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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발생하면 끝장 농장 꼼꼼하게 소독

구제역 방역 제대로 되고있나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5.07 11: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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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소독의 날인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 속칭 태봉마을에서 돼지 5천5백두를 사육하고 있는 국제축산영농조합법인(농장장 최찬식)은 돈사 내외부에 대한 소독이 한창이다.
돈사천정에서부터 벽, 기구는 물론 바닥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소독을 하고 있다. 돈사바닥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고 급이기 주변의 구석진 곳까지 세심하게 소독을 실시한다. 이어 돈사 외부에 대한 소독도 돈사벽은 물론 천정 까지 꼼꼼하게 소독약을 뿌리고 심지어 돈사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사료빈의 밑바닥까지 물청소를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철저하게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독약은 S사의 'ㄱ' 제품으로 실제 소독을 하고 있는 종업원은 사용설명서에 기록되어 있는 4백대 1의 희석배수까지 정확히 알고 있다.
이 농장은 매일 오전 11시에 소독을 실시하고 온도가 높은 날은 오후 1시에 다시한번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소독기구도 돈사마다 소독약 희석액을 담아 놓은 소독통을 비롯해 소독기설치되어 있어 돈사 벽에 부착되어 있는 스위치만 올리면 바로 소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어 농장차원에서 직접 소독을 한다는 것이 농장 종업원의 설명이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 덕정2구에 위치한 대화농장. 이곳은 충북 음성군에서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으로 연결되는 국도변에 위치해 있다.
1만3천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는 대화농장의 출입문과 울타리에는 '동물약품 및 사료회사 직원의 무단 농장진입시 형사고발 조치 하겠다'라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다.
기자 역시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농장 밖에서 일하는 직원을 불러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겨우 몇마디를 나누었다. 그것마저도 불과 2-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차단방역을 너무나 철저히 하기 때문에 출퇴근 하는 직원들의 차량 마저도 농장울타리 밖의 공터에 주차되어 있다. 그런터이니 기자라고 농장출입과 시간을 많이 할애해 줄리 만무다. 제대로 된 차단방역의 현장을 보는 기분이었다.
'오늘이 소독의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농장 종업원은 '알고 있다'고 답한다.
<사진2>'오늘 소독을 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소독을 했다. 매일 소독을 하고 있으며 매일 소독하는 것은 방역의 기본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일이 바쁘다며 사라진다. 이곳 역시 농장 차원에서 매일 철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소독뿐만 아니라 외부인의 농장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이들 농장들은 공동방역사업단이나 축협에서 농장내 들어와 소독을 해주는 것을 원치 않고 자체적으로 소독활동을 하고 있는 모범적인 농가들로 보였다.
경기도 광주군 도척면 유정리에서 부친과 함께 한우 80두를 사육하고 있는 가나안 목장의 임종열 사장.
'젖과 꿀이 흐르는 땅(가나안)'이라는 목장 이름처럼 조용하고 아늑한 전원마을에 위치한 이농장도 이날 아침 소독의 날을 맞아 소독을 실시했다.
이 농장은 당번제로 돌아가며 실시하는 공동방역단이 아침에 직적 와서 소독을 실시하고 농장 입구에 1.5미터 넓이로 생석회를 뿌리고 갔단다.
이 마을은 농가들이 돌아가며 당번제를 정해 소독의 날에 집집마다 소독을 실시해 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 주덕면에서 한우 4백두를 사육하고 있는 최천식 사장. 최사장은 외출중이었지만 그의 부인의 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소독을 마쳤다고 말했다.
최사장은 아예 3년전 소독장비를 구입해 농장에 설치해 놓고 거의 매일이다 시피 소독을 하고 있다고 그의 부인은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농가들은 매주 수요일이 소독의 날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실제 소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몇몇의 농가들은 희석비율을 정확히 알고 희석비율대로 희석하고 있었지만 또다른 일부 농가들은 희석비율은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 희석은 눈대중(목측)이나 감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매주 수요일 실시되는 소독의 날 중 1-4주째 수요일까지는 공동방역단에서 공동으로 방역을 하고 5주째 수요일에는 자율적으로 방역(공동방역사업단에 의한 것이 아닌 자율방역에 의해 소독하는 날)의 날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독의 날 실제 소독을 실시하는 지에 대한 여부는 점수를 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이처럼 농가 단위의 소독활동은 규모있는 양돈농가의 경우 대부분 자가 소독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낙농농가의 경우도 고압의 분무기를 이용해 소독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영세농가를 중심으로 여전히 공동방역사업단이나 축협, 마을의 선도축산농가들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공동방역사업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농가차원에서 소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의문이 제기됐다.
더구나 요즘처럼 농번기에는 공동방역을 위한 인력수급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개별농가 차원의 자체적인 소독활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더구나 소독은 주 1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매일이다시피 해야 하는 만큼 개별농가차원의 소독활동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구제역 특별방역기간에 돌입하면서부터 3명의 계장급 인력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괴산군의 경우 매주 수요일 소독의 날에 활용할 공동방역인력이 농번기 등으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있자 군청 예산으로 농가당 1천원씩 지원해 모두 2천원을 농가당 방역활동 경비로 지원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군의 경우 양돈농가만도 60여 농가에 이를 정도여서 공동방역단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이처럼 군청예산까지 지원해 소독활동을 돕고 있었다.
매주 수요일 소독의 날에 실시되는 소독활동의 경우 3년여 계속되온 탓에 어느정도 정착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차단방역에 있어서는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화농장의 경우처럼 외부인의 농장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출퇴근 하는 직원들의 차량마저도 농장밖에 주차해야 할 정도로 엄격하게 하고 있는 것도 있었다. 또 충북 음성군 맹동면의 한 낙농가의 경우도 농장 출입문에 간이우편물 수취함을 만들고 '우체부 아저씨 고맙습니다. 우편물은 여기에 넣어주세요'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농가가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사료회사 이름이 함께 적힌 '방역상 관계자외 출입을 금지'라는 문구가 담긴 팻말을 농장 입구에 붙여 놓고는 있었지만 외부인의 농장 진입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농장 입구에 소독시설을 갖춘 농가는 더더욱 드물었다.
충북 진천군 초평면의 한 양돈농가는 국도에서 불과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농장을 하면서도 농장 입구에 길다란 줄로 농장 입구를 차단하고 '방역상 출입금지'라는 팻말만을 달아 놓은채 실제 외부인의 출입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소독의 날을 맞아 공동방역사업단에서 농장 입구에 뿌려주고 간듯한 생석회 등도 그 폭이 좁고 건조한 상태여서 과연 어느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형식적인 소독활동보다는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아래 철저한 소독과 외부인의 농장출입을 막는 차단방역, 동시에 사료차량이나 가축수송 차량 등에 대한 철저한 소독도 같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