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축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뭐니 뭐니해도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재발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한데 이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경기도 안성과 용인, 평택,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농가들의 어려움이 컸습니다. 여기에 하반기들어 강화군과 김포시, 이천시등지에서도 돼지콜레라가 발생해 아직까지 청정화가 되지 못했습니다. 올해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 판아시아 O1형으로 중국이나 몽골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구제역과 바이러스 타입이 동일한 것으로 판명나 이들 지역으로부터 유입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뿐만아니라 인천광역시 강화군이나 김포시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의 경우도 과거 국내에서 발생했던 바이러스 타입 3형이 아닌 2형으로 판명났습니다. 바이러스 타입 2형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주로 중국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볼 때 국경검역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는 한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제역 현장에서 가장 빛을 발했던 것은 아무래도 구제역 간이진단킷트였습니다. 수포병변이 보이면 바로 현장에서 검사해 양성유무를 확인하고 살처분을 할 수있어 돼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읍에도 조기에 청정화를 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구제역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은 역시 양돈산업 분야일 것입니다. 올해초 양돈업계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대일 돼지고기 수출재개가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일부 관계자들은 유사이래 최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으니까요 특히 지난 4월에는 제주도 돼지고기가 수출재개 됐으나 일본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되돌아와야만 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구제역이라는 복병 때문에 2002년도 양돈업계는 그야말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터널을 아직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내년도에도 그리 밝지 않다는게 양돈인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돼지콜레라의 경우 백신접종 중단 1년만에 다시 재개 되는 등 돼지콜레라 청정화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일부에서는 백신 접종 재개로 인해 백신접종을 원하는 농가가 늘어날 것이라며 청정화에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우려를 보이기도 했으며 해를 넘긴 돼지콜레라 사태의 수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병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연초에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은 돈가를 보였던 것이 7월이후 생산비 이하로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영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한우 산업은 지난해이어 생우 수입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가장 큰 현안이었습니다. 생우 수입을 저지하는데는 결국 실패하긴 했지만 생우 수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만운동을 추진한 것은 매우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한가지 지적하고 넘어갈 것은 한우 사육 통계 문제입니다. 한우의 사육두수에 대한 통계가 매분기 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발표되고 있으나 이를 믿기 어렵다는 말이 농가들 사이 자주 나오고 있는 사실입니다. 전수조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직접확인이 어려워 농가의 말을 듣고 두수를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농가들이 실제로는 사육하고 있지 않으면서 계속 사육하고 있는 것처럼 대답하거나 두수를 불려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개선돼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낙농 업계는 잉여원유처리 문제로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보였습니다. 상반기에 낙농업계는 자구책으로 저능력우 도태를 실시했으나 역시 이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농림부와 낙농진흥회는 잉여원유차등가격제로 가닥을 잡았는데, 여기서 서울우유가 낙농진흥회를 탈퇴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이제 서울우유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감산계획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또한 일부 서울우유 조합원들의 반발로 어떻게 전개될지 두고봐야 겠습니다만 잉여원유 문제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새해에도 낙농업계의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될 것입니다. -육계 산업 분야는 올해 기록적인 불황을 기록했던 만큼 육계업계의 내홍도 그 어느 때 보다 두드러졌습니다. 우선 (주)하림이 천하제일사료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주)하림천하의 상주도계장 건설에서 비롯된 갈 등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상주도계장이 본격가동될 경우 그 운영방향에 따라서는 엄청난 파란에 휩쌓일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실정입니다. 한편 (주)삼화원종이 독주해온 육용종계시장에는 일부계열주체와 종계업계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된 한국원종이 새로이 출범하면서 양측이 감정싸움에 이를 정도로 극한 대립양상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채란업계의 경우 올해 최고 관심사는 '계란등급제'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공식적이든 임의적 모임이든 간에 등급제는 언제부터인가 채란업계의 화두가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대구·경북양계축협을 시작으로 시범사업에 돌입한 이래 올들어 3개작업장이 추가로 선정됨으로써 시행방법에 대한 개선·보완을 요구해온 이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당국이 내년에도 시범사업장 확대를 예고하자 업계는 "사실상 본시행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업계의 대응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축산 관련 산업 분야는 어떠했습니까? 동약분야의 경우 구제역과 돼지콜레라로 소독약 판매가 크게 늘어났지요. -네 그렇습니다. 동물약품협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의 판매량 집계결과 1백81억5천3백18만4천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무려 59.5%의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들 소독약 판매는 개별농가를 대상으로 한 판매량이 아닌 주로 관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 농가차원에서의 소독약 구매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농가에서는 소독약의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급기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소독약을 수거해 효능효과에 대한 검사까지 하는일이 있었지요. 결과는 일단 효능효과에 대한 검사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검역원은 유기물(깔짚, 축분 등)이 있는 상황에서 다시 검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료산업은 안전성에 무게를 둔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안전한 축산물 생산 요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안전한 사료를 컨셉으로 하는 사료 생산전략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아마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료업계가 축산인들과 동고동락한다는 의미에서 각종 기금모금이나 축산물 소비 촉진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축산인들이 어려운데 사료업체들이라고 편할리 없겠지요. -기자재업계의 올 한해는 현상 유지 수준이었다고 할까요? 업계에서 파악하고 있는 올해 기자재 산업 부문 매출은 개보수 부분만 4천억 시장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여기에 신규 시설과 환경부분을 합치면 5천억시장을 상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출은 아직 미약한 상태이지만 매년 두자리 숫자로 늘고 있어 시장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리드기업이 없는 것이 업계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싶습니다. 업체를 이끌고 수출 교두보를 담당할 리드기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미래 지향적인 환경분야를 담당할 투자를 유도하여 환경축산을 선도 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아쉽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 문제도 한 번 짚어보면 아무래도 통합중앙회의 시너지 효과가 어느정도 있었느냐는 것과 구조조정이 가장 큰 관심사였던 것 같습니다. 통합중앙회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습니다. 시너지 효과보다는 축산 홀대로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일선축협의 구조조정은 많은 조합의 합병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합병 과정에서 합병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