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양돈업은 지난 30년간 눈부시게 성장을 해 왔다. 사육 두수가 100만두에서 900만두로 증가 했어도, 또 가끔씩 돼지 값이 폭락하여 문제가 있을 때도 있었으나 양돈업은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축산업 중에는 유일하게 국제 경쟁력이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육성 정책을 추진하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양적인 성장만으로는 더 이상 저 돈가 시대에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양돈업이 더 이상 성장 산업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양돈 산업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고 양돈업이 더 이상 양적으로 성장하기가 어려워 졌다는 뜻이다. 양적인 성장이 한계에 도달 하였을 때에는 이제 질적인 성장을 이야기해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의 종돈 사양관리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바나벨트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캐나다 농장에서 일을 해 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제 종돈의 사양관리를 개선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넓은 의미의 종돈 관리를 통하여 저돈가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지금의 저돈가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나 모두가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여야할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 농장에서 평소에 무심코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점검하여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서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개량된 우수한 종돈을 사용하여야 한다. 우선 농장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종자의 개량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종돈의 개발이 시급하다. 동일한 조건에서 산자수가 높고 우리나라의 기후와 사양관리에 적합하며 고기의 질이 좋은 돼지를 생산할 수 있다면 농장의 수익성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잡종모돈이 F1모돈에 비해 이유 육성율이 10%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도 잡종모돈을 고집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종돈의 개량을 통해 잡종강세의 차이가 크게 발현되는 것이다. 종돈의 산차 구성을 유지한다. 종돈의 사양관리를 개선하여 산자수를 높일 수 있는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 산차 구성을 이상적으로 유지함으로 최고의 산자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장의 산차 구성이 여하한 이유에 의해 깨지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성적이 좋을 수도 있겠으나 3-6산차 모돈의 비율이 감소하게 되면 성적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들어가게 된다. 산차 구성을 이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농장의 번식 성적을 예측하고 미리 미리 대비하여야 한다. 임신 8주차가 되면 대략적인 분만복수를 예측할 수 있고 이유두수를 예측할 수 있다. 예측된 이유 두수를 기준으로 하여 3 개월 이후에 필요한 후보돈의 두수를 예상하고 그에 맞추어 후보돈을 준비해 둔다. 명확하고 확실한 도태 기준이 있어야한다. 모돈은 개체마다 상태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어야한다. 개체별 성적은 물론이며 각 단계마다 특기사항을 기록하여 필요할 때는 언제라도 확인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특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모돈 카드에 기록하고 조치 내역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야만 모돈의 이상을 조기에 파악 할 수 있고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생산성이 낮거나 문제가 있는 모돈을 신속하게 도태 할 수만 있어도 생산비를 많이 절감할 수 있다. 모돈의 비생산성 일수(NPD)는 모돈의 도태가 지연됨으로 인해 늘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생에 두 번째 유산이라든지 농으로 인한 2회째 재발일 경우에는 도태한다는 등의 원칙을 세우고 엄격히 원칙을 지켜야 한다. 양돈업을 질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 각도로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농장에서는 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서, 사료에서는 사료의 품질 개선을 통해서, 유통에서는 또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서 총체적으로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우리 양돈업이 간단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