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한해 닭고기 시세는 추석 이전까지는 대체적으로 평년작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복경기에 삼계시세가 폭등해 관련업체들을 흥분시키기도 했으나 이후 소비위축 등으로 인해 닭고기 시장이 침체국면으로 접어들자 업계는 근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계열업체간 덤핑경쟁도 두드러 지는 등 유통시장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 육용병아리가격은 오히려 8월이후 초강세를 지속, 지난달에는 병아리가격 인상에 대해 육계업계가 강력히 반발한데 이어 계열화업체들은 병아리 내부거래를 구체화함으로써 종계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육계업계는 대내외적인 위협세력과의 전쟁으로 올한해를 보내야 했다. 우선 「뼈없는 치킨」의 붐을 일으키며 닭고기 수입량은 지난 3월에는 사상최고치인 무려 7천2백21톤을 기록, 국내 닭고기 시장의 25%를 점유하는 등 수입육에 의한 시장잠식이 가속화 됐으며 중국산 가금육의 수입 재개는 국내 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다행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기는 했으나 닭고기 수입은 월 5천∼6천여톤을 꾸준히 유지하며 지난 11월까지 6만2백68톤이 들어왔으며 올한해 총 7만여톤이 수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업계의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수입닭고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미흡과 최종소비지에서의 원산지 표시제 실시도 요원한 실정이어서 업계로서는 잠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닭뉴캣슬병이 올들어서는 말그대로 「전국을 싹쓸이」하면서 육계업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심지어 백신을 접종한 농가까지도 뉴캣슬병이 발생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반면 모든 행정력과 정부 지원이 구제역에 집중되자 육계업계는 정부의 양계업 홀대를 주장하며 닭뉴캣슬병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 지급과 강력한 방역대책을 촉구하며 거세게 반발,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지난 11월에 오는 2005년 박멸을 목표로 한「닭뉴캣슬병 방역 강화대책」을 마련, 발표하기에 이르렀으나 육계업계의 살처분 보상금 지급 요구는 수용되지 않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같은 어려움속에서 하림과 마니커 등 육계계열화업체들은 닭고기 가공품과 기능성 닭고기의 개발과 판로개척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데 진력하기 시작했으며 「닭고기 수출대책협의회」가 설치 운영되면서 범업계 차원의 대일닭고기 수출이 본격화 됐다. 최근에는 일본과의 닭고기 구상무역이 가시화돼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함께 증시 침체로 많은 업체가 나서지는 않았으나 하림에 이어 올해 마니커가 코스닥 시장에 신규등록한데 이어 천연 DHA 기술로 벤처기업 지정을 받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하림은 도계업계 최초로 HACCP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강식품과 (주)한일농원의 전략적 제휴를 비롯, 그동안 하림 및 삼화농원과 함께 국내 원종계 시장의 삼각구도를 유지해온 중원농장이 오랜 경영난 끝에 부도사태를 맞는 등 육계업계의 구조개편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주목되고 있는 것은 (주)동우가 지난 11월20일 입추분부터 하림으로 부터 바통을 넘겨 받아 상대평가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나섰으나 이들 두업체 모두 상대평가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계약농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어 향후 육계업계의 「핫이슈」로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또 육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지목되며 논란이 지속돼온 백세미 생산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축산신문의 워크샵을 통해 제도권하에서의 생산 방향으로 해결대책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이후 이렇다할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육계업계의 휴화산으로 남아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공헌하고 나서 일단 내년도로 백세미 논란은 넘어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