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유입방지를 위한 특별방역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봄철은 구제역등 해외악성가축전염병 발생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에 따라 오는 5월말까지 구제역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국경검역과 국내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국경검역과 국내 방역 현장을 찾아 구제역 방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방역 현주소를 살피고 진단해 본다.<편집자 > 지난 4일 영종도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관과 농협중앙회, 식물검역소에서 지원나온 인력들이 동남아와 중국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축산물을 휴대한채 입국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다. 홍보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중국어와 영어, 몽골어로 표기된 각종 안내문과 가방등에 부착할 수 있는 짐표, 치약, 티슈등이 그것이다. 검역원은 구제역 방역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농협 14명, 식물검역소 2명등 지원 나온 16명을 활용해 출입국 게이트에 각각 6명을 배치하고 출국 대합실에 6명을 배치해 놓고 있다. 이들이 바로 여행객을 대상으로 축산물 휴대 입국 금지를 집중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항 곳곳에는 축산물을 휴대하고 입국시 신고해 줄것등을 당부하는 홍보물도 게시되어 있다. 검역원이 추구하고 있는 구제역 위험국 해외 여행객에 대한 중점관리 목표가 육류등 휴대품 검색 및 처분 강화로 반입물량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15.6건이 적발됐던 것을 올해에는 하루 평균 5건이하로 낮추기 위해 출국하는 여행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홍보를 강화해 아예 축산물을 휴대하고 입국하지 않도록 하자는 계산이다. 같은 날 14시 입국장안. 이곳은 구제역 발생국 16개국가, 하루 평균 50여편, 1만1천명의 여행객을 포함해 모두 32개국 1백50여편의 비행기가 쏟아내는 2만7천여명의 여행객이 통과하는 곳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은 반드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설치한 발판 소독제를 통과해야만 출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와 달리 3장의 발판소독조를 이용해 비행기에서 내려 출입국 심사를 받으러 가는 길목에 모두 깔아놓아 여기를 밟지 않고서는 입국심사대로 이동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발판소독조를 발로 밟아 본 결과 소독액이 배어나오고 있다.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다. 다른 발판 소독조도 확인결과 모두 소독약이 배어나오고 있을 정도로 흥건히 젖어 있다. "소독조 관리를 용영회사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동행한 이영철 검역관의 설명이다. 이 검역관은 전날 야간근무로 밤을 새우고도 아침부터 다시 저녁6시까지 정상근무 하고 있단다. 그의 말처럼 실제 카트를 이용해 소독발판을 점검하고 소독약을 살포하는 용역회사 직원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주 업무는 공항내에 설치되어 있는 모든 소독판을 순회하며 점검하고 소독약을 계속해서 살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발판소독조 관리에 소요되는 인력은 주야간 12명으로 비용만도 연간 2억3천만원이 소요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관리공사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행객이 싫어한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검역원은 오히려 발판소독조를 종전의 1백60개에서 추가로 80개를 제작해 모두 2백40개를 확대운영하고 있다. 입국장안에는 구제역과 관련한 홍보물과 휴대축산물을 몰래 가지고 입국하다 적발할 경우 5백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홍보물과 전광판 홍보문구를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홍보판 옆에는 축산물 자진 수거함도 마련되어 있다. 15시 37분. 몽골을 출발한 OM501편이 영종도 공항에 착륙해 승객들을 쏟아내고 있다. 몽골을 구제역 발생국가가 아닌가. 검역탐지견과 검역관들의 손발이 빨라 지고 있다. 인천지원 소속의 오세라, 장효진 검역관과 본원에서 지원나온 김미승 검역관이 동두천시 생연동에 사는 L모씨가 몽골의 전통음식인 고기말린 것을 5.5kg이나 가지고 입국하는 것을 찾아냈다. 이들 검역관들은 축산물을 휴대하고 입국시 구제역이 유입될 수 있다며 설득한다. L씨는 결국 휴대한 축산물을 포기한다는 포기동의서를 작성하고 검역관들은 고기말린 것을 소독처리한후 곧바로 압수했다. 이날 적발한 축산물은 동두천의 L씨 외에서 관악구 봉천6동의 K모씨가 중국 북방항공 소속의 CZ337편을 이용해 입국하며 신고는 했지만 수입금지산이어서 압수한 우육포를 비롯 15시 37분 현재 모두 7건, 33.5kg이나 된다. 이들 적발된 축산물은 입국장 검역검사대에서 소독처리된후 영종도 계류장 소각시설로 옮겨져 소각처리된다. 여기에 이날 중국과 러시아에서 온 여행객이 데려온 고양이 3두와 개 18두도 이들 검역관들의 몫이다. 여행자가 입국할 경우 휴대하는 짐에 대해서는 세관 X-레이에서 적발해 전자칩이 내장된 '씰'을 부착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적발건수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 검역관의 탐문조사나 탐지견에 의해 적발되고 있다. 축산물을 찾아내는 역할의 중용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탐지견이다. 이들 탐지견들은 컨베이어 벨트(짐을 찾을 수 있는 수취대)를 따라 내려온 짐들을 후각을 이용해 축산물을 찾아내고 있다. 세관의 X-레이를 무사히 통과했다 하더라도 탐지견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전체 휴대축산물 적발건수는 5천6백96건 24톤으로 이중 탐지견이 적발한 것은 1천8백62건, 10톤으로 전체 적발건수의 33%나 된다. 또 올해 적발한 휴대축산물 2천5백50건, 10톤중 9백78건, 3톤이 탐지견에 의해 적발된 것이다. 검역원은 휴대 축산물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관 2명, 탐지요원 2명, 탐지견 2두, 공익요원 2명등 8명으로 1개팀을 구성해 3개팀의 휴대품 검색 중점관리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검역탐지견의 검색장소를 확대해 세관과 동시에 투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의 장춘, 할빈, 심양, 연길노선과 몽골의 울란바트로, 러시아의 사할린, 하바로브스크, 불라디보스톡, 모스크바, 태국과 필리핀등 5개국 9개 지역노선에 대해서는 특별히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지역 노선에 대해서는 탐지견의 투입비율을 종전의 12%에서 20%로 확대했다. 검역관들도 탐문조사를 통해 의심되는 것에 대해서는 검역검사대에서 여행자 휴대품에 대해 직접 개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완벽한 검역업무에도 불구하고 검역인력과 탐지견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기능직과 행정직을 포함한 59명의 인력이 인천공항과 인천항, 평택항은 물론 국내 축산물 검사와 방역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다. 실제 인천공항 CIQ에 근무하고 있는 검역관은 불과 11명뿐이다. 결국 국내산 축산물 위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역관까지 정상근무후 다시 CIQ에서 검역지원업무에 동원되고 있다. 더구나 요즘에는 근무시간을 하루 8시간에서 5시간을 늘려 15시간씩 일하고 있다. 더구나 밤샘근무를 한 검역관들 마저도 퇴근하지 못한채 다음날 다시 15시간을 일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인력증원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CIQ에서 만난 이영철 검역관은 "소명의식을 갖고 검역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말하고 있지만 체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구 소련의 체르노질 원전과 우주선 챌린저호의 폭발은 연구원들이 격무에 시달린 나머지 빚어진 실수의 결과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길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장은 "인력의 절대 부족으로 밤샘근무한 검역관은 37시간씩 연장근무하고 있다"며 "열악한 근무환경이고 부족한 인력이지만 철저한 검역으로 구제역등 해외악성가축전염병이 유입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