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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정책과제-양계

김정주 교수/ 건국대 농업경제학과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1.09 15: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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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는 쇠고기 돼지고기가 식탁에서 판을 쳐 왔다. 그러나 육류 소비사장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굳이 구제역, 광우병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미국에서의 육류 소비 행태는 완전히 닭고기 위주로 바뀌고 있다.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아침식사에 삶은 달걀을 먹는 것이 습관화 된지 오래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현상이 서구화의 바람을 타고 닥쳐올 것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식문화의 그로발리제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국제화시대에 닭고기야말로 완전히 국제화된 식품이다. 쇠고기, 돼지고기를 안먹는 사람이나 나라는 많아도 닭고기나 계란을 못 먹는 사람이나 나라는 드물다. 국제적인 식품이 닭고기와 계란인 것이다. 바야흐로 양계산물 소비 대중화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앞으로 올 양계산물 소비 대중화 시대를 준비해야 옳다.
그런데도 채란 양계산업은 정부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부문이다. 자력갱생의 표본인 것이다. 육계, 산란계 할 것 없이 경영규모는 부업적 영세경영 형태에서 전문적 대규모 경영 형태로 바뀌고 있다. 경영의 규모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닭이나 계란가격만큼 변화 무쌍한 농산물도 없다. 이런 가격구조 하에서는 경쟁력이 낮은 농가는 자연히 도태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의 양계농가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살아남은 영웅들이다.
양계산업 얕잡아 볼일이 아니다. 우리 나라 축산업 생산액을 보라. 양돈업이 2조 3천 7백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육우가 1조 9천억원으로 그 다음이며, 육계와 계란을 합한 양계가 1조 5천억원, 젖소와 우유를 합한 낙농이 1조 4천억원의 순이었다. 즉 양계가 낙농을 능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농정책에 비하여 양계정책은 얼마나 빈약한가? 그것은 살아남는 양계 영웅들에게는 모욕이다.
2002년은 육계산업의 경우 최악의 해이었다. 그러나 닭 값이라는 것이 오르면 내려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오를 때는 내릴 때를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가격 수준에서 손실을 최소화하여 살아남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을 예는 생산 규모 감축이 되어야 한다. 물론 공차 타는 얌체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계란은 닭고기보다 훨씬 폭 넓게 소비된다. 그럼에도 계란 및 닭고기가격은 인상폭이 1991년에 비하여 2002년에 1.4배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돼지 고기 가격은 1.7배, 쇠고기 가격은 2.5배가 증가하였다. 그래도 양계산업은 버젓이 살아남았다. 양계산업의 생산성이 극대화되고 있음이다. 이러한 양계 부문의 장점을 살려 산업으로서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에 모두가 나설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