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생우개방 15일전 점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0.12.14 09:39:17

기사프린트

2000년 12월 10일 오전 5시 경북 영주시 가축시장.
미명의 새벽에도 인근 각지에서 몰려든 차들이 우시장 입구를 빼곡이 차지하며 시장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경북과 강원, 충북지역의 최대 밑소시장으로 불리는 영주가축시장. 평소라면 2백-3백두 이상의 소들이 출장됐었지만 이날은 절반수준인 1백30두만이 출장해 그나마도 큰소 14두, 송아지 43두, 중
소 18두 등 모두 75두만이 거래됐다. 한달여전부터 출장두수가 줄어들더니 덩달아 거래두수마저 감소했다. 불안에 따른 심리위축으로 매매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영주축협 목승균 대리
의설명이다.
이날 거래된 가격은 큰소기준 전장보다 다소 떨어진 생체 kg당 6천원, 중소기준 5천9백원선, 어린송아지의 경우 1백kg기준 1백30만원에 거래됐다. 가격도 보름전부터 내려가고 있단다.
이날 시장에 나온 농가들은 내년부터 생우가 수입되면 한우가격이 1/3 정도로 떨어진다는데 이말이 사실이냐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사료 확보차원에서 서둘러 구입하던 볏짚도 지금은 확보된 것 마저 되판다고 한다. 그만큼 불안하다는 증거다.
그러나 이같은 불안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새롭게 준비하는 농가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영주시 조암동에서 한우 40두를 사육하고 있는 최우용(40)씨는 "내년도 쇠고기 수입 완전자유화 및 생우수입개방에도 한우사육은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희망적인 요인은 수
입생우의 경우 유통단계를 7단계 거쳐야 소비자인 농가에 도착할 수 있으며 각 단계별로 5만원의 마진을 적용시 유통마진만 35만원에 2백-3백kg 소가 호주 현지에서 18만원 정도해도 중간 차익
을 고려시 60만원 정도가 된다는 것.
여기에 운송과정을 고려하면 두당 1백만원은 되고 국내에 도착해서 사육하는 기간을 고려하며누 한우와의 가격편차가 좁아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우 밑소 가격이 1백만원에 고
기소의 생체 kg당 4천5백원만 보장되면 오히려 경쟁력 있는 산업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영주시 휴천동에서 한우 80두를 사육하고 있는 축산후계자이며 축산전업농인 김준수(47)씨도 "수입생우가 연간 1만두 이하로 수입될 경우 타격이 없다"며 "특히 내년에는 생우가 수입되도 사육
하는 기간이 필요해 이로 인한 시장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경북 경주시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이종삼씨도 "한우고기를 소비하는 층이 있기 때문에 수입개방이 되도 관계가 없다"며 "쇠고기 수입 완전개방이나 생우수입에 관계없이 앞으로도 계속 한
우를 사육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1일 오전 6시, 횡성우시장에는 총 1백76두의 한우가 거래를 위해 나왔다. 이중 송아지는 51두. 한창때 4백여두 이상이, 최근에도 3백여두가 거래되던 것이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출하
수가 줄어든 것이다.
이날 5백kg 암소는 1kg당 최고 6천2백원, 최저 5천3백원으로 평균가 5천9백40원을 기록했다. 수소는 최고 6천2백원, 최저 5천9백원으로 편균 6천10원에 거래.
송아지는 출하된 51두중 28두만이 새주인을 찾아 23두는 퇴장됐다. 거래가는 3∼4개월령 기준 암송아지가 최고 1백30만원 최저 95만원, 수송아지는 1백50만원에서 1백10만원사이에서 거래가 이
뤄졌다.
횡성축협 엄경익 지도상무는 『입식농가가 줄어 송아지 가격이 떨어진 상태지만 규모화된 전업농들은 생우 수입개방등을 앞두고도 지속적으로 입식을 하고 있다』며 『부업농들이 불안심리에 휩
싸여 주춤거리고 있다면 전업농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사육두수가 전국적으로 줄어든 지금이 입식적기라는 판단으로 시장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엄 상무는 『대다수 농가들은 당장 불안해하기 보다 현재 입식해서 거세한 소들이 출하할 때 시장상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송아지 두 마리를 구입한 박용국씨(횡성 우천면)는 『현재 40두를 갖고 있다』며 『주위에서 불안해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생우가 수입돼도 고품질 한우시장은 쉽사리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낙성씨(둔내 자포리)는 『현재 송아지 가격이 떨어졌다고 불안해 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출하할 때 시세가 중요한데 그렇게 시장이 어려워지겠냐』고 낙관했다.<신상돈. 신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