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가 개혁의 일환으로 회원조합에 대한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축협은 쇠방망이로, 단위농협에는 솜방망이를 내놓고 있다”는 여론이 협동조합 전문가들과 회원조합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비등하게 제기되고 있다. 화제의 발단은 최근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수를 9백개로 줄인다는 합병5개년 계획을 내놓고 합병대상·예고조합 3백98개를 발표했지만 해당조합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대근 회장이 직접 나서 ‘없었던 일’로 되돌리고 조합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는 것. 이를 지켜본 축협 관계자들과 양축조합원들은 농·축협중앙회 통합이후 진행된 축협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개선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라고 의아해하고 있다. 이들은 농촌현장에선 중앙회의 조합 합병조치에 대해 “협동조합 개혁의 중심대상인 농협중앙회가 일선조합에 대한 개혁을 앞세워 농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개혁목적을 희석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한지붕 한가족’으로 출범한 통합농협에서 조합 개혁에 대한 잣대가 ‘농협구조개선법’과 ‘합병촉진법’으로 이중적 모습을 보이면서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 농협개혁을 지켜보는 현장의 목소리라는 것. 이들은 물론 통합농협이 부실화된 일선축협을 정리해 조합원과 예금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구조개선법이 조합의 규모화를 이룬다는 목적을 지닌 합병촉진법과 같을 수는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축산 관계자들은 일선조합을 규모화하고 부실을 털어내는 작업은 ‘개혁’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축협에 적용하고 있는 구조개선법과 단위농협에 적용하는 합병촉진법의 차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 적용과 해석에 따른 의도성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구조개선법에 따른 적기시정조치 대상조합은 대다수 일선축협이었으며 이번에 발표된 합병촉진법에 따른 합병대상·예고조합에는 단위농협만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조합장들의 집단행동에 따라 농협중앙회가 이미 결정된 방침까지 철회하고 관련자들을 문책성 인사조치하는 행태에서 ‘협동조합 개혁’에 대한 중앙회의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중앙회 개혁안에 불복하는 단위농협장들의 주장은 경영평가 일등급 조합과 경제사업 최우수조합들이 포함된 합병계획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중앙회가 자율조직인 ‘일선조합’을 존중한다면 축협 구조조정시 무조건 회계상부실만을 잣대로 하지말고 ‘옥석’을 가리자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어야 마땅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농협중앙회 구조개선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은 일선축협의 부실이 조합장이나 직원들만의 잘못보다 사안에 따라서는 정책적 이유로 인한 부실이 큰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회계상 부실만을 기준으로 철퇴를 내리는 일들이 지금도 진행중에 있다는 불만이 현장에선 적지 않다. ‘부실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현재는 부실조합이라도 강력한 자구노력과 중앙회 도움으로 제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면 옥석을 가려서 구조개선에 임해야 한다는 것. 결국 똑같은 개혁을 놓고 친자식, 의붓자식 대하듯 이중적 잣대가 적용된다면 조합원들의 재산이자 자율단체인 협동조합의 올바른 자리매김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합병의 궁극적인 목적이 경영합리화와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해 조합원에게 실익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 적어도 통합농협내에선 일선조합에 대한 구조조정에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길 바라는 것이 축협 관계자와 양축조합원들의 바램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축협을 아끼는 축산인들은 과거 축협이 부실도가 심했던 것은 축산업의 특성인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호불황과 97년부터 이어진 IMF파동이 주된 원인이었음을 강조하면서 결과만을 놓고 죄인 취급하듯 몰인정스럽게 몰아붙이는 당시의 분위기가 지금껏 이어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또 다른 축산인들은 과거에 축협중앙회가 있을 당시 축산물가격이 하락하면 수매비축사업등 가격안정사업에 개입하는등 축산물안정에 따른 적자요인을 경영에 흡수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최근 축산물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해 양축가들이 깊은 수렁에 빨져 있는데도 조직의 홍보성이 짙은 행사로만 일관할뿐 가격안정사업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아무튼 농협은 축협과 축산분야를 편견으로 일관하지 말고 큰 조직답게 축산인들 피부에 와닿는 전향적인 자세가 절실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음을 인식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