급여했다.
정사장은 "농장주 스스로가 열심히 노력해 생산성을 올리지 않으면 돈버는 양돈업을 할 수 없다"며 "돼지 폐사가 일어나면 월간 몇두가 폐사하고, 폐사원인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살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가야만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