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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김동성/ 대한양돈협회 상무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2.12.30 11: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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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새 해가 밝았다. 작년에 구제역과 돼지콜레라로 '홍역'을 넘어서 '전쟁'을 치른 양돈농가들은 기대반, 우려반 심정으로 2003년 새해의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올해는 양돈업계가 구제역과 돼지콜레라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돼지고기 대일 수출이 이루어져 안정된 가운데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해가 되길 전 양돈인들과 함께 기대하면서 2003년 양돈산업에 대해 전망해본다.

1. 돼지 사육동향과 전망
가. 돼지 사육동향
2002년초 양돈농가들은 전년 11월 구제역 청정국 인증, 12월1일 돼지콜레라 백신접종 전면중단 등으로 조성된 대일 돼지고기 수출재개라는 청운의 꿈을 품고 새해를 출발했었다. 연초만 해도 대일 수출재개는 따논당상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꿈은 4월 중순과 5월 초에 재발한 돼지콜레라와 구제역으로 인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수출에 대비해 늘린 모돈은 계속 새끼를 낳을 수 밖에 없었고, 사육두수도 늘어나기만 했다.
그 결과 작년 9월 현재 돼지 사육두수는 9,033천두로 1년 전보다 3%(266천두) 늘어나는 등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모돈두수도 956천두로 0.5%(5천두) 증가했다.
여기서 한가지 특기할 점은, 작년에 구제역 발생(16건)으로 발생농장과 인근의 162농가에서 총 15만8천706두의 돼지가 살처분되고, 돼지콜레라로 약 2만5천두의 돼지가 살처분되었다는 점이다. 만약 구제역과 돼지콜레라로 살처분되지 않았다면 돼지 사육두수는 9백20만∼9백30만두 이상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육호수는 17천호로 1년 전보다 15.9%(3,210호)나 감소했다. 이에따라 호당 사육두수는 534두로 크게 늘었다. 2002년에는 1,000두 미만의 중소규모 농가비중은 감소한 반면, 전기업규모인 1,000두 이상의 농가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전형적인 전기업화가 더욱 두드러진 해였다.
사육두수 증가 현상을 반영해 양돈용 사료 생산량은 10월까지 4,877천톤이 생산되어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젖먹이용이 1,652천톤으로 8.8% 늘어났고, 육성용이 2,277천톤으로 9.5%, 모돈용이 921천톤으로 4.3% 증가했다.

나. 2003년 돼지 사육전망
돼지 사육두수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9월까지 1년 6개월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구제역에 따른 수출재개 불발과 그 여파로 9월부터 12월까지 돼지가격이 생산비를 밑도는 약세를 지속함에 따라 양돈농가들의 사육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더군다나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인천시 강화군과 경기도 김포시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는 양돈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말 양돈농가들이 움직임을 보더라도, 후보돈 입식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뚜렷해 후보돈 가격이 연초에 비해 10% 내외 하락했다. 양돈농가들은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해서 사육시설 계획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현상도 많았다.
2003년의 돼지 사육두수는 일부 농가의 돼지고기 수출재개 기대감과 소값 강세에 따른 돼지고기 대체소비, 외국 연수생제도의 도입에 따른 인력난완화 등 증가요인도 있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내수증가 폭 감소와 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른 사료가격 인상, 구제역·돼지콜레라 발생에 따른 사육의욕 감소, 분뇨처리난, 장기간의 양돈불황에 따른 경영악화, 방역의무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감소 요인도 있다.
따라서 이를 종합하면, 돼지 사육두수는 작년 9월을 9,033천두를 피크로 12월과 금년 3월에는 9월보다 2% 내외로 감소 추세를 보인후, 양돈 여건에 따라 6월 이후 서서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2월에는 8,910천두, 금년 3월은 8,845천두, 6월은 8,960천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 돼지가격 동향과 전망
가. 돼지고기 소비동향
2002년은 수출재개 불발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소비 덕분에 전년보다 평균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10% 가량 늘어난 공급량(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잘 처리한 해였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작년 10월까지 도축두수는 12,557천두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7.6%나 증가했다. 도축 체중도 평균 107kg을 나타내 2001년의 106kg과 2000년의 108kg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또한 돼지고기 수입량(검역기준)은 11월까지 67,444톤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44.8%나 늘어났다. 상반기의 국내 돼지값 강세와 EU의 수입금지 해금의 영향이 컸다. 삼겹살이 전체 수입량의 72.2%를 차지했고, 목심을 합할 경우 83.3%를 차지했다.

나. 돼지가격 동향
2002년 돼지가격은 왕성한 소비가 수출재개 불발에 따른 공급량 증가분을 잘 소화해낸 해였다고 할 수 있다. 국내외 경제성장률 상승과 건축경기 활황, 월드컵 등 국제행사는 돼지고기 소비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돼지값은 1/4분기 18만원대, 2/4분기 20∼21만원대의 고가를 기록한후, 구제역 등의 영향을 받아 예년보다 빠른 7월 하반기 이후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 결과 7월에 18만7천원, 8월 15만7천원으로 떨어진후 9월과 10월에는 13만9천원, 13만7천원으로 주저앉았다. 생산비에서 약 2만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후 11월에 반등세를 보여 15만3천원까지 회복한후 12월에도 15만원대 내외를 오르내렸다.
그 결과 2002년의 산지 돼지값은 17만7천원(추정)을 기록, 전년의 17만4천원보다 1.7%(3천원)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또한 전국 도매시장 평균 지육가격도 2,650∼2,660원을 형성, 전년 평균가격 2,624원보다 1.3% 상승했다.
11월 이후 돼지가격이 2,300원대로 회복한 것은 TV와 라디오광고를 비롯한 시식회 등 적극적이 소비촉진 활동과 육가공업체의 선구매·비축, 강화·김포지역의 돼지콜레라 발생에 따른 이동제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 2003년 돼지가격 전망
2003년의 양돈경영 여건은 국내외 각종 상황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다소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가 뒷받침되었던 작년에 비해 금년은 경제성장률이 1.3∼1.5% 포인트 하락한 4.5∼5.2%로 예상되고, 민간소비도 2.2∼2.4% 포인트 하락한 4.5∼5.0% 증가에 머물러 내수가 감소될 전망이다.
사료업계는 금년 국제곡물가가 전년도 평균 대비 약 1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이에따라 4∼5%의 사료값을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년도 돼지 사육두수는 상시두수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약 1∼2% 증가하고, 이에따라 도축두수도 2∼3% 증가한 1,550∼1,560만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돼지가격의 약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4% 증가한 8만2천톤(검역기준) 내외로 추정된다.
돼지고기 수출은 우리나라가 작년 11월에 OIE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인증을 받았지만, 구제역과 돼지콜레라의 재발 가능성이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출재개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금년에 돼지값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내수감소, 국제 돼지가격 약세 지속,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 대일 수출재개 불투명 등으로 전년보다는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금년 돼지 지육 평균가격(전국 기준)은 작년의 2,660원(추정)보다 4.1% 하락한 2,550원 내외, 산지 성돈 평균가격은 17만원 내외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로는 1/4분기가 2,470원, 2/4분기 2,930원, 3/4분기 2,550원, 4/4분기 2,250원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7월이후 대일 수출이 재개될 경우 평균 130원 상승한 2,680원으로 작년보다 1% 내외 상승할 전망이다.
아무튼 금년은 돼지값이 하락하고, 사료가격도 상승하는 등 양돈경영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양돈농가들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특히 생산계획과 자금계획을 잘 세워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