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소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재고분유가 1만6천톤을 상회, 낙농가와 유업체의 숨통을 바짝 조이고 있다. 그런데도 관계당국과 낙농관련단체는 제각각 “잘한 일은 내 쪽이고, 못한 일은 저쪽에서. 왜 그 문제를 저쪽에서 못해줄까”라는 책임전가에 골몰하고 있어 깊어 질대로 깊어진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관계당국과 단체들간 당면한 문제 해결에 앞서 책임을 떠넘기는데 급급함에 따라 피해는 고스란히 낙농가와 관련업계 전가되고 있다. 낙농가는 우선 쿼터량을 초과한 원유에 대해 kg당 2백원 또는 분유 등으로 받아 목장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우유·유제품을 생산하는 유업계와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한 배합사료·조사료·동물약품·낙농기구업계도 상당한 불똥이 튀어 어려움은 마찬가지이다. 이 같이 낙농불황이 장기화되고 장기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렇다할 낙농정책이 나오지 않자 낙농진흥회에 납유중인 낙농가들은 “정부정책을 충실히 이행해온 농가를 대상으로 한 원유감산·폐업보상 정책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는 시위를 20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전남지역에서 시작한 낙농정책실패 규탄대회는 전남지역 각 시·군청에서 잉여원유폐기운동으로 이어지고, 지난달 22일에는 경북에서 23일에는 전북·경기·충남지역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낙농진흥회에 가장 먼저 가입을 한 전남지역의 낙농가들은 원유감산정책 철회와 생산원유 전량을 수매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납유 거부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등 최근 농림부가 내놓은 낙농정책을 둘러싸고 전국 낙농가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부지깽이라도 도와야 한다」는 바쁜 농번기에 시위에 속속 참여하는 낙농가들은 “정부정책에 순응해 온 결과 불이익만이 가중되어 남을 것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될 뿐”이라며 “현실과 미래에 부합한 단·장기정책을 조속히 마련, 소모전으로 이어지는 낙농사태가 종결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 20여일간 낙농가들의 시위활동사항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월14일=전남지역 낙농가 광주공원에서 궐기대회 개최. 요구사항은 진흥회는 10년 생산보장·무분별한 집유일원화 책임질 것과 농림부의 낙농발전종합대책 수용불가, 진흥회 농가대상 폐업보상 감산정책 반대 입장 밝힘. ▲5월15일=전남지역 낙농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농성전개, 초과 원유 전량을 폐기. ▲5월21일=나주에서 농림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김영진 장관은 농림부에서 지난 3월 발표한 낙농산업 발전 종합대책안을 예정대로 시행할 것을 피력. 이미 개인별 집유 거부 각서를 받아놓은 상태로 추후 전북, 경북지역과 협의하여 집유 거부를 위한 연대를 결의. 전남도청 앞에 착유우 3두를 매놓음. 함평·장흥·영암·나주·화순·장성·곡성·순천·구례 등 지역에서 철야 교대로 시위 중으로 매일 초과된 전량의 우유를 폐기 통에 버림. 농림부 감축(안)에 대해 전면 혹은 부분수정의 의사가 있을 때가지 시위를 지속할 것을 결의. ▲5월22일=전남도청 앞에 방치된 착유우 3두를 전남도 축산기술연구소 옮겨 보관. 경북지역 낙농가 상오 11시 30분부터 하오 2시까지 경북도청 앞에서 낙농정책실패 규탄대회를 갖고 원유감산정책 철회와 생산원유 전량 수매해 줄 것을 요구. ▲5월23일=당진낙협장등 충남지역 낙농가 향후대책 등에 대한 논의를 나주시위 현장을 방문한 후 시위를 준비키로 함. 충남지역 낙농가 대표 5월 26일∼27일 충남도청 앞(대전)에서 당진낙협·당진낙우회 연합회 주관으로 시위를 개최키로 결의. 파주·포천·연천등 경기 북부지역 낙농가 서울광화문에서 젖소 방류와 포터 6대분의 우유폐기를 계획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 다만 낙농진흥법 폐지·폐업보상금 지급시 농가부채를 감안한 현실적 보상·폐업보상금 지급 현실화에 농협중앙회의 참여 등을 청와대 관계자에 전달. 전북지역 낙농가 상오 11시부터 하오 2시까지 전주시 다가공원에서 전북도청까지 시가행진을 펼치면서 정부정책에 순응해온 낙농가를 대상으로 한 원유감산·폐업보상 대책안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 ▲5월26일=담양지역이 추가로 집회 실시. 함평·장흥·영암·나주·화순·장성·고성·순천·구례·곡성·담양 지역에서 철야 교대로 시위(매일 초과된 전량의 우유를 폐기). 충남지역 낙농가 당초 5월 26일∼27일 경에 충남도청 앞에서 개최키로 했던 시위를 30일 개최할 것으로 잠정결정 ▲5월27일=낙농육우협회 전남도지회 회의에서 타도 진흥회 납유농가와 연대하여 집회 추진키로 함.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납유 거부.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9명의 전남농가 대표(강동준 전남조합장·박충남 전남도지회장·최현상 부회장·이태현 부회장·이대재 부회장·김용헌 부회장·이복만 이사·나종석 이사·김성재 이사)들이 연좌단식농성(우유만 마심)을 계획 집회를 전남도지회의 명의로 하되 신고는 낙농육우협회에서 대신 해줄 것을 요청. 충북·경북이 불참한 가운데 전국의 낙농가 대표 <경기도(김제욱, 서인철), 강원도(김경욱), 충남(김인상, 최재민), 전북(오교율, 이완준, 이존시), 전남(류종수, 김성민, 이영호, 정종하, 박석오), 경남(최군석)>들은 고창축협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재정확보를 위해 농가당 1만원 거출과 5월29일까지 정부로부터 답이 없을 경우 30일부터 전국적인 집유거부, 단식농성 및 전국집회 등을 결의함. 요구사항은 진흥회 출범초기 집유계약대로 이행할 것과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한 정책. 잉여원유차등가격제 시행에 따른 피해보상 해줄 것. 함평·장흥·영암·나주·화순·장성·순천·구례·곡성·담양 지역에서 철야 교대로 시위를 지속. 초과된 전량의 우유를 폐기. 낙농육우협회 충남도지회 30일 집회관련 회의를 개최하여 농림부에 정책방안(잔류물량 400톤에 대한 정부책임·진흥회농가의 감산은 타 유업체와 형평성을 맞출 것·참여농가에 대한 보호정책 수립·폐업보상금의 상향조정·조합농가 지원책 마련) 건의문 전달하고 상기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궐기대회 결의. ▲5월28일=전국의 낙농가 비상대책위원회 농림부 방문하였으나 별다른 논의 없었음. 경기지역 낙농가 대표들은 전남지역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30일 이후 납유거부를 결의키로 함에 따라 경기지역도 앞으로 2∼3일간 농가 동의를 구하여 지역별 납유 거부키로 함. 경기 남부지역 낙농가대표 한국농업전문학교에서 열린 우유사랑대축제에 참석한 농림부 김주수차관보와 갖은 즉석 간담회에서 진흥회 가입농가 만이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현실에 알맞은 보상책과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 ▲5월29일=충남지역 낙농가대표 당진낙협에서 회의를 통해 5월 30일부터 납유 거부키로 결의.`````````````````````` ▲5월30일=나주지역에서는 초과물량 폐기시위가 계속 진행. 전남 6백44농가 원유 3백88톤 납유 거부. 당진낙협 1백54 낙농조합원 1일 1백12톤의 원유 납유 거부키로 결의. 홍성낙협 조합원 납유 거부에 동참키로 결의함 ▲5월31일=동진강낙협·지리산낙협 등 전북지역 관련조합원 납유거부·원유폐기에 참여. 전남지역 납유거부 농가 7백36호·4백39톤으로 확대. 납유거부·원유폐기 지역 함평·장흥·영암·나주·화순·장성·고성·순천·구례·곡성,담양·강진·무안·광양·영광 등으로 확대. 당진·홍성·공주낙협에서 4백41농가 2백31톤 납유거부 ▲6월2일=지리산낙협·당진낙협 계속적인 납유 거부는 어려워 6월 2일 오후부터 납유키로 함. ▲6월3일=경북지역 관련 낙농가 원유폐기·납유 거부건 찬·반론 입장 차이 좁히지 못해. 전남지역 대다수 낙농가 원유폐기운동 지속하는 등 전국에서 낙농진흥회에 납유중인 낙농가들은 지난 20여일간 원유감산 정책은 낙농농가의 숨통을 조이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우유소비촉진대책과 장기적인 낙농발전정책을 마련, 추진해줄 것을 정부측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에 농림부도 관련대책(안)을 내놓고 있으나 많은 낙농가들로부터 외면되고 있어 강행할 경우 그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따라서 정부는 전국의 낙농가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보다 긍정적인 차원에서 수렴, 정부가 앞으로 펼쳐 나갈 단·장기적인 낙농정책방향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 특히 정부는 적어도 10년간 펼쳐 나갈 제도적·법적·행정적 지원책 등에 대해 소상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농가와 유업계 등 관련인들이 맡아 해결해야할 몫이 무엇인지까지 명확하게 하는 것은 소모전으로 이어지는 현 낙농사태를 종결하고 낙농산업을 선진국으로 한성큼 도약토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조용환> |