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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사회 구축 못하면 모두가 죽는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0.12.06 14: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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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계는 언제부터인가 정부정책을 반대로 역이용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남아있다.
수급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을 펼 때 오히려 약삭빠르게 요령을 부리면 돈을 번다는 속설이다. 이같은 현상은 호불황 사이클이 반복될 때마다 되풀이 되어왔다. 최근의 양돈업계가 대표적인 예다. 구제역 발생으로 돈육수출이 중단됨에 따라 수출량만큼 줄여야 한다는 것은 너나할 것 없이 인식하면서도 10%정도의 모돈을 줄이는 문제의 방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물론 일부 양돈인들은 모돈 감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진해서 호응했지만 반면에는 후보돈을 입식하거나 입식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례가 있어 결국 질서를 지키는 계층이 손해를 본다는 또다른 불만이 튀어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옛말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말이 있다. 작은 것에 욕심을 부리면 큰 것에 손해를 입는다는 말이다. 딱 양돈업계를 보고하는 말 같다. 상호불신 풍조는 작은 이익은 있을 망정 큰 것은 몽땅 버릴 수 있다는 자각이 긴요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같이 행동할 때 호불황이 온다고 해도 쉽사리 극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손실의 폭이 깊게 마련이다.
양돈인들이 자각해야 할 것은 앞으로 양돈산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놓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과연 언제까지 호불황때마다 재연되는 줄다리기와 책임공방으로 허송세월을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심각한 사안이다.
최근 돼지가격이 소강상태에 있다해서 당면한 양돈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니다. 또 다소나마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고 해서 소아적으로 만족할 사안도 아니다. 그리고 이런 사고로는 양돈산업을 안정시킬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양돈인 자신들이 불신의 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생산자조직이 어떤 형태이던 하나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같이 이해관계에 따라 사분오열된 형태를 가지고는 양돈산업의 미래는 없다.
그야말로 양돈산업을 이끄는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기임이 거듭 강조된다.
모돈감축을 하던 질병대책을 추진하던 소비촉진을 하는 일도 하나의 집약된 토대 아래서 기능별로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안목있게 추진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양돈인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을 놓고 추진주체에 따라 목소리가 다를 경우 배는 산으로 가고 결국 그 배는 좌초되거나 파산되고 만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양돈산업이 발전한 선진국의 예도 그렇다. 생산자들이 우리같이 흩어져 있는 곳은 없다. 생산자들의 하나된 힘은 결국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순발력 있게 발전적인 대안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안된다.
훌륭한 지도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능력있는 사람을 만들면된다. 여론을 집약하고 집약된 여론을 토대로 추진케하고 밀어주면 된다.
집약된 생산자조직에 큰일을 일임하고 가치기준 즉 정당성을 경영의 잣대로 삼는, 자신부터 신용사회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정부도 무책이 상책으로 자구책만 강조해선 안된다. 정책추진의 혼선은 결국 정책이 직결될 수 있는 라인이 없기 때문이라는 인식과 함께 차제에 스스로 대처하는 생산자조직을 육성하는 정책적 안목이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