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개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는 3월말까지 농업 부문의 각종 보조와 관세 감축을 위해 어떤 원칙과 방법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원칙을 정하는 DDA(도하개발아젠다) 모델리티협상이 이뤄지면 우리 농축산업은 더욱 거센 개방의 파고를 피할수 없게 됐다. 이는 이번 DDA농업 협상이 UR협상의 연장선상에서 UR협상에 합의된 원칙에 따라 농산물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동시에 그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또 농업보조의 감축폭도 대폭 늘리자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농축산물 개방 계획 중 축산물의 개방 계획을 다시한번 살펴보면 2004년 기준 관세율은 ▲쇠고기 40% ▲돼지고기(냉동) 25% ▲닭고기(냉동) 20% ▲전지분유(탈지분유 동일) 1백76% ▲조제 분유 36%이다. 따라서 DDA 농업 협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과 같이 개방의 폭과 보조 감축 폭이 커진다면 그만큼 국내 축산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품목별 관세율이 정확하게 어느 정도 낮아질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어찌됐든 현재 수분보다 관세율이 낮아질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축산인들로서는 그동안의 관세 장벽이 무너질 때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 최악의 경우 관세율 제로의 시대도 상정해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도 이와 관련, 나름대로 개방을 최소화하는데 정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과 함께 한편으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농축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도 개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만 그 성과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또 농축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결국 더욱 거세어질 개방 파고를 이기고 넘어야할 주체는 축산인 바로 자신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축산 현장에서 어떻게 개방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그리고 관세 장벽이 낮아짐으로써 떨어진 경쟁력을 어떻게 다시 끌어 올릴수 있을 것인가를 농장 현장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농장 현장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없는지 다시한번 꼼꼼히 살펴보고, 점검해 본 다음 경쟁력 저하 요인을 개선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아울러 내가 생산한 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도 검토해 볼 일이다. 축산물의 품질 등급을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는 축산물 시장의 개방에 대응하는 아주 기본적인 자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그런 기본적인 개방 대응 자세를 강조하는 것은 경쟁력이라는 것이 그렇게 거창한 곳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데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UR에서 DDA에 이르는 개방 과정과 그 의미(본지 1690호, 2월4일자)를 다시 한 번 정래해보고 동시에 농장 경영의 안팎을 둘러보고 난다음 개별 농장 단위의 DDA 대응 방안을 세워 보면 어떨까? 내가 경영하는 축산 농장의 현재 경쟁력 수준, 성장과 난관 극복 과정, 농장 경영 여건의 문제점과 경영자로서의 문제점, 예상되는 관세율,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나름대로 정리하다 보면 개방에 대응해서 축산 현장에서 내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스스로 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DDA 대응 방안이 어찌 정부에게만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