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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분야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0.12.12 09: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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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값은 올라도 소 사육의욕은 올라가지 않는, 비정상적인 현상. 올 한해 한우 산업은 이 한마디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정부는 물론 한우 업계는 올 한해 내내 어떻게 하면 한우 사육의욕을 높여, 무너져 내리는 한우 기반을 바로 세울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한우협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다산우 장려금 지원 액수와 거세우 장려금을 인상조정하고, 송아지 생산 안정기준 가격을 인상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즉 그동안 3산부터 10만원, 5산부터 20
만을 지원하던 다산우 장려금을 지난 11월 1일부터 3산부터 20만원, 5산부터 30만원으로 각각 10만원씩을 올린 것이다. 또 거세장려금 지원액을 마리당 10만원에서 20만원 올리는가 하면 송아지
생산안정기준 가격 수준도 90만원에서 1백만원 수준으로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로서는 획기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우 사육의욕은 올라갈 줄 몰랐다. 지난 98년 3월 2백76만두이던 한우 사육두수가 그동안 계속 줄어들어 작년 말에는 1백95만두를 기록했
으며, 이같은 사육두수의 감소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어 올 3월 1백82만두, 6월 1백80만두, 9월 1백71만두, 12월 1백64만두까지 줄었는데, 농촌경제연구원의 축산 관측 결과에 따르면 내년 3월에는 1백60만두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 나올 정도로 한우 사육의욕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더욱 뜻있는 한우인들을 안타깝게 하는 것은 지난 3월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소값이 뚝 떨어져 6월의 5백kg 마리당 2백40만원하던 것이 최근 3백만원을 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 값은 상승 곡선을 따라 소 사육의욕이 상승 곡선을 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소값이 올라가면 소 사육의욕도 올라가야 정상적인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까운 것이다.
이같이 소값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한우 사육농가들의 한우 사육 의욕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역시 내년부터 생우 개방을 비롯 쇠고기 시장이 완전 개방되는 해임을 염두에 둔 때문인 듯하다. 이렇듯 장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한우 사육농가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소를 사육하기 보다는 우선 단 곶감을 빼먹는 식의 단기적인 생각으로 소를 사육하는 경향이 결국 이처럼 소 사육두수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국내에서는 한우 사육농민들의 소 사육의욕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사이에 외국 쇠고기 수출국들의 국내 쇠고기 시장 셰어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계속됐고, 더욱이 일부에서는 내년 쇠고기 수입 완전 개방을 기다려 아예 수입 생우로 이익을 챙겨보려는 축산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 한해였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국소와 한 번 싸워보자는 결의를 다지는 한우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실제 한우 사육농민들이 노력여하에 따라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에도 불구하고 한우 산업을 고수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한우 사육농민들의 고급화 노력이 바로 그것으로, 한우고기 브랜드가 속속 개발되어 이제는 너무 많아서 걱정할 정도인 상황은 분명히 한우 사육농민들의 한우 고급육화를 통한 경쟁의지로 볼 수
있다 하겠다.
다만 아쉬운 것은 고급육이 상당부분 암소 비육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암소 소 사육기반이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암소 위주의 한우고급육화하는 결국 우리 한우 산업을 좀
먹는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올 한해를 보내는 지금 한우 사육농민들이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것은 이제 한우 사육에 대한 희망을 가지되 숫소 거세 비육을 통한 고급육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일 것이다. 올 한해가 한우 사육의욕이 가장 낮았던 한해로 남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