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 육류 유통업체는 축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한 해였다. 국내산이나 수입육이나 막론하고 돼지고기는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한 반면 쇠고기는 지난 어느 해보다 호경기를 누렸다. 이는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 해 5월 구제역 및 돼지 콜레라 발생으로 수출 재개가 연기되면서 국내 수급 불균형과 가격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며, 국내산 쇠고기의 경우 한우 생산기반 확대정책에 의해 사육두수는 증가하였으나 출하두수는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수입 쇠고기 또한 주요 수출국의 가뭄으로 생산 공급량이 감소되면서 국내로의 수입산 쇠고기 공급량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육류 유통업계는 수입개방이후 업체 수는 증가하고, 시장정보는 더욱 신속하게 전달되고 있었으며, 소비자는 위생적이고 고품질의 저렴한 식육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많았던 한 해였다. 즉 수입원가는 상승한 반면 판매 마진은 업체간 경쟁력으로 인하여 적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였다. 특히 돼지고기 수입 유통업체의 경우 대일 수출재개, 월드컵 및 지방자체 단체장과 대통령 선거 등으로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여 올 초 수입 오퍼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구제역으로 발생으로 대일 수출 재개가 연장되고, 대형 행사시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소비가 감소하였으며, 소비자의 소비형태도 냉동육에서 냉장육 소비로 급속히 변화함으로서 수입 유통업체는 많은 어려움이 겪어야 했다. 쇠고기 유통업체의 경우에도 일명 패밀리업체나 재고물량을 많이 보유했던 업체는 판매물량 부족으로 오히려 지난 어느 때보다 경영수지가 좋았던 반면은 물량을 구매하지 못한 영세업체의 경우 돼지고기 수입업체와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지난 해 국내 유통업체는 쇠고기 관련업체는 수지가 좋은 반면 돼지고기 관련업체는 좋지 못하였으며, 또 수입유통업체의 경우 직수입업체보다는 수입업체에서 구입하여 유통하는 중간업체의 수지가 좋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생산 유통업체의 변화와 더불어 육류 유통시장도 유통 서비스 시장의 개방과 더불어 유통단계가 축소되고, 대형 소매점 주도 유통구조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도 도시화, 핵가족화, 소득향상, 자동차 문화의 보급 등으로 소비자의 식생활 패턴이 냉동육보다는 냉장육으로, 신선 식품보다는 가공식품과 외식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 소매점보다는 관련 식품을 일괄 구매할 수 있는 대형 할인점 이용율이 높아지고 있고, 대형 할인점 증가와 더불어 전자상거래, 홈쇼핑 등 유통경로가 단축되는 등 시장외 유통이 확대되고 있다. 육류 유통시장 또한 기존의 단순한 박스육 유통단계에서 탈피하여 소포장 포션미트 형태가 요구되고, 더욱이 2003년도부터는 위생에 대한 조건이 강화되어 모든 도축장에서는 HACCP 조건을 갖추어야 하며, 학교 등 대형 급식업체에서도 철저한 위생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유통과 소비자의 요구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국내산 돼지고기 가공·유통업체는 콜레라 발생으로 대일 수출재개가 연장되었고, 추가 발생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비 선호 부위의 판매확대를 위한 제품개발과 시장개척으로 내수 기반을 더욱 견실히 추진될 것이며, 수입업체의 경우에는 재고량 과다로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쇠고기 유통업체의 경우는 한우의 경우 정부 지원정책에 힘입어 생산농가는 사육두수를 증가시키고 품질 향상에 힘을 기울일 것이나 유통업체는 가격 상승으로 운영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육 유통업체는 미국산 대형 메이커보다 호주산 확보에 더 비중을 두고, 판매방법도 실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가는 유통 판매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물 수입개방, 유통 서비스 개방과 더불어 소비자의 요구 변화에 맞추어 올 2003년도의 육류 유통시장은 더욱 위생적인 육류 생산, 제품개발 및 시장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고 유통업도 더욱 복잡하고 치열한 경쟁사장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