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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以小利而妨遠略

이희영기자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6.02 10: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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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以小利而妨遠略(불이소리이방원략)’작은 이익 때문에 원대한 계획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양돈자조금을 보자. 양돈 관련 단체의 작은 이익 때문에 양돈산업의 원대한 계획인 양돈자조금에 차질을 생긴다면 양돈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 양돈협회와 농협중앙회가 그렇다. 양돈자조금 준비 공동 시행단체로 사소한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한 발짝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목표는 하난데 가는 길과 방법이 다르다고 상대를 무시한다면 과연 양돈자조금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양돈업계는 양돈자조금이 양돈산업의 새로운 활로 찾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양돈자조금 사업을 제도화하기까지 그야말로 천신만고 노력이 있었다. 그런 만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양돈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양돈자조금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은 양돈업계의 지상 과제다.
그런데 양돈자조금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공동시행 단체인 양돈협회와 농협중앙회간에 삐걱거리고 있다.
물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간다면 더 없이 바람직할 것이지만 경쟁이 도를 지나치면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또 어차피 하나의 목표를 가지면서도 서로간의 협조 없이는 험난한 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 혼자 간다고 고집하게 된다면 또한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1만7천명의 양돈인들이 모두 나서서 양돈자조금 사업에 따른 준비 작업을 할 수는 없다. 양돈인들은 그 일을 양돈협회와 농협중앙회에 맡겼고, 양돈인들이 그 일을 두 단체에 맡겼다는 것은 그만큼 믿는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단체들이 의견이 다르다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갈라선다면 1만7천명의 양돈인들은 우왕좌왕하며 갈 길을 잃고 방황의 길로 빠져들 것이 뻔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달 27일 우여곡절 끝에 양돈자조금 공동준비위원회를 개최해 놓고도 '사전에 계획된 회의진행 이었다'느니 '누가 매수 당했는지 어떻게 아느냐'는 등 막말에 가까운 언행으로 감정을 자극하면서까지 경쟁하는 모습은 차마 지켜보기 민망했다.
물론 처음부터 탄탄대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입법화 과정에서 그렇듯이 시행되기까지는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지혜를 모을 것을 주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