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협, 갈라지면 안 된다. 농민과 농업을 대변해야 할 농단협이 왜 분열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농민단체협의회가 차기 회장 선출을 놓고 진통을 겪다. 지난달 24일 전국농민연대준비위원회(전농연준비위)가 새로이 발족한데 이어 지난 7일에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저지 농성’에 돌입하는 등 독자행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농단협이 분열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제의 발단은 농단협이 지난달 20일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려했으나 농단협의 분열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장선출을 추대하는 형식으로 해야 한다는 안과, 추대를 원칙으로 하되 후보가 복수일 경우 투표를 하자는 안이 나와 이를 표결한 결과 추대를 하되 추대가 어려우면 투표를 하기로 결의하고 회장선출을 지난달 24일로 연기한바 있다. 이후 회장 후보로 추천된 송남수 한국가톨릭농민회 회장과 엄성호 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 중 1명을 추대하기 위해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것. 급기야 지난달 24일 회장 선출에서 농단협 회장은 반드시 만장일치 추대로 뽑아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하던 몇몇 단체장들이 추대가 어렵게 되자 전농연의 출범을 선언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농단협의 분열을 우려해 회장 추대를 주장하던 단체들이 전농연을 출범시킴으로써 오히려 농단협을 분열시키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대와 비밀투표를 놓고 한쪽이 제시한 방안이 관철되지 않자 딴 살림을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농업계 관계자들은 “수입개방 압력 등 어려움에 처한 농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른바 NGO성격의 농민단체가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농단협은 회장에 누가 선출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동안 농단협을 이끌어 오던 단체를 중심으로 20여개 농민단체들이 농단협을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어 다시 봉합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점칠 수 있다. 특히, 전농연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단체는 전농연이 농단협의 탈퇴를 전제로 활동한다면 전농연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나타내고 있어 독자 행보가 순탄치만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무튼 농업관련 단체들은 개인과 단체간 사소한 이견 때문에 농업분야를 분열로 이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겹겹이 쌓여있는 농업분야의 당면현안들을 원활히 대처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이견을 털어 버리고 하나되는 지도력이 절실하다는 중론이다. 곽동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