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면담에서 김 장관은 한국의 어려운 농업현실을 설명하고 각국의 다양한 농업환경과 농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농업개혁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농산물 수출국들이 과도한 목표수준을 낮추는 한편 실제로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입국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현행 의장초안의 관세와 보조금 감축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농산물 수입국과 개도국들이 수용하기 어렵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UR협상에서 합의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장관은 또 UR협상 타결 이후 한국 농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적극 노력했으나 경지면적, 인력구조, 소득구조 등 농업여건이 여전히 어려우며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악화된 측면도 있어 이번 협상에서도 개도국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한국은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가이며 수많은 인구가 기아상태에 있으면서도 최근 핵무기개발 문제로 국제적 우려를 야기하고 있는 북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40만톤의 쌀을 북한에 지원키로 하는 등 인류공영과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 농업의 특수상황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파차이 총장은 한국의 어려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히면서도 WTO협상은 다자간 협상인 만큼 다른 협상국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협상진전을 위해서는 모든 국가들이 보다 신축성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파차이 총장은 또 UR협상 막바지에서의 절충과 같은 형태의 협상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이번 칸쿤 각료회의 준비과정에도 투명성과 모든 회원국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장관은 27일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 28일 휘슬러 EU농업집행위원을 면담하고 향후 공조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김영란 yrkim@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