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측은 별도 법인인 하림천하 상주도계장에서 일부 물량을 대체할 계획이지만 당분간은 기존 하림의 생산량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관련업계의 작업지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도계육공급에 차질이 예상, 국내 닭고기 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림 "직접피해 9백억" 하림측은 지난 12일 전북익산시청에서 가진 종합대책회의에서 이번 화재에 따른 직접 피해액이 8백95억원에 달하며 간접피해까지 포함할 경우엔 그 규모는 4천여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보험규모가 2백여억원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실제 보험금 지급규모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고 80억 정도가 투입된 정온실의 경우 아직 보험가입 조차 이뤄지 않은 만큼 보험을 통한 피해 보전규모도 기대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림은 특히 익산공장 재건에 나설 경우 최소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 이때까지 3천억원의 영업손실과 7백호에 달하는 계약농가들에서 1백68억원의 피해 등 총 3천2백여억원에 달하는 간접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하림의 한 임원은 대리점들의 이탈속출에 따른 영업기반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게 가장 두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하림측은 사고발생 당일 각 대리점들에 대한 안내문 발송을 통해 수일이내에 정상적인 물량공급을 통해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리점들의 동요 현상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정상화대책 화재가 발생하자 하림측은 곧바로 별도법인인 하림천하 상주도계장에 약 3백여명에 달하는 작업인력을 투입, 익산도계장 가동 중단에 따른 대체 도계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전북 군산의 (주)동우를 비롯해 (주)신명과 얼마전 전북양계조합 도계장을 인수한 (주)우림 등 인근도계장과 계열화업체들에게 우선 지원을 요청했다. 하림의 이선기 부사장은 "지난 12일 상주도계장에서 18만수를 시작으로 13일에는 22만수를 도계하는 등 계속 생산능력을 높여가고 있다"며 "보름내에 상주도계장의 생산능력을 32만수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인근 계열화업체들이 일부 도계작업을 지원해 줄 경우 최근과 같은 비수기에는 최악의 공급 차질사태는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림은 또한 당초 총 8백억원을 투입, 익산도계장에 재건에 나서기로 하고 정부 및 관계당국에 지원을 요청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지난 13일 화재 현장 확인결과 일부 라인과 건물 등을 복구해 사용할 수 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종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의 한관계자는 "이번 화재가 국내 육계산업 및 지역경제에 미칠 여파를 감안, 복구를 위한 정부 및 지방고 지원요청을 했다"며 "만약 재건축이 확정될 경우 총 복구비는 모두 1천1백7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계육 공급 차질 불가피 그러나 하림의 이같은 수급대책이 실제로 이번 화재로 인한 생산차질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선 일반닭라인과 삼계라인, 대형닭 라인등 모두 3개라인으로 구성된 상주도계장은 총생산능력만으로 볼 때는 기존의 하림익산공장과 비슷한 생산규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하림의 차윤모 이사는 지난 12일 한국계육협회의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해, "상주도계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대형닭라인을 활용한다고 해도 당분간은 일일 20만수(육계기준), 기존 도계량의 6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당장 일일 12만수 정도의 도계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주도계장의 풀가동 경험이 전무, 실제 최고 생산능력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소요될지,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지금으로서는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림에서 투입하고 있는 인력들의 현지적응과 유지대책도 중요관건이라는 것. 특히 대형닭라인을 일반센터라인으로 전환할 경우 정상적인 가동여부도 하림은 물론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도계설비 전문기업인 태진기계의 김선유대표는 "보통 일주일 정도면 라인 전환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상주도계장의 경우 모든 시스템이 대형닭 전용시스템으로 구축돼 있어 정상적인 생산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부 관계자는 "폐수처리장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랜더링 시설도 미흡, 내장외에 혈액과 깃털은 익산도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림의 도계장 가동 경험과 테크닉을 감안할 때 충분한 인원만 확보된다면 한달정도면 상주도계장은 익산도계장 생산량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도계육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성수기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시장혼란우려 한편 농림부와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화재가 시장에 던져줄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육계업계는 하림의 상주도계장의 가동능력의 변화가 시장흐름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분간은 기존 익산도계장 물량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전반적인 도계육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산지생계시세가 닭고기 유통시세까지 좌우하는 현실에 하림이 사육한 생계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와 생계시세가 폭락할 경우엔 정상적인 도계육형성이 안될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강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던 산지육계가격이 보합세에 머물자 일부에서는 하림의 화재에 따른 여파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추세를 틈타, 일부 유통상인 등이 임도계를 통해 각 대리점들을 덤핑공략해 올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것으로 분석돼 여타 계열화업체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하림의 생산차질이 확연히 드러날 경우 일부 계열화업체들이 도계육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생계구매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만큼 특별한 대책이 없어도 생계시세가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어서 향후 시장상황의 단정은 어려운 실정이다 계열업계도 하림 지원 동참 지난 12일 한국계육협회에 개최된 긴급대책회의에서 각 계열화업체들이 하림의 도계 및 부분육작업 지원대책을 마련한 배경뒤에는 인도적 차원의 배려와 함께 이같은 요인도 조금은 작용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하림의 도계작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시적이긴 하지만 ▲마니커 1만수 ▲한강CM 1만수 ▲키토랑 1만수 ▲체리부로 5천수 ▲우인산업 5천수 ▲신명 1만수 ▲정우식품 1만수 등 각 업체별로 일정량을 분담도계키로 하고 이를 하림측에 제안했다. 육성코리아와 성화식품은 부분육작업을, 화인코리아는 삼계도계를 일부 맡기로 했다. 특히 (주)동우(대표이사 정창영)가 지난 12일 하림의 생계 3만수 작업에 이어 13일부터 무기한 8만수씩 도계(삼계 포함)를 통한 하림 지원을 추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계육협회는 또 13일부터 하림의 생계를 우선 구매, 생계가격 폭락을 미연해 방지해 나가기로 하되 향후 생계를 구입해 하림에 도계육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계육협회는 성수기가 시작될 경우 이같은 대책이 사실상 위축 중단될 수 밖에 없음을 감안해, 하림측의 사육수수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하림의 관계자도 "사육수수 조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공감하기도 했다. 특히 중부권 이남의 도계장들의 경우 지원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물류비용과 감량처리 문제가 남아있는데 도계장별 선호중량도 차이를 보여 계육협회의 이같은 지원방안이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알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농림부도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와 계육업계에 도계지원 등을 통한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으나 지난 13일까지는 하림에 대한 국고지원은 검토한 바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안정 최우선돼야 이에대해 업계관계자들은 "지금 현재로서는 경쟁보다는 시장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위해 계열화업계간 가격 안정을 결의, 실천해 나가려는 노력과 특히 상주도계장의 생산능력이 최대화 될 경우를 감안, 막연한 기대심리에 따른 생산확대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하림의 육계산업에서 차지한 비중을 감안, 조속한 복구를 위한 범업계 차원의 깊은 관심과 협조가 바람직하도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