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홍성 쌍마 농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1.22 00:00:00

기사프린트

충남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 212-5번지에서 모돈 2백두 규모의 양돈업을 하고 있는 쌍마농장의 이재형, 이경애부부는 요즘 양돈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농장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개선해 나가다보니 농장 성적이 올라가고 있고 이제는 어느덧 그동안 부럽게만 느껴졌던 소위 모범 양돈농장의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5년전만 해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해 양돈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던 이씨 부부에게 이같은 희망을 안겨준 것은 이씨 부부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 단순히 땀만 흘린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경영에 눈을 돌리면서 부단한 경영 개선을 해온 결과인 것이다. 그 과학적인 경영이란 모돈 성적을 기록하는 것을 비롯 농장 관리를 전산화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모돈 개체별 성적을 전산화해서 관리하기전에는 막연하게 남보다 양돈 경영을 잘 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돈 개체별 성적을 전산화한 이후에는 돼지 사양 관리등 양돈 경영의 문제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농장 전산화를 통해서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양돈 경영상의 문제를 하나 하나 발견하면서 더욱 세심한 양돈장 관리에 나설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씨가 양돈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3년. 축산을 전공(연암원예축산대학)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약 8년 동안을 기업 양돈장에서 돼지 사육 경험을 쌓았다. 그런만큼 그의 양돈 경영은 준비된 것이었고, 처음 몇 년 동안은 투자를 하면서도 양돈 경영은 잘 되는 듯 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도 시련이 닥친다. 그것은 지난 97년 10월경 홍성 지역의 무허 축사 정비였다. 평소 무허 축사 문제가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축사를 당장 헐어야 할 상황이 닥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막상 모돈사 두 동이 헐리고 나니 그야 말로 양돈 경영은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우선 당장 양돈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모돈사를 임대 이용하는데 따른 경비와 인력 부담이 적지 않았으며, 거기다 모돈 생산성마저 떨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모돈사를 짓기 위해 투자한 것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은 것이다. 거기다 IMF로 인한 사료 값 인상으로 부채는 더욱 늘어나 이씨는 여기서 양돈 경영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이때 양돈규모는 1천2여백두 규모에 부채가 2억5천만원이었으며, 그것도 상당액수는 사채 이자를 부담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양돈을 포기한다고 해서 이같은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여기서 "망하더라도 그냥 망할 것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망하자"고 다짐하고 새로운 시작을 했다고 한다.
그것은 이씨의 부인 이경애씨가 양돈 현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때가 1998년, 우선 그동안 조그만 음식점을 운영하던 것을 정리한 돈으로 양돈 경영으로 인한 부채의 일부를 갚았다. 특히 이씨 부인은 컴퓨터를 모르면서도 컴퓨터를 통해 농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전산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인식, 무작정 컴퓨터를 배우면서 모돈의 개체별 성적부터 기록하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이씨 부부는 컴퓨터를 통한 농장 전산화 결과 농장의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오늘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
또한 이씨 부부는 축산 관련 전문지 등에 경영을 잘하는 농장의 사례가 나오면 그것을 벤치마킹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테면 다른 모범 농장의 모돈 성적이 소개되면 아예 모범 농장의 성공 사례를 벽에다 붙여놓고 "우리도 그런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양돈 경영에 임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이제는 모돈 성적을 나타내는 하나의 기준이 되는 모돈 두당 출하두수가 5년전인 98년 18두 수준에서 이제는 23두가 넘는다고 한다. 한 때 양돈업의 포기까지 생각했던 이들 부부는 양돈업이 삶의 희망이 된 것이다. 지금도 부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부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말하는 이씨 부부는 성공이란 말은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며 겸손해 했다. 어쩌면 아직은 더욱 큰 성공을 위한 희망으로 가득찬 이들 부부에게 성공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장지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